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없었다”
황 교수는 한술 더 떠 이같은 사실을 은폐하기위해 언론을 교묘히 이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기현정 기자! 황 교수의 논문은 결국 실체가 없었다는 건가요?
<리포트> 네, 11개 줄기세포 가운데 황 교수가 이미 바꿔치기당했다고 실체를 부인한 6개를 빼고 남은 5개. 이게 황 교수에겐
마지막 희망이었는데요.
하지만 결국 이것도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한 게 아니란 결론이 났습니다.
이렇게 되면 황 교수 논문에 실려있는 줄기세포 11개가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되는 셈입니다.
논문 조작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황 교수는 '그래도 원천기술은 있다'고 자신있게 주장해 왔습니다.
초기 단계에 동결해 보존했던 줄기세포 5개를 녹여 검증해 보이겠단 것이었는데요.
<녹취> 황우석(서울대 석좌교수/지난 23일) :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우리 대한민국의 기술임을 다시 한번 강조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아니었습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어제 황 교수가 체세포 복제했다고 주장한 냉동 줄기세포 DNA가 체세포 공여자의 DNA가 일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이 줄기세포는 미즈메디 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였습니다.
<녹취> 노정혜(서울대 연구처장) : "환자 체세포의 DNA와 일치하는 줄기세포는 현재 찾을 수 없고 사실을 입증할
과학적 데이터도 황 교수팀이 보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사위는 현재 황 교수 연구팀에 원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이라도 있었는 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2004년 논문에서 밝힌 1번 줄기세포와 스너피가 진짜 복제개인지에 대해선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이 결과들을
바탕으로 한 최종 보고서는 해를 넘겨 내년 1월 중순 쯤에 나올 전망이고, 이후부터는 바꿔치기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앵커 멘트> 그런가하면 한동안 침묵했던 안규리 교수가 어제 말문을 열었다면서요?
<리포트> 네, 안규리 교수는 어제 한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는데요.
안 교수는 최근까지 줄기세포가 있다고 믿어지만 지난 6일 인터넷을 통해 사진이 조작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 줄기세포의 존재에 대해 의심이 들기 시작해 공동 연구자들에게 자세한 내용을 물었지만 파악이 불가능해 결국 지난 9일
서울대 연구처장에게 대학 차원의 조사를 건의했다고 전했는데요.
안 교수는 체세포 핵이식 줄기세포가 난치병 치료에 최선의 선택이 될 것임을 확신해 황 교수 팀에 합류했지만 결국 이젠
줄기세포라는 허상의 기술에 감당할 수 없는 짙은 어둠을 느낀다고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그런가 하면 안 교수는 최근 논란이 된 김선종 연구원 3만달러 제공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일단 2만 달러는 김선종 연구원의 아버지와 박종혁 연구원에게 각각 만달러 씩 전달했다고 합니다.
2천 달러는 윤현수 교수에게 출장비 명목으로 줬고 나머지 8천 달러는 보관해오다 서울대 조사위에 제출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멘트> 기현정 기자. 안 교수는 여러가지로 의혹이 제기된 YTN의 동행 취재 문제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였다면서요?
<리포트> 네, 일단 안 교수는 황 교수팀에서 먼저 동행 취재를 제안했고 YTN기자가 이를 받아들어면서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된 비행기표와 체류비용은 모두 황 교수가 제공했다고 했는데요.
YTN기자로부터 돌려받은 돈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YTN측은 어제 KBS와의 통화에서 해당 기자가 귀국한 이후,
서울대 강성근 교수에게 경비를 주고 인수증을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취재에 있어 YTN은 여러가지로 석연치 않은 점들이 많습니다.
일단 황 교수 팀은 MBC PD수첩에게 줄기세포를 건낼 당시 YTN에도 똑같은 샘플을 건넨 걸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대해 서울대 조사위에선 황 교수가 자신들이 줄기세포가 있다고 확실히 믿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위해서였던 걸로 보인다고 추론했습니다.
문제는 YTN이 이 DNA검사를 통해 황 교수 줄기세포가 환자 체세포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는 건데요.
이런 세계적 특종꺼리를 내버려 둔 채 김선종 연구원을 인터뷰한 내용만 보도했다는 겁니다.
결국 결정적인 순간마다 황 교수에게 유리하게 활용된 YTN의 취재에 의혹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데요.
서울대 조사위의 한 관계자는 황 교수 팀 내부의 YTN 출신인사가 깊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YTN은 어제 저녁 사과방송을 통해 실체적 진실규명과 비판적 접근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며, 관련 조사를 통해
엄정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설마 설마했던 황 교수의 변명과 그에 편승했던 언론 보도, 서서히 진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 허탈감만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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