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은 날은 별로 기분이 안 좋은 날입니다 ㅡㅜ
요즘 낙찰 받은 물건 처리하느라 고생하고 있는데 솔직한 심정으로는 큰 물건 하나 하고 수익을 내는게 쉽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저 같은 소액투자자&경험이 필요한 초보투자자 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겠지요
욕심내지 말자고, 서두르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되뇌이지만 저도 요즘엔 토지나 건물에 투자해서 한번에 대박(?)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오늘 오전부터 서둘러 길을 떠났습니다
낙찰받은 빌라에서 소유자및 채무자(뭐 오늘부로 등기권리증이 넘어 왔으니까 이젠 저의 집)를 만났습니다.
사실 그에게 열쇠도 다 받고 명도가 반은 끝난 상태이지만 살림살이며 물건들에 대해 포기각서를 받아야 했거든요.
비록 경매 당하긴 했지만 깔끔하게 살림해 왔던 집이라 물건들도 모두 깨끗하고 쓸만합니다.
문제는 이 아저씨가 친구네 집에 얹혀살게 되어서 아까워도 눈을 질끈 감고 이 물건들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거죠.
물건을 포기한다는 것은?...... 단 한푼이라도 쥐어줘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이사비라고 하는게 아니라 협조비라고 하는 것이겠죠? 냉기가 감도는 집 안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아저씨가 어려운 듯 이야기를 꺼냅니다. 형편이 너무나 어려운지라 겨울이라도 나게 돈을 좀 받았으면 한다구요.
분명 새파랗게 젊은 아가씨한테 손을 내밀기가 어려웠겠죠.
하지만 이미 그에게는 자존심을 지킬 명분이나 당위성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 또한 그걸 알고 있구요.
그가 차라리 파렴치하고 뻔뻔한 사람이였으면 아마도 더 쉬웠을것 같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런 사람들에게는 법대로 하거나 법 이외의 것으로 대응하면 될테니까요.....
하지만 이 아저씨는 정말 불쌍합니다.
불특정 다수의 불우이웃보다 차라리 이런 사람을 조금이라도 도와주는 것이 어쩌면 더 좋은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는 악성채무자도 아니였고 권리관계를 보면 정말 어쩌다가 빚을 져셔 해결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온 사람이니까요.
"사모님은 어디 계세요?"
라고 물었는데 너무 아픈데를 찔렀나봅니다.
머뭇거리며 말끝을 흐리는 아저씨...그냥 모두 끝이 났다는 말뿐!
예전의 저였다면 쌈닭정신으로 해결했을지 모릅니다. 무조건 한푼도 안 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 했을껍니다. 하지만 그건 명분과의 싸움일뿐 결코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이사비 몇푼 아끼는 것보다는 이사비를 주고도 남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있고 성공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이상향 일테니까요.
아아~
그걸 알고 있음에도 행하지 못하는 저는 아직 초보입니다.
잔뜩 밀려놓은 각종 고지서와 대출받은 통장을 들이밀면서 아저씨한테 액션을 좀 취했습니다.
[유니짱]"아저씨 이게 모에요.... 저 월급 100만원 받고 일하는 직딩인데요 이거 근근히 모은걸로 투자하는거에요 200만원 벌자고 대출까지 껴서 하는건데 이거 공과금 내면 뭐가 남아요 아이씨.......ㅜㅜ"
(아저씨가 경매에 대해 조금만 알았어도 공과금이 모두 낙찰자 승계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텐데....)
[아저씨]"아유...... 나 이렇게 많이 안썼는데 이상하네 정말 ㅡㅡ;"
그런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서 아저씨한테 일단 각서를 받았습니다.
모든 유체동산에 대해 권리를 포기하고 대신 돈을 수령한다는 각서였죠. 물론 액수는 공란이였습니다
한참을 있다가 다시 어렵게 돈 이야기를 꺼낸 아저씨......
[아저씨]"그럼 정말 딱 50만원만 주세요. 저도 너무 힘들어서 그 이상 받으려고 했는데 공과금도 많이 밀렸으니까 할말이 없네요"
[유니짱]"아저씨! 이게 무슨 1-2억짜리 물건도 아니구 이게 말이 되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돈 주고 싶었지요)
협상의 법칙대로, 우선 가격을 후려쳤습니다
[유니짱]"10만원만 드릴께요 저도 선심 쓴거에요"
(내가 말하고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음 ㅡㅡ)
[아저씨] "허허허허........ 아 내 죄다 내죄........"
(어이없는듯 허공을 보고 한참 웃음)
결국 많은 액션들 끝에 20만원으로 쇼부를 치고 모든 유체동산에 대한 권리를 양도 받았습니다.
오디오며 오븐렌지 전자렌지 lg쌀통 밥통 냉장고 쇼파 장롱 세탁기 장식장, 장식장의 양주들, 주방기기들 기타 등등.....꽤 쓸만한 물건들이 많아서 고물상에 주기는 너무 아깝습니다. 더 연구를 해봐야 할 듯
비교적 저렴하게 낙찰받았고 집도 깨끗해서 수리할 곳도 없고 깨끗하고 새것인 유체동산들도 저렴하게 양도 받았으니 기분이 좋아야 할테지요?
하지만 기분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글로는 이렇게 간단하게 쓰지만 저의 이 복잡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막말로 제가 그 아저씨의 상황이였다면 차라리 돈 안받고 갈때까지 가잔 식으로 나왔을지 모릅니다.
옷 한벌을 사도, 운동화를 사도, 좀 근사하게 식사 한번해도 10만원이 넘는 시대이잖아요?
성격 좀 있는 사람들에게 10만원 이야기 했으면 장난 하는거냐고 되물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사실 저란 사람은 대출 받을때 법무사 삼실에 전화해서 급행비도 깍는 짠순이입니다.
때로는 여유있는 제 모습을 찾고 싶은데,,, 기질 때문인지 잘 안됩니다.
부의 기준은 상대적인거라고 하지요?
그를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키를 내가 가지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한 사람을 너무 몰아세운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mbc도 싫고 추운날씨도 싫고 노씨 아저씨도 싫고 경매도 싫습니다.
첫댓글 협상의 방법을 좀 배워야 되겠습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갑니다... 경매를 하다 보면 언제나 만나게 되는 복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쉬운 길을 아니 마음 편한 길을 가기로 결심했죠.. 왜냐면 제겐 아직 두돌배기 딸아이가 있어서 그냥 몰아부치기가 싫더라구요...빨리 평상심을 찾길 바래요... 유니짱 화이팅!!
상대방이 삶에 대하여 포기 직전까지 가신 분이라고 이 글을 읽음으로써 나타나내요. 뭐 부딪히다 보며는 이런 사람도 만나고 저런 사람도 만난다고 생각 하십시요.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져서 더욱 그런 기분이 드는건 아닐런지요...기운내세요^^
아~ 힘 빠진다....나도....
춥네요.
그런 마음이 더 예쁩니다... 줘도 좋을 사람에게는 줘도 좋습니다. 그것이 나 편하자는 논리이기도 하지요... 둘중 한 사람이 손해를 본다면 손해 보는쪽에 서는 것도 좋은 것입니다.
저도 mbc 싫습니다.. 힘내세요
유니짜아앙님~~!!! 조금 더 여유롭게 말씀이라도 좀 너그럽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지금은 매수하여 인수 명도 ,인도 받지만 사람일이란 모르거든요..좀 더 베풀었으면 합니다. 화이팅
유니짱은 빨간 바지(?)의 적극성과 아름다운 맘도 가지고 계십니다.... 양보! 이거 잘 안됩니다....ㅎㅎ
음..참으로 어려운일이 명도죠...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명도는 잘하셨네요. 다만 마음이 편치않은것은 유니짱 마음이 착해서 입니다.....두루두루 행복한 세상이 와야 하는데 이상이겠죠????
약한 모습은유니짱님이 아니지!!!^^* 추운 날씨지만 힘내셔용~~
잘봣습니다..공과금이 모구 낙찰자에게 승계되지않는다는이야긴 무슨듯이죠 아파트도아닌데요..
저런걸 착하다고 하는 군요...경매가 싫어진다...
좀 더 쓰시지... 내 맘이 아포~
유니짱님. 벌써 고수 대열에 들어가신듯 합니다. ^^; 명도는 마음으로 하는거라고 하던데... 딱 유니짱님 두고 하는 말인가 보네요.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ㅡㅡ;
너무했당~ 정 맘이 그러시면 유체 재활용에 넘기시고 그돈 챙겨드리 심이 ~
글을 읽으면서도 유니짱님의 마음이 너무 가슴 깊이 와 닿네요.. 가슴이 착찹하시겠어요.. 힘내세요. 화이팅!
유니짱님은 역시고수십니다.그쪽에서먼저 돈이야기가 나오도록 한다음 그금액에서 협상을 하여 해결하였으니 ? 그것도 가볍고 홀가분하게?
그래요.. 때론 여유를 가지고 살아보구 싶네여.. 유체를 요기서 팔아서 돈드림어떨까요??? 저두 팔아 드릴께여...
좀 더드리시지 불쌍해요=,,=
앞으로 지금의 그 마음 잃지 마시고 임하시면 좋은 결과 있으실겁니다. 힘내세요
이 겨울에 그 아저씨는 어찌살라나요. 그렇게 안된 사람 요즘 많습니다. 그런분들 어서 일어나시길 기원합니다. 예쁜 유니짱님, 마음 괴로우시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지요. 아무튼 유니짱님이 행복하시길...
ㅡ..ㅡ~~~~아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난다~~~나도 아끼던 장식장 까지 주고~~~10원한장 못받고 나왔는데~~~몰랐던내가 바보지~~~~누구을 탓할까?????
자우도님의 자책 이젠 털어내셔도 될듯합니다.
옛말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명도,참 어렵지요.잘하셧네요. 그사람에게 100만원을 준들 그 무슨소용이 있나요. 차라리 님처럼 심적으로 부담을 주어 빨리 재기하는데 오기가 생기도록한다면 이는 지금 건네는 돈은 비교가 안되지요.잘하셨습니다. 인생 공수래공수고지요...........
유니짱님..이러기도 하고 저러기도 하지요...너무 자괴감 갖지 마세요.. 어쨌든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원칙이 있는 것이니, 차라리 내공을 더 키우셔서 더욱 저렴하게 낙찰 받아 도울 수 있을 때 돕는게 좋지요...^^
말씀은 그리 하시지만 유니짱님 벌써 대단히 높은 곳에 서 계시는것 같습니다/
유니짱님을 보고 글을 읽으니 더 이해가 갑니다..
항상 사람을 상대하는것이 제일 힘들다고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이런 애기를 같이 할 수있는 경공사회원들이 있으니 힘내세요 화이팅 참 세미나 뒷풀이 후기를 올려야하는데......
어째든 서로 얼굴 붉히지 않는 선에서의 해결만으로도 좋은 것 아닌가 합니다! 유니짱님 화이팅~~
어느새 유니짱님의 팬이 되어 가는 듯 합니다 감기조심하세요~~에구
정말 가슴아픈 일이군요, 유니짱님 마음이 괴로우시다면 언제든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심이 어떨런지요...
눈물나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게 싫습니다...그런 물건을 만나지 않기를...
여기 울진날씨보다 더 춥네요~~~~~~~~~~ 그 아저씨는 지금 어디에~```` 세상 살이가 다 그런거지요........
명도, 어렵기는 하지만 맘이 편해야 되지 않을까요? 내가 조금 덜 먹어도 내 맘이 편하다면 그게 더 마니 남는건 아닐까요? 사실 손해본건 아니니까요...
이런 젠장 "노" 씨들은 왜 그런느거야~~~~나도"盧"...^^
제가 아는 부동산경매 고수들은 이사비를 전부다들 넉넉히 챙겨드립니다. 50~100만원 .. 몇백만원 챙겨준다고 그것이 정도의 길이 아니고, 잘못된건 아닙니다. 고수일수록 세입자들을 사랑으로 감싸안고 가는법이죠.. 물론 모든 세입자들한테 그러는건 아닐테지만... 너무 짠순이시군요..
이러다 정말 성격때문에 뒤집 어 지는 채무자 조심해야합니다. 내가 아는 채무자는 이런날 집에 식칼 두개 들고 경매하러 온 사람들 다 죽이고 자기도 죽는다고 정말로 난리쳐서 모두 도망간 적도 있습니다. 이런건 목숨걸고 한다고 생각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