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구는 견과류를 넣고 과자처럼 바삭하게 기름을 넣지 않고 볶은 멸치를 좋아한다. 하지만 멸치를 볶으면 모두 달라붙어서 식구끼리는 괜찮지만, 손님상에 내기에는 좀 그럴 경우가 있다. 얼마 전 강레오 셰프가 '밥상의 신'이라는 프로에서 부드럽게 멸치 볶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내가 멸치를 볶는 방법보다 훨씬 쉽고 간단하다. 정말 부드러울까? 한번 따라 해보기로 하고 아주 가는 멸치와 그보다 조금 굵은 멸치,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 보았더니 훨씬 부드러웠다.
멸치는 블로그 이웃인 서완이맘 님네서 사온 것이다. 지난 4월 동생과 외삼촌 내외와 함께 청산도에 다녀오면서 완도항 근처에 있는 서완이맘 님이 오픈한 '서완이네 바다샵'에 들렀다. 동생이 완도에 가면 단골로 들르는 곳이 있다고 했는데 내가 아는 곳이 있다고 하니 언니가 볶아주는 멸치가 맛있더라며 이왕이면 내가 아는 집으로 가자고 해서 들렀다.
남편은 전복을 키워서 판매하고, 서완이맘님은 건어물 가게를 열었다. 아직 어린아이 둘을 키우면서 가게도 하고 있는 서완이맘님을 보면 참 당차구나 싶다. 그날 우리가 갔을 때 시켜놓은 짜장면이 퉁퉁 불게 된 것을 보고 후다닥 필요한 것만 사고 제대로 인사도 못 하고 오면서 마음이 짠했다. 그날 사온 미역과 멸치, 다시마 등을 보면서 모쪼록 고생하는 만큼 보람이 있기를 바란다.
멸치를 부드럽게 볶는 강레오 셰프의 비법은 바로 '마요네즈'였다. 마른오징어를 무칠 때 마요네즈를 이용하면 부드럽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멸치를 볶을 때 양념장에 마요네즈를 섞는다는 것도 이미 알고는 있었다. 그런데 강셰프는 멸치에 마요네즈를 넣어서 잘 섞은 뒤에 볶는다고 했다. 아항, 그렇구나. 알고 나면 참 간단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방법이었다.
실험결과 견과류를 넣고 볶을 때, 마요네즈로 멸치를 버무리면 확실히 달라붙지 않아서 좋았다. 하지만 우리 식구들은 예전 내가 하는 방법이 더 맛있단다. 기름을 이용하지 않고 볶으니 아무래도 마요네즈를 이용하는 것보단 칼로리가 높지 않을 듯하다. 손님상에 품위 있게 올릴 것이 아니라면 굳이 칼로리가 높은 마요네즈를 이용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멸치 호두 볶음
재료 - 멸치, 마요네즈, 호두, 참기름, 통깨
양념장 - 간장, 매실액, 양파액, 물엿
멸치에 마요네즈를 넣고 잘 섞는다.
위생 장갑을 끼고 주물주물 하면 부드럽게 잘 섞인다.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호두를 데친 뒤 건져서 물기를 뺀다.
끓는 물에 데치면 호두의 떫은맛이 덜하다.
멸치가 짭조름하니 간장을 조금만 넣고 양념장을 만든다.
양념장을 바글바글 끓인 뒤 호두부터 넣고 조리다가 멸치를 넣고 잘 섞는다.
서로 어우러지면 참기름과 통깨를 넣는다.
식은 뒤에도 달라붙어서 뭉치지 않고 부드럽다.
멸치 아삭이고추 볶음(?) 조림(?)
재료 - 멸치, 마요네즈, 아삭이고추, 참기름, 통깨
양념장 - 간장, 물, 매실액, 양파액, 물엿
강레오 셰프는 멸치와 아몬드를 넣고 볶았는데 나는 고추를 넣고 만들었다.
견과류 대신 고추를 넣으니 사실 볶음보다는 조림에 가깝다.
꽈리고추는 너무 맵다고 해서 아삭이 고추를 이용해서 멸치를 볶았다.
멸치에 마요네즈를 넣고 잘 섞는다.
(견과류가 들어가지 않아서 굳이 마요네즈를 이용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실험정신으로 이용했다.)
양념장이 바글바글 끓이면 1cm 길이로 썰어 둔 아삭이 고추를 넣고 한소끔 조린 뒤 멸치를 넣고 잘 섞는다.
참기름과 통깨를 뿌리면 완성!!!
<시니어리포터 유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