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6. 26. 월요일.
억세게 내렸던 비가 그치고, 구름이 걷히면서 서울 송파구 잠실 하늘이 점차로 맑아진다.
오늘은 아침부터 온몸이 뻐근하며, 욱신거리며 아팠다.
주먹 쥔 손으로 가슴, 허벅지 등을 두들이며, 손가락으로 장딴지 등을 억지로 눌렀다.
고개 뒤덜미도 두둘이고...
미칠 것 같다.
몸이 근절거려서.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서해안 산골 아래에 있는 시골집에 내려가 있다.
며칠 전 6월 19일.
아내가 운전하는 자동차 조수석에 앉아서 서해고속도로를 타고 충남 보령시 웅천읍 구룡리 화망마을에 있는 무창포나들목을 빠져나왔다.
아내가 자동차를 이끌고 고속도로를 달린 지는 몇달만이다.
지난 3월 중순 후반부터 나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심하게 앓았기에 서울 송파구 잠실 주변의 병원 두 군데에서 몇차례 치료를 받았다.
두 달이 넘도록 주사도 맞고, 알약도 먹었다.
먹지 못하여 살이 7kg 빠진 내가 비틀거리면서 쓰릿쓰릿하게 길을 걷기에 아내가 내 뒤를 따랐으며, 때로는 큰딸이 와서 동행했다.
아내 역시 봄철 내내 기운을 차리지 못해서 골골거렸다.
지금은 나와 아내의 건강이 다소 회복되었기에 지난 주인 6월 19일에 서해고속도로를 타고 고향집으로 내려갔다.
오후 늦게서야 도착한 시골집 바깥마당.
바깥마당에 잡초가 무성히 자랐다.
빗장 지르고 쇠자물쇠로 닫은 대문을 연 뒤에 안마당으로 들어섰다.
빗자루와 걸레질을 하면서 부엌방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방에 들어가서는 창문을 열어제키며 바람이 통하게끔 했다.
연방 빗질하며, 물걸레로 닦아냈다.
바깥창고에서 낫 삽 호미 등을 꺼내서 내 집 마당으로 들어서는 도로변의 잡초를 베어내기 시작했고, 자동차를 주차한 바깥마당의 잡초도 뽑아내기 시작했다.
내 시골집은 텃밭 세 곳으로 둘러싸였기에 키가 큰 나무가 온통 시야를 가렸다.
낫질하며, 대나무 빗질하면서 집을 둘러싼 밭으로도 들어갔다. 군데 군데 빨갛게 익은 왕보리수 열매가 그득히 찼다.
휘어청하는 가지가 늘어지고, 나는 아픈 허리를 잠깐이라도 폈다.
팔뚝을 길게 내밀어서 왕보리수 열매를 흝어서 입에서 넣고는 우물거리면서 단물은 빨아서 삼키고,
씨앗은 후 하게 길게 내뱉었다.
내 텃밭 안에는 왕보리수나무가 10그루. 정말로 많이도 열렸다.
주인이 없는 빈집.... 마을안길 도보변에 왕보리수나무가 서 있는데도 누구라도 열매를 따 먹은 흔적은 없었다.
시골집에서 4박5일을 머물면서.. 정말로 바쁘게 움직이면서 일을 해야 했다.
서울 올라오기 직전에 아랫밭 감나무밭에서 머위대를 잘라서 물에 씻엇다.
텃밭 세 자리 가운데 아랫밭은 온통 매실나무밭. 누렇게 익은 매실알이 떨어져서 뒹군다.
땅에 떠어진 매실열매를 줍는다면 아마도 한 가마니를 채울 것 같다.
왕보리수 열매를 다 딴다면 아마도 반 가마니를 채울 것 같다.
사진에 마우스를 대고 누르면 사진이 크게 확대됨.
위 사진은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올렸다.
용서해 주실 게다.
내가 도로변에서 풀을 깎을 때다.
낯선 아주머니가 나한테 말했다.
'왕보리수열매를 따겠습니다. 친정어머니가 암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했으며, 아무것도 잡수시지 못하는데도
오로지 왕보리수 열매만을 조금씩 드십니다.'
나는 그렇게 하시라고 허락했다.
나중에 내 아내도 말했다.
''어떤 아주머니가 친정어머니가 암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했으며... 보리수 열매를 따서 어머니를 드리고 싶다기에
아내가 따 가도록 허락을 했다'고.
마을안길 따라 도로변에 왕보리수나무가 5그루. 열매가 그득그득 열렸으니 지나가는 행인이 따서 냠냠할 수 있을 게다.
텃밭 안에도 몇 그루가 더 있고....
아내와 나는 서울로 되돌아오면서, 왕보리열매를 단 한 알도 따서 서울로 가져오지는 않았다.
마을사람이 쌀 한 가마니인 20kg짜리 네 푸대를 차에 실어서 내 시골집으로 가져왔다.
현지의 쌀값은 168,000원이라면서 쌀 한 가마니값 17만원을 내밀었다.
아내가 2000원을 거슬러 주려고 하니 그는 두 손을 절래절래 흔들었다.
마을사람인 그는 내 논을 경작해서 봄가을에 쌀 방아를 찧고, 나머지는 돈으로 지불한다.
* 구룡리 화망마을에서는 다랑이논이 많이도 사라졌다.
농공단지 조성, 서해고속도로 무창포나들목 입구 개설, 산업단지 조성, 606지방도로 확장 등으로
러 차례나 논이 많이도 토지수용되었기에 지금에는 논이 조금만 남았다. 그것도 산 아래 다랑이논 수준...
나는 농촌에 주소지를 둔 사람이다. 쌀값(80kg가 고작 17만원이라니....지난 늦가을 10월 말에도 17만원 했다.
쌀값이 아주 싼 현실이 전국적인 현상인가 보다. 쌀이 넘쳐나는 세상인가 보다.
이런데도 해외에서 해마다 40만 톤 이상을 수입하다니.....
죽어나는 것은 농사 짓은 농촌사람들이겠구나.
6월 23일. 서울 올라가야 하는 날.
이른 아침부터 나는 앞밭과 감나무밭에서 머위대를 잔뜩 잘라서 물에 씻어서 대나무 바구니에 담았다.
물기가 빠지도록.
나중에 아내가 신문지로 몇 다발 묶어서 차에 실었다.
인터넷으로 머위대를 검색하여 여기에 올린다.
무단 게재를 용서해 주실 게다.
나중에 보탠다.
잠시 쉰다.
2023. 6. 26. 월요일.
첫댓글 와 처음 들어본 왕 보리수 열매 ~~끝니 줍니다.
보리수는 수십 종류가 있을 터.
키가 3 ~ 4m, 뿌리 근처 밑둥에서 곁가지가 엄청나게 돋아나고 잔 가지마다 열매가 엄청나게 많이 열리지요.
맛도 달작지근하고....
위 사진보다도 더 많이 열립니다.
손으로 훑어서 그자리에서 냠냠하지요. 번식력이 강해서 재배하기가 아주 쉽습니다.
머위대가 여름 나물로는 쵝오!지요.
들깨가루와 궁합이고요.
결국 고향집에서 머물다 오셨군요.
고향집 주소 좀 가르쳐 주십쇼.
왕보리수 열매 좀 따러 갈까 해서요. 남들에게 다 따가라고 보시를 하고 계시는군요.
그 좋은 열매를!
댓글 고맙습니다.
텃밭 세 자리에 수백 그루의 과일묘목을 심었다가... 함께 살던 어머니가 저세상으로 떠나셨기에....
나는 처자식이 있는 서울로 올라왔지요.
자연스럽게 밭은 묵히고..... 기존의 밭에다가 또 매실, 모과, 석류, 모과나무, 감나무 등의 묘목을 심었다가.....
물앵두나무, 무화과, 왕보리수, 산뽕나무, 꾸찌뽕, 헛개나무 나무 등이 ... 농약을 전혀 살포하지 않았기에..
전정시기를 놓쳐서 지금은 웃자란 나무가지가 하늘을 가리지요.
마을안길 따라 도변에는 은행나무가 있어서 풋열매가 떨어지면 오고가는 사람의 발길, 자동차 바퀴에 으깨어져서 고약한 냄새가....
시골에 내려갈 적마다 예초기로 풀 깎고, 대나무 빗자루로 청소해야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