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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차 대관령 옛길 답사-99굽이길을 돌며
92차 답사~9년전 쯤 첫 발을 내딛였을 때 50차 까지 갈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그걸 훌쩍 넘어 벌써 90차를 바라보게 되었으니 지금부터는 탑 쌓는 심정으로 답사를 이어나간다. 하긴 손꼽아 보면 어느 답사지 하나 맘에 안드는 곳은 없을 정도로 모놀답사지는 소중했다. 자식들이 잘 되는 놈도 있고 안되는 놈도 있는데 누구하나 미워할 수는 없는 부모 심정이랄까?
9년동안 태풍 루사를 만났고, 집중호우, 폭설까지 수많은 난관을 겪으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혹시 모놀을 지키는 수호천사가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무사히 그리고 예상치 못한 감동까지 더해졌다.
하긴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모놀가족은 불굴의 전사로 다시 태어났고, 웬만한 것은 다 이해하는 너른 마음씨까지 얻게 되어 모놀성장의 자양분이되었다. 여러 모임체를 진행했지만 모놀답사처럼 편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지난번 군산답사때는 폭설을 만나 비응항에서 군산IC까지 얼음판을 달려 가슴 졸였는데 이번에는 부담없이 답사하는가 했더니 뜬금없이 한파 때문에 걱정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영하 17도. 걷기는커녕 우리 스스로 대관령황태가 되어 오도가도 못하고 고립되는 것이 아닐지 또 걱정한다. ~~2년 전에 한파다운 한파를 이곳 대관령에서 맛보았기에 솔직히 두렵기까지 했다. 역시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고 쾌청한 날씨도 흥을 돋구워주었다. 발자국이 눌린 U자형의 옛길은 트래킹 내내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었으니 이번 답사는 조상의 음덕을 톡톡히 받은 셈이다.
아침은 버스에서 참치주먹밥과 콩백설기. 점심은 산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뭔가 색다른 것을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맨날 먹는 김밥은 식상하고~
그래서 준비한 것이 샌드위치. 참치와 계란샐러드 & 감자와 계란샐러드 두 가지를 반반씩 섞으면 색다른 맛이 나겠지. 그런데 전날 시식을 해보았더니 맛이 영 밋밋하다. 그 야밤(11시)에 정수맘이 시장에 가 양상치를 사왔고 마요네즈를 듬뿍 뿌렸더니 그런대로 한끼 식사로 괜찮았다. 거기다 제암산님이 팥호박떡까지 준비해주셨으니 배 고파서 못걷겠다는 입막음은 막은 셈이다.
다음날 새벽 4시 30분. 60명분 샌드위치를 후다닥 만들었다. 일손이 부족해 정수도 깨웠다.
모놀의 숨은 손~정수맘의 정성으로 꾹꾹 눌러서.....
정수가 졸린 눈으로 호일 작업까지~ 그렇게 만든 것이 모놀표 샌드위치다.
6시 59분. 약속시간 1분 앞당기고 출발. 다들 피곤한지 이미 차에서 골아 떨어진다. 여주쯤 지나니 스키장 가는 차량이 꼬리를 문다. 이럴 때는 되도록 멀리 가는 것이 상책이어서 평창휴게소까지 내달렸다. 이곳에서 화장실 가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횡계 IC부근에서 개별차량 합류하고 ,9시 50분 우리의 목적지 구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했다. 예상한 대로 선자령 오르는 등산객의 수가 엄청나다. 나중에 배기사님이 차를 못 뺄 정도로 버스가 들어찼다고 하니 선자령에는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렸는지 말해준다.
그러나 우리는 한적한 산행을 했다. 그 이유는 바로 위 지도에 있다. 선자령 등산로는 너무나 인파가 많기 때문에 국사성황당까지 에둘러 돌아갔기 때문이다. 지금와서 얘기하지만 대장이 길을 애시당초 잘못 들어섰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3가지 길이 있다. 1)선자령 능선길 2)포장길 3)솔향길
내가 원했던 길은 포장길인데 생전 가보지 못한 솔향길로 접어든 것이다. 이 길로 가면 은근슬쩍 포장길과 만나겠지 하면서 걸었는데
높은 경사길이 나타나더니 뜬금없이 양떼목장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어라..방향이 아닌다. 더 놀란 것은 등산로의 발자국이 끊긴 것이다. 푹푹 빠지는 눈길을 잘못 들어서면 어쩌지~ 속으로 엄청 걱정을 했는데 다시 돌아나가자니 대장 체면이 영 아니고 에잇 모르겠다. 그냥 가자. 어쩌면 모놀의 수호천사를 철썩 믿었는지도 모른다.
대신 우리가 넘어갈 송신탑이 등대처럼 서 있어 감으로 밀어붙였다. 역시 철조망을 따라 위로 올라가보니 다시 등산로가 나왔다. 가지마다 눈꽃이 피고 파란 하늘을 배경삼아 괜찮은 설경이 이어졌다.. "이런 예쁜 길을 걷게해주셔서~~대장님 너무 고마워요." 아마도 대장 속타는 소리는 못 들었을거야.
모놀 54명은 하나로 뭉쳐진 생명체같다. 꿈틀꿈틀~
우리 말고는 아무도 이 길을 들어선 사람은 없었다. 흙속의 진주를 발견한 심정이랄까? 길은 대관령의 보석같은 길이다. 정보석 말고~~~늘씬한 전나무 숲의 호위를 받으며 까르르 소리를 내며 뽀드득 쁘드득 눈을 밟아 본다.
"너무 좋아요." 이런 소리 할 때마다 대장의 목은 자꾸만 뻣뻣해진다. ^^ 다행히 삼거리가 나오고 다시 국사성황당길로 빠지는 샛길이 나왔다. '휴~~' 대관령 주차장에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길을 1.3km 30분이나 걸렸지만 대신 대관령의 겨울설경을 만끽했다.
국사성황당 좌측건물이 범일 국사를 모시고 있는 성황당이고, 우측이 김유신장군을 모시는 산신각이다.
산신각은 김유신 장군을 모셨다. 강릉과 전혀 연고가 없는 김유신을 이 먼 강릉의 산자락에 산신각에 모신 이유가 뭘까? 그 이유는 태조무열왕의 직계 후손인 명주군왕 김주원과 관계가 있다. 훗날 원성왕이 된 김경신에게 패해 왕위에 오르지 못하자 변방 강릉으로 옮겨오면서 김유신장군의 후손들도 대거 강릉으로 이주하면서 오늘날 김유신을 모시게 된 것이다.
성황당에는 범일국사가 모셔져 있는데 특이하게도 신위가 모셔져 있다. 범일국사는 강릉출신으로 구산 선문중에 하나인 굴산사와 신복사를 세운 분이 아닌가? 강릉출신의 스님이 우리나라 대관령 국사성황신이자 우리나라 모든 성황신의 지존에 서 있다는 것도 이채롭다. 2005년 유네스코에의해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에 선정된 강릉단오제의 시작은 바로 이곳에서 성황신을 모시는 것부터 시작해서 단오제의 막이 올라가게 된다.
대관령성황당에서 서낭신을 모셔서 강릉시내 강릉정씨 여성낭신과 함께 제사를 드리는 의식이 바로 단오제의 주테마인데 어찌보면 신들이 합방의식을 통해 자손 번창을 기원했는지 모른다. 음력 4월 보름이 되면 대관령 옛길은 성황신을 모시러 가는 행차로 분주하다. 나팔과 태평소, 북, 장고를 든 창우패들이 분위기를 돋구고, 호장, 무당패들이 그 뒤를 따르고 마지막은 수백명의 마을사람들이 제물을 진 채 고개를 향해 걸어 올라간다. 매년 신을 가까이 만나기 위해 그들은 오름을 멈추지 않았다. 목욕재개를 하고 예복을 갖춰입고 정성스런 마음으로 신을 향했으니 그 정성을 상상해보니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신주가 있는 것을 보니 유교예식으로 거행했고 그걸 마치면 국사성황신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한 굿을 하게 된다. 유교와 민속신앙의 절묘한 절충이었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굿판. 구수한 입담과 풍물잽이들의 흥겨운 소리가 애깨춤을 추게 만든다. 신명풀이가 끝나면 산에 올라 신목을 베는데 이것은 남근이 되어 인간세계인 강릉으로 내려간다.
강릉출신의 인간이 신이 되었고 그 신들이 숭고한 사랑을 위해 강릉 사람들이 발벗고 나선 것이 단오축제다. 일행은 산유가를 부르며 내려와 강릉 홍제동에 있는 국사여성황사에 봉안되면서 단오제의 열기는 하늘을 찌르게 된다. 대관령은 백두대간 등뼈가 아닌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단군과 곰이 만나는 백두산이 아닌가. 그렇다면 단오는 한민족의 정신의 근간인 단군신화의 변형이 아닐까 유추해본다. 단지 주인공은 전국구 스타인 단군이 아닌 현재 배우를 동원한 각색한 신의 축제다.
4월중순 국사성황당일대는 온통얼레지 군락이다. 예전 사진을 끄집어냈다.
야생화 군락. 작은 꽃도 집단이 이루니까 그 힘이 대단하다. 북한의 집단체조라고 할까. 4.19의 혁명의 열기라고 할가. 야생화군락에는 체념과 분노가 함께 묻어 있었다. 작은 것이 집단이 되어 함께 화답하는 모습에 묘한 감동을 준다.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야생화는 묘한 떨림으로 화답을 한다. 갸냘픈 여인네의 두근거림에 대장의 심장도 쿵쾅쿵쾅
대장이 지금까지 본 얼레지 군락중에서 가장 크고 멋진 곳이 바로 대관령 국사당이다. 산신각 바로 뒷편 500여평에 꽃이 빼곡 자라고 있다. 그 위에는 미나리아제비 군락이 이어지고 ~~
다시 80m쯤 주능선에 올랐더니 선자령오르는 등산객으로 긴 꼬리를 이룬다. 그 인파속에 휩쓸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묘한 쾌감을 맛본다.
백두대간을 고개를 넘으면 대관령옛길이 반긴다. 지금이야 유럽이나 남미니 세계일주가 꿈이었겠지만 조선의 선비들의 유일한 꿈은 금강산과 관동팔경 유람이었다. 이 고개를 넘으면서 과연 어떤 모습이 펼쳐질까 은근한 기대와 설레임, 상그리라를 꿈꾸며 이 고개를 넘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이 발자국이 하나 둘씩 모여 모여 풀섶을 없애고 발자국이 눌려 봅슬레이길처럼 U자형태의 길이 만들어졌다. 한 사람의 완력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거쳐 수 많은 인간들의 애환과 사연들이 만든 길이기에 길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보였고 사람냄새가 풀풀 묻어난다. 산유가를 부르며 대관령 신을 애타게 찾았던 강릉사람들의 소박한 노랫가락은 눈 속에 파묻히고 겨울의 적막만 흘르고 있다.
강릉사람들은 대관령을 '대굴령'이라 불렀다. '대굴대굴 굴러가며 오르내렸던 고개'란 뜻으로 그런 급경사를 사람들은 '갈之'자의 길로 바꾸면서 느림과 여유를 배우게 했다. 적절한 기울기와 시야 덕에 옛길이 주는 편안함을 만끽해본다. 계절과 함게 길도 변신한다. 봄이면 노란 피나물로 덥힌 꽃길로 변한다. 가울이면 구절초가 주인행세를 한다. 카핏처럼 편안한 부엽토길을 밟으며 형생색색의 꽃의 환대를 받고 바다를 향해가는 선비를 상상해보라. 한양을 떠나 바다는 이곳 대관령을 내려가면서 처음 만나게 된다. 그 환희와 충격 그렇게 분주했던 길은 이른 시간 때문일까 반정까지는 모놀가족 세상이었다.
생육신의 한분인 김시습의 시가 발목을 잡는다. 바로 지금 우리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대관령의 구름이 처음 걷히니 꼭대기의 눈이 아직도 남아 있네 양장처럼 산길은 험나도 한데 샛길간은 노정은 멀기도 하네 늙은 나무 신당을 에워싸고 맑은 안개 바다 산에 접했구나 높이 올라 글을 지으니 풍경이 사람의 흥을 돋우네.
다시 나그네가 되어 길을 나섰다. 지금이야 튼튼한 등산화에데 아이젠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시원스런 눈맛을 즐기며 눈을 밟았지만 아래쪽 대관령박물관에서 본 설피를 보면서 죄책감에 머리를 숙여야만 했다. 헐렁한 짚신에다 설피를 끼고 이 험난한 길을 오르내렸을 장꾼들을 생각하니 미안할 정도다. 우리야 유람이지만 그들은 처절한 생존이었다. 그나마 영동과 영서를 잇는 최고의 길이기에 한양소식을 들을 수있는 유일한 소통의 길이다. 1917년 8월 신작로가 놓이면서 옛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신작로를 보면서 봇짐장수는고 차마고도의 마방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구름 위를 걷는 기분. 지긋지긋한 당파싸움이 싫어 관직을 거부한 조선 중기의 한원진도 길을 걸으면서 이상향을 꿈꾸었을 것이다.
새가 다닐 험한 길은 하늘에 걸렸고 이 길을 가는 나도 반공중을 걷고 있네. 훤히 트인 바다는 아득히 천리에 뻗었고,....아마도 나그네가 생각하는 가장 먼 거리는 천리였던 것 같다.
(사진: 광주에서 오신 방울소리님과 사게절님. 전날 광주에서 저녁 6시 고속버스를 타고 강릉에 밤 11시에 도착했고 강릉에서 오후 6시 차를 타고 강릉을 출발했다.) 한원지의 시 앞에서 잠시 다리품을 팔며 따끈한 차 한잔 나눴다. 시를 음미하고 바다를 볼 수 있도록 벤치를 만들어 놓았다. 따끈한차 한잔이 주는 네스카페....그 문구처럼 대관령의 주는 포근한 온기를 푹 파묻혔다. 15분이면 반공중의 마법이 풀려 대관령 동태가 될지 모르니 서둘러 행장을 꾸렸다.
폭설과 폭우가 쏟아져 길이 끊어질 만한데 질긴 생명력처럼 길은 멈추지 않는다. 굽을대로 굽은 길은 할머니의 손잔등처럼 매운내가 묻어 있었고 백두대간처럼 골골이 내려온 백성들의 핏대마냥 힘이 있었고 아리랑 가락마냥 흥겹고 정이 배어 있었다. 과거길에 오른 선비가 곶감 100개를 사서 대관령 고갯길을 넘는데 한 굽이씩 돌 때마다 하나씩 빼먹었다는데 마지막 산모롱이를 돌 때는 단 한 개만 남았다고 하니 99고개라는 말이 틀린말은 아닌가보다.
휘리릭님이 1등 한 것은 해외토피감이네
돌을 이고 가는 고창읍성의 여인네 처럼 모놀식구들도 발자국으로 땅을 다지는데 일조했다.
반정에 도착해서 기념촬영~반정에서 힘든 분들은 버스 탑승. 6명 정도 버스에 탄 걸로 아는데 그 중 1등 휘 리릭님도 있었음~~
'횡계와 강릉의 딱 반'이라는 의미의 반정에 서면 바다를 끼고 있는 강릉 시내가 아늑하게 보인다. 망원경까지 갖추고 있어 강릉 지도를 펼쳐보며 적당한 각도에서 꼼곰히 관찰할 수 있다. 운 좋으면 강릉비행장에서 뜨는 전투기를 볼 수 있다. 반정에서는 구대관령 고속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숲길이 아니다보니 동해에서 부는 칼바람에 정면으로 몰아쳐 서있기 조차 힘들 정도다. 빨리 옛길로 숨어야지.
벌써부터 옛길이 주는 아늑함에 푹 빠졌나보다. 포근한 어머님 품안에 안겨 또다시 걷는다. 김홍도의 '대관령이'란 그림이 길가에 걸려 있었다. 굽이치는 산줄기와 경포호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대신 옛길을 큼직하게 그려 넣은 호방한 마음을 엿보게 된다.
길에서 '이병화유혜 불망비'를 만난다. 순조 24년 어흘리 주민과 장사꾼들이 이병화의 선행을 기리기 위한 불망비다. 향리 이병화는 험난한 대관령에 민가가 없어 겨울이면 얼어 죽는 이가 많아 자신의 돈 100냥을 들여 반정에 주막을 짓고 어려운 나그네에게 침식을 제공했다고 한다. 비문 해석본이 있으니 나눔의 정신을 그려봐도 좋다.
산적과 들짐승이 많아 안전하게 무사히 고개를 넘개 해달라는 돌탑을 쌓아 놓았다.
물 흐르듯 내려온다. 내려올수록 쌓인 눈은 적어진다.
강릉에서 횡계까지는 꼬박 하루가 걸릴텐데. 고속도로는 불과 15분만에 주파한다. 빠름과 행복은 별개다.
신사임당이 고향 강릉오죽헌을 떠나 먼나먼 한양길에 향한다. 언제 다시 강릉으로 돌아올지 막막하니 이 옛길에서 고향을 바라보며이 다시는 못뵈올지도 모를 어머님을 그리며 쓴 시가 사친시다.
늙으신 어머님을 강릉에 두고 이몸은 홀로 서울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내리네
사친시 안내판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쉼터가 나온다. 벤치와 탁자가 놓여 있어 도시락이나 간식 먹기 좋도록 꾸며졌다.
굽은 S자 길에도 취해 보고
창자처럼 길을 내었다.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져 있어 급경사를 최대한 줄여 덜 지치도록 배려해준 선조들의 지헤가 깃들여져 있다.
옛길의 참맛은 에둘러 가는데 있다. 질러가든 둘러가든 날아가든 걸어가든 만나는 곳은 한 곳
지금 대관령은 가을과 겨울 두 계절이 공존하고 있었다. 겨울 출발, 봄 도착. 계절을 향한 시간길이다. 곧게 내뻗은 금강소나무가 아름드리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소나무가 품어내는 향내가 피곤에 지친 나그네에게 힘을 실어준다. 당장의 갈증을 위한 청량음료가 아니라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식혜다.
다리를 건너면서 길은 계곡과 동행한다. 아무리 추워도 계곡의 얼음장 밑은 강릉사람들의 순박한 마음처럼 물이 졸졸 흘러간다. 물이 불어나면서 얼음장 물소리는 아래로 내려갈수록 커진다.
귀틀집 주막거리를 외면하고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묵언수행을 마친 사람처럼 그동안 참아왔던 수다를 한꺼번에 터뜨린다. 햇살에 덮혀진 툇마루에 엉덩이를 붙이고 장사꾼마냥 원없이 수다를 떨었다. 이것이 주막의 맛이다. 그러고 보니 전국구 장똘뱅이네
계곡은 넓어지면서 물소리는 커진다.. 아무리추워도 봄날은 찾아오고 아무리 꽝꽝 얼어도 낮은 곳으로 봄물은 흘러간다.
따사로운 봄볕처럼 따뜻한 모놀가족
강릉이 모토가 '솔향강릉'이다.
주막에서 1.5km 떨어진 곳 계곡길 끝자락은 하제민원터다. 대관령에는 산적이 많아 이곳에서 10명의 사람이 모이면 통과시켜 주었던 대관령 관문이었다. 지금은 펜션과 현대판 주막이 대신하고 있으며 뜬금없이 큼직한 안테나도 갖추고 있는 우주선 화장실이 길목을 지키고 있다. 얼마나 대관령 옛길이 예뻤으면 우주인들도 반해서 우주선을 착륙시켰다.라는 취지로 우주선 화장실을 만들었다는데 그런 억지가 귀여운 것도 강릉사람이다. 내부 시설도 좋고 깔끔해서 일부러라도 들러 흔적을 남길 만하다.
하제민원터에서 대관령박물관까지는 포장길이다. 갑자기 딱딱한 길을 걷자니 부화가 나지만 싱그런 솔향덕이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 마지막 고개는 원울이재. 즉 울고 넘는 고개다. 강릉으로 발령 받은 관원이 멀리 푸른 바다가 보이자 세상끝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설움에 복받쳐 눈물을 흘렸고, 몇 년뒤 다시 발령받아 한양으로 돌아갈 때는 그동안 정이 들어 백성의 인심을 못잊어 울었다는 고개다. 기쁨과 설움은 곧 남자의 눈물.
원울이재를 넘으면 대관령 옛길 초입이 나온다.
대관령박물관은 산에서 굴러내려온 돌 처럼 고인돌 형태로 건물이 지어져 색다르고 내부 전시실도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 등 4개의 전시실과 토기실, 민속품이 전시되어 있어 동선상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했으며 야외전시실에는 동사적등 자연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033-640-4482)
박물관 입구의 미륵상
바로 주문진으로 가려다가 그래도 강릉에 왔는데 바다바람을 한번 쐬야 되지 않나 싶어서 경포대를 잠깐 들렀다. 이곳에서 사천, 영진을 거쳐 주문진까지 바다 드라이브코스가 일품
구미의 정겨울님과 부산의 레오님
포니님과 늘푸름님.
뜬구름님, 킬리만자로님, 제암사님
역시 바다와 어울리는 머식이님
저녁은 푸짐한 생선회 주문진 가시면 해암횟집에 꼭 들리셔요.네비게이션은 교항삼거리 누르면 찾을 수 있어요. 모놀회원이라고 하면 잘 해주실겁니다. 033-661-1620
사각사각한 맛의 동해의 싱신한 생선회 광어, 우럭은 물론 생전 처음 보는 도치회 등 싱싱한 회가 한 상 가득~양도 푸짐합니다.
바다내음 물씬~ 이곳에서 소주 한잔~~캬~
록키님이 건배사를~~
4시부터 5시까지 식사를 마치고 5시부터 40분동안 주문진 어시장 구경하고 6시에 출발해서 밤 9시 압구정동 도착했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놀식구들께 감사인사 드려요.
2월답사는 2월 20일 부산입니다. 1박 2일~~ 기대해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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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진 찍느라 참 손 시러웠을 텐데. . .역시 이종원 대장은 열정의 화신! 범초.
어쩐지 모놀식구들밖에 없더라니...그런 실수는 자주 하셔도 되옵니다..ㅎㅎ덕분에 좋은곳을 걷고 왔네요.. 부산 답사 준비하시랴~사진올리시랴~수고 많으십니다.
계획된 코스로 송신탑까지 갔더라면 아스팔트 + 선자령과 겹치는 길이라서 꽝이었을텐데 정말 그 오솔길 좋았제?ㅎㅎㅎ
가장 멋진 길을 인도하셨습니다. 설경이 최고였거든요. 그리고 그덕분에 양떼목장을 공짜로 구경도하구요.
잘 못 들어선 길이 오히려 더 좋았죠~~~~ 대장님이 당황할까봐 좋다 좋다를 연발했는데 진짜로 호젓한 잣나무 오솔길이 좋았어요. 수호천사가 이끌어 주는거 맞아요.
주로 승용차로 국사성황당으로 들어가서 그 좁은 길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아마 최근에 만들어 놓은 길 같아요. 내려가는 길 없었으면 그냥 선자령까지 갈려고 했어요. 까짓것~
참새님~~~그 모자 너무 이뽀~워디서 그런 이쁜 표범을 잡으셨데요~?재미난 사진 보며 내내 그 모자에 필 꽂혔시유~~~
와 ~~ 맛있는 샌드위치 ~~~ 맛있게 먹었구요 ~~ 잘다녀왔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진정한 여행 작가, 이종원 대장님!! 여러 사람이 졸졸졸 따라다니는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뜬구름과 제암산 친구입니다. 가입만 하고 한번도 참석 못해서 아쉬웠는데 그래도 친구 얼굴이 있어서 반갑네요 언제고 꼭 참석하겠습니다.
다시 돌아보는 지난 토요일, 눈 감고 생각만해도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살아 가면서 대장님과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자주 왔으면 좋겠어요. ^^
국제적인 내조의 여왕 정수맘. 이렇게 뒤에서 귀찮은일 마다않고 하시다니~ 감동입니다 우리 대장님은 안으로 밖으로 복이 많으신 분입니다
김시습의 시가 잠시 발목을 잡은 여유로운 대관령 옛길~~~ 산악인들로 북적대었을 선자령코스와는 비교할 수가 없는 멋진 코스였습니다...사전준비 하시느라 진행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자세하게 설명해놓은 답사의 움직임....대장님은 속으로 힘들었어도.... 오히려 호젓하니 더 좋았다는 모놀식구들의 반응에 ....추억에 남는 답사가 되었네요...
정수맘님이 밤새 만든 샌드위치, 그 맛이 얼매나 맛나든지... 글구 제암산님표 시루떡, 한개에 먹고 나니 그날 오후내내 배불려 저녁이 별루 였는데, 녀울 형님, 2월 부산답사때 꽁치 횟 해서 오시몬 안되겠수! 덕분에 배 부르게 잘 묵었심미다~ ^^*
따스함과 넉넉함이 함께 하였던 대관령 옛길..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있지만 2010년 첫 답사 무한감동을 주신 대장님의 후기로 달래 봅니다.
뒤쳐질세라 좋은 글도 제대로 못읽고 지나쳤는데 새롭게 공부하면서 다시 한번 답사를 했습니다. 항상 감사한 대장님~ 모놀인들 이끄느라 챙겨야 할일도 많으시고 걱정도 많으신데 사모님과 정수와 함께 만드신 맛있는 샌드위치에 먹을 꺼리까지 마련해 주심에 또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구불구불 옛길 걸으며 몸도 마음도 모두 다 깨긋하게 정화 되였을것 같아요~~후기를 읽으며 점점 대장의 글과 그림이 경지에 이른것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헤헤...정수맘의 샌드위치맛을 못봐서 ,..나는 어쩌나아~~노래도 넘 좋아요~
변함없는 모놀식구와 환한웃음이 참 보기 좋습니다 옛길 걷느라 고생도 많으셨네요 그중에서 레오님 점점 여뻐지내요 아우님은 안뵈이네요
푹푹 쌓인 눈길로 걷는 기분은 짱이었어요. 가끔은 뜻하지 않은 길로 걷는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줍니다. 맛난 샌드위치,떡 , 학꽁치회가 있어 더 행복한 답사길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읽으면서도 가슴이 벅차올라 눈물이 다 나올려고 해요^^* 무어라 형용할수 없는 기쁨!!! ㅎㅎㅎ
옛길~~!!아름다운길..모놀회원님들 참 행복해보입니다
사진 잘 보고 갑니다 나도 저 대열에 꼭 끼여 보는게 ㅡ올해 소망입니다
잘못 들어선 길이 더 좋았네요.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 답사 진행하시느라 마음 고생 많으신데 덕분에 구경 잘 하고 정수맘 표 샌드위치 짱입니다.
맛난 샌드위치 더 먹고 싶었는데...차가운 바람과 따뜻한 바람과 훈훈한 바람을 다 받아본 이번 답사도 감사 합니다. 대장님 고생 많이하셨습니다.
길은 통한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실수하시길 잘했지.... 덕분에 더 멋진 길을 걸을수 있어 좋았어요~~~
저는 그 길이 양떼목장으로 이어진 걸보고 깜짝 놀랐어요 ㅎ ㅎ ㅎ ㅎ 어쩐지 발전용 바람개비며 언덕이 낯익다하였더니 예전에 가보았던 곳이더라구요^^ 암튼 이쁘고 호젓하고 좋았어요....대장님 속이야 숯뎅이가 되시건말건 ㅎ ㅎ ㅎ
하얀 눈길을 감탄!감탄!!하며 걷는 모습들이 느껴지네요...모두들 행복하고 즐겁고 맛있는 답사였죠?
답사엔 참석하지 못했지만 사진을 보면서 글을 읽다 보니 간접적이나마 참석한 기분이 듭니다. 친절하신 대장님, 고맙습니다~~
사진잘보고갑니다 행복합니다
정수..모놀표 샌드위치 못먹어서 아쉽네여... 감하고 갑니다 ^^
답사에 참석한 모놀남들 즐건하루보내심에 넘 ....부럽다 담에저도 꼭 갈거예요 정수맘도 보고싶구요
역시 추억을 되살리는것은 사진이최고입니다 눈덮인 옛길이 다시떠오르고 대관령넘던길에 매섭게 귓가를 스치던 바람소리가
들립니다^^
보면 볼수록 부러울 뿐입니다 ~~ 사진으로 대 만족 감사 ^*^ ~~
대관령 옛길 참으로 멋있었읍니다. 대장 파이팅
눈덮인 대관령길 정말 환상이네요 모놀님들 부럽습니다 대관령 옛길 잘 보고갑니다..
정말 사진으로 보는 대관령 옛길은 환상 그 자체인듯 합니다. 함께할 수 없어 아쉬움만 가득합니다. 대신 사진으로나마...
같이 하지 못한 대관령 옛길을 감상하고 갑니다. 보리님께 가라고 전화를 했건만 무릎이 좋질 않아서 포기를 했다고 하네요. 20일날 부산에서 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