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해나 허리를 펴지 못하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힘들게 하였을까요?
그녀는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아이들을 많이 낳았고,
산후 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들로 밭으로 일을 나가야 했고,
남편에게 속 썩고,
고된 시집살이에 속을 썩었는지도 모릅니다.
척 보기에도 그녀의 생활은 고역이었고,
고단한 삶을 버티어 온 흔적이 역력합니다.
아마 지금도 굽은 허리로 통증을 참아가며
고되게 일을 하며 살아갈지도 모르죠.
자기 팔자소관이려니 하고는.................
그녀는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줄도 모릅니다.
모든 것을 참고 견디는 것까지
우리 윗세대의 어머니들과 똑 닮았습니다.
만약 우리가 그분들의 고단했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러나 대부분 어머니들의 삶은
소리를 내지 못하고 묻혀버리고 맙니다.
예수님께서 그 여인을 바라보셨습니다.
그 여인을 바라본 순간,
예수님은 그 여인의 아픔과 괴로움을 눈치 채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그 여인을 가까이 부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만큼,
자기 소리를 내지 못하는 여인들의 아픔을 잘 이해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여인에게 손을 얹고 말씀하셨습니다.
“여인아, 네 병이 이미 너에게서 떨어졌다.”
그러자 여인에게서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여인의 굽었던 허리가 펴지고 여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여인이 지른 첫 소리는
하느님의 위대하신 능력을 찬양하는 노래였습니다.
그러나 이 일로 분개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일이 일어났던 회당의 회당장입니다.
회당장은 사람들이 안식일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 화가 났습니다.
하느님께서 일 할 수 있는 시간을 엿새나 주셨는데
굳이 안식일에 와서 병을 고쳐달란다고 화를 냈습니다.
공연한 트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안식일에 자기 소가 웅덩이에 빠지면 건져내지 않겠느냐?
하물며 아브라함의 자손이 사탄에 묶여 있는데
안식일이라고 해서 어찌 이 여인을 사탄의 사슬에서
풀어주지 않겠느냐?” 고 그들의 몰인정함을 야단치셨습니다.
“여자가 어디 사람잉교.”
산골 마을의 어느 촌부가 던졌던 말입니다.
노동으로 단련된 그녀는
구릿빛 얼굴에 깊게 주름살이 패였죠.
허리는 구부정했고, 손마디는 갈퀴처럼 거칠고 굵었습니다.
그녀는 골다공증, 관절념, 신경통, 위장병 등등
안 아픈 데가 없었지만, 눈만 뜨면 밥 먹고 여전히 일만하였습니다.
그게 자기의 팔자소관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죠?
보잘것없는 여인도
하느님께는 귀하고 사랑스런 딸이셨습니다.
예수님,
당신께서는 그 당시 사회가 하찮게 보던 여인들을 귀하게 보셨고,
또 여인들의 고통과 아픔을 잘 이해해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인들을 당신의 동료로까지 받아들이셨지요?
예수님,
아직도 자기 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
아직도 참고 견디기만 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들이 예수님 당신 안에서 참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하소서.
하느님의 귀하고 사랑받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당신 안에서 사랑과 친교를 이루며 살게 하소서.
여자도 사람이고,
하느님의 사랑받는 딸이라는 진실을 늘 잊지 않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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