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포함하여 많고많은 "우리들은" 나와 그리고 우리와 관련된 그 무엇을 부끄러워하는 그 어떤 비인간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이러한 현상을 익히 보고 들은 바 있다.
뭐 꼭 아비가 스포츠나 연예계의 스타나, 대학자나, 일류기업인인이기를 바라서가 아닐 것이다. 뭔가 어미가 몸짱 얼짱이기를 바라서도 아닐 것이다. 그저 제 아비나 어미가 여러 다른 동배들 앞에 보이는 것이 수치스러운 것이다.
더구나, 한창 감수성이 강한 10대의 나이에, 동년배의 학우들에게 흠잡히고 "쪽팔리기 싫은" 나이에 제 가족의 그 어떤 열등한 부분을 다른 동배들에게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죽기보다 싫을지도" 모른다.
경림은 고등학교 시절에는 공부도 잘 했고, 과외활동도 열심이었다. 학교의 크고 작은 행사에는 늘 그녀가 나서서 학생들을 이끌었고 그런 그녀를 학우들은 좋아하고 따랐다.
박경림의 아버지는 이웃 학교의 수위로 근무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누가 직업에 우열의 번호를 메기지는 않아도 남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열등한 직종"도 있는 법이다. 아마 모르긴 해도 대개의 경우, 자신의 아비가 어느 학교의 수위나 환경미화원이나 그 어미가 떡장사를 하는 경우 그 사실을 감추려고 하는 법이다.
그런데, 박경림은 그렇지 않았다. 경림은 어느날 10여 명 가까운 친구들을 "거느리고" 이웃 학교로 가서 그 아버지를 만났다. 쑥스러워하며 피하는 그의 아버지를 달려들어 꼭 껴안으면서, "얘들아, 와서 인사드려라. 이 분이 우리 아버지셔." 그 이후로 박경림의 아버지는 "유명해져서" 그 학교의 교장선생님 성함을 모르는 학생들은 있어도 "박경림의 아버지"를 모르는 학생은 없었다.
박경림 미담에 감격하다
우리가 영화를 감상하거나 독서를 하는 경우 어쩔수 없이 자신은 작중의 그 누구와 동일시하게 된다. 박경림의 일화를 들을 때 나는 박경림의 아버지의 입장이 됐었다. 못나서 크게 출세하지도 못했고, 그리하여 부와 권력의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생활공급자로서도 낙제 점수일 수 밖에 없는 아비를 아내와 자식들은 부끄러워 할 것이라고 나는 늘 생각한다.
나 자신도 이들이 아는체를 하는 경우를 당하면 사람들의 이목을 피하려고 할 것이다. 그때 내 아들이 와락 달려들어 나를 끌어안으며, "이 분이 내 아버지야, 잘 생기셨지? 젊었을 때는 인기 짱이었단다," 뭐 이런 제스처를 한다면 나는 그 자식이 얼마나 고맙고 자랑스러울 것인가. 그리하여, 나는 "박경림 미담"을 들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집단 허위 의식
집단 광기와 집단 히스테리도 있다. 흔히 사회학자들과 정치학자들은 히틀러가 지배했던 1930년 대의 독일을 "집단 히스테리 또는 집단 광기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인간이 다른 인간에 대하여 어찌 차마 저렇게 악랄하고 저처럼 참혹한 가혹행위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독일 국민들이 잠시 히틀러란 악마의 광기에 빠졌었다고 할 수 밖에 다른 설명 방법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집단 허위 의식" (collective false ideas)은 어떨까. 그 어떤 특정 또는 불특정의 조직이 하나의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를 상정할 수가 있다. 종말론 신도들, 영생교 집단, 문선명을 아버지로 받드는 통일교, 개벽 세상을 전도하는 증산도--이들은 어쩌면 그들 나름대로의 집단 허위 의식의 포로들이다.
열린우리당의 집단 허위 의식
허위 의식의 노정이 집단적인 경우를 본다. 미국의 최신 공법으로 지은 주택에 살고, 미국산 항공기를 타고 여행을 하고, 미국산 "인권의 도그마" (the dogma of human rights)를 받들면서, "미제 헌법"에 기초하여 만든 삼권분립 하에서 입법부 구성원으로서 갖은 특권을 누리면서, 여의도의 레스토랑에서 바다가제 요리를 먹으면서, 미국에 자식들을 보내 유학시키고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로 만들면서, 미국식 시장 경제의 꽃인 주식시장에 투자하여 많은 수익을 올렸으면서, 이런 모든 "미국적 연대"를 스스로 부끄러워 하면서 감추려 하고, 감추는 마음이 지나쳐, 이제는 "미국적 가치를 공격하는" 허위와 기만과 위선의 삶을 사는 족속이 있다.
내 나라 동포를 공격하면서 북쪽의 전체주의에 끝도 없는 추파를 보내
이 자들은 내 나라 동포를 부끄러워 한다. 상대를 "수구골통"이라면서 끊임없이 공격을 한다. 비유하건대, "악동 박경림"이 여학교 수위인 제 아비를 부끄러워 피하는 것도 모자라 다른 아이들에게 "저 아저씨는 성질이 괴팍한 이웃집 아저씨"라며 마치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하듯이 지 아비를 부인하고 헐뜯어 말하는 것이다.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집단을 "친일 반민족 집단"으로 상정한 다음, 그 진상을 까발려 "정치적 매장"을 함으로써 자신들의 권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한다. 지난날 자신들이 겪었던 그 어떤 조그만 "정치적 박해"도 그냥 참아 넘기지 못한다. 그리하여, "과거사 청산"이란 명분으로 "민주투사들"을 감옥으로 보냈던 그 제도와 국가기관을 몇 십 배로 앙갚음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운동권 출신 정치꾼들이 과거의 법집행을 다 부인하고 나면
비유가 부적절할까. "열우당에 운집해 있는" "데모 출신" "운동권 출신" "민주투사 출신" 정치꾼들이 하나같이 저들만 옳고 그들을 집시법이나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하여 때로 벌금형이나, 수십 일 간의 구류나, 6개월 또는 수년 간의 징역형을 선고했던 검사나 판사들을 모두 악과 부정의와 불법의 화신으로 본다면, 도대체 이 나라의 법질서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그 시대 그 상황에서 그들은 법질서 파괴자일 수 밖에 없었고, 검사와 판사들은 법 집행관으로서 정당한 법집행을 한 것이라는 가정을 하지 않는다면 나라가 어찌 존재하나? 그 당시의 법은 정당한 것이었다, 라고 우리들 사회구성원들이 믿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도대체 하늘 아래 땅 위에 그 어느 국가 사회가 유지될 수 있겠는가.
박경림의 비유
"악동 박경림"이라면? 그의 아버지가 때로 호되게 나무라고 때로 아프게 매질한 그 아버지를, 자칫 나쁜 친구를 만나 잘못되기 쉬운 자식의 훈육을 위하여 그 아비가 부득이 행한 훈육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꽁!하고 맺힌 마음으로" 있다가 마침내 그 아버지가 늙어 병들자 "당신 나 어릴 때 몹시도 때렸지!"라며 눈을 부라리고 대드는 것도 모자라 무기력한 그 아비를 매질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열린우리당이라는 이름의 집권당과 그 소속 구케우원들은 바로 "악동 박경림"인 것이다.
박경림이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미담의 주인공이 아닌 경우, 나는 물론 그를 미워하고 저주하면서 더 나가 그녀가 "끼칠 해악"을 우리 사회와 그를 따르는 '팬들'에게 경고하지 않으면 안되었을 것이다. "박경림은 나쁜년이다. 그를 모델로 삼아서는 안 된다." (열린우리당은 나쁜 당이다. 이제 그 사실이 너무나 분명하다.)
미국은 균형자
지금의 국제질서에 있어서 미국은 "균형자" (equalizer)이다. "안정화의 주역" (stabilizer)이기도 하다. 두 눈과 신체 감각이 정상인 인간이라면 그 누구라도 그런 판단을 할 것이다. (물론 때로 이라크전쟁의 경우처럼 때로 과오도 범한다.)
미국이 이런 균형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의 세계는 어떻게 돼 있을까. 아마도 18세기형의 제국주의가 재등장하고 있거나, 독일. 일본. 이태리가 "깽판을 쳤던" 20세기 형의 "추축국 형태의" 분할 경쟁이 일어나고 있거나, 핵무기 경쟁으로 이 지구는 일찌감치 결딴이 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북한 인권 법안에 딴죽거는 해괴한 집단
그 누구보다도, 그 어떤 집단보다도, 국민의 입장에서 국가 안위를 챙겨야 할 이 나라 집권당이 미국의 상.하 양원에서 통과시킨 [북한인권법안] (North Korean Human Rights Act)에 대하여 딴죽걸고 나섰다. 더러는 웅얼거리고, 더러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더러는 아주 드러내 놓고 "반대 서명 운동"을 한다고 설쳐 댄다.
도대체 뭐가 이따위 인간들이 다 있나? 사실은 그런 선언과 대비를 이제는 남쪽의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 "세계의 균형자"로서 "안정화의 주역"으로서 미국이 대신해 주었다. 그것은 북한으로서도, 대한민국 정부로서도 쌍수를 들어 반겨야 할 일이지 이죽거릴 대상도 아니오 그럴 겨를이 없는 것이다.
입법부의 입법과 수백 억 원의 예산과 국가위원회의 조사로 이 나라 국민의 과거사 명부를 만들고자 기를 쓰는 자들이 반 백 년 동안 인민을 기만하였으며, 반대파의 처형과 강제노역으로 탄압해온 김일성 부자의 세습왕조를 처단할 수 있는 호기가 닥치고 있는데 머뭇거리고 주저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가로막고 나서?
제 나라 동포의 작은 흠 하나도 용서 못하는 자들이 어떻게 김일성부자를 용서하자는 것인가. 독재자 박정희에 대들다가 투옥당한 경험은 뼈에 새겨 잊지 못하는 자들이 동족상잔의 전쟁을 도발했으며, 수 백만 명의 동족을 "친일반민족행위자" "반동분자" "제국주의 미국의 주구"라는 죄목을 씌워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2백만 명 이상의 인민을 아사시킨 파쇼 왕조를 감싸지 못해 안달인가 말이다.
인권보장을 하던지 죽던지
미국정부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허위와 기만의 집단에 요구하는 것은 이것이다. "인민의 인권을 보장하던지 너희들이 죽던지" 둘 중에 택일하라는 것이다. 북한은 인민들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라. 거주 이전의 자유, 언론 출판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라.
무엇보다도 인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라. 정부가 정보를 독점해서는 안된다. 인민들이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청취할 수 있도록 하라. 북한의 경제적 자립을 위하여 향후 4년간 1억 달러의 원조를 하겠다.
궁핍으로부터의 해방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하는 모든 인민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미국의 수용시설에 수용한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엄청난 제안이다. 우리 정부도 그간 쇄도하는 탈북자들을 수용할 시설이 걱정이었는데 미국이 이들을 다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난민들을 수용하고 재정 지원을 해주는 것은 물론 이들이 한국 국적을 가지기를 원할 경우는 한국 국적으로, 미국 국적을 원할 경우 미국시민권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지금까지의 그 어떤 국제난민들에게도 해주지 못한 파격적인 혜택인 것이다.
이제 탈북 러시가 일어날 것이다. 김정일이 인민군으로 하여금 국경을 봉쇄할 것인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일제히 결사적으로 국경을 탈출하는 인민을 무슨 수로 막을 것인가. 이 세상의 그 누구도 마음이 떠나 버린 자를 붙들지 못한다. 사랑하던 사람도, 부모도, 정부도, 군대도. 아무도.
[참고: 리치 상원의원의 입법제안 취지 설명]: During the past two and a half years, the Subcommittee on Asia and the Pacific has received testimony from a number of North Koreans who have survived some of the greatest rigors of the human condition. Their accounts buttress the growing awareness that the people of North Korea have endured some of the most acute humanitarian traumas of our time.
Inside North Korea, they suffer at the hands of a totalitarian dynasty that permits no dissent and strictly curtails freedoms of speech, press, religion, and assembly. The regime maintains a brutal system of prison camps that house an estimated 200,000 political inmates who are subjected to slave labor, torture, and even lethal chemical experimentation. Since the collapse of the centralized agricultural system in the 1990s, more than 2,000,000 North Koreans are estimated to have died of starvation.
North Koreans outside of North Korea are also uniquely vulnerable. Many thousands are hiding inside China, which currently refuses to allow the UN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UNHCR) to evaluate and identify genuine refugees among the North Korean migrant population. China forcibly returns North Koreans to North Korea, where they routinely face imprisonment and torture, and sometimes execution. Inside China, North Korean women and girls are particularly vulnerable to trafficking and amorous exploitation.
Provoked by these crises, this broadly bipartisan legislation aims to promote international cooperation on human rights and refugee protection, and increased transparency in the provision of humanitarian assistance to the people of North Korea.
On the human rights front, the bill underscores the importance of human rights issues in future negotiations with North Korea. It authorizes funds for programs to promote human rights, democracy, rule of law, a market economy, and freedom of information. It also urges additional North Korea-specific attention by appropriate UN human rights authorities.
On the humanitarian front, the bill authorizes increased funding for assistance to North Koreans outside of North Korea, including refugees, orphans, and trafficking victims. It endorses, but also seeks greater transparency for, the delivery of U.S. humanitarian aid inside North Korea. Finally, it would condition direct assistance to the North Korean government on human rights and transparency benchmarks, but allows the President to waive those restrictions for national security purposes.
In terms of refugee protection, the bill requires a formal clarification of U.S. policy and affirms the eligibility of North Koreans to seek protection as refugees under U.S. law. It also urges the UN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to use all available means to gain access to North Koreans in China. Although the principal responsibility for North Korean refugee resettlement naturally falls to the Government of South Korea, the United States should play a leadership role in focusing international attention on the plight of these refugees and formulating international solutions to their profound humanitarian dilemma.
***동아닷컴
잘 읽었습니다. 잘 비유하셨네요. 다양하게... 전여옥 의원은 한번쯤 박경림씨를 만나 사과 한번 해야는데... 그리고, 한 가지 더 지적하면, 우리나라 헌법이나 의회 제도가 미국식이라고 단정하면 안됩니다. 유럽식과 미국식을 혼합한 형태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한국적 민주주의' -한국파 박정희 대통령. !!
첫댓글 열린 미친당 빨리 3년이 후딱같은면 그때까지 못참아
퍼감니당 ^^*
잘 읽었습니다. 잘 비유하셨네요. 다양하게... 전여옥 의원은 한번쯤 박경림씨를 만나 사과 한번 해야는데... 그리고, 한 가지 더 지적하면, 우리나라 헌법이나 의회 제도가 미국식이라고 단정하면 안됩니다. 유럽식과 미국식을 혼합한 형태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한국적 민주주의' -한국파 박정희 대통령. !!
좋은글 도움 많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