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봉 대기자]
장바구니 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제유가 상승에다 폭염, 최저임금 상승 등 여러 요인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경제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앙등, 국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신선식품이 폭등, 밥상 물가가 춤을 추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배추와 무 가격은 7월 초보다 두 배 이상 급등했고 우유값과 유제품 가격도 오름세다. 도시가스 요금도 평균 4.2% 인상됐다. 일정한 생육기간이 필요한 농산물은 한 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그 여파가 장기간 이어지기 때문이다.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는 주된 요인은 국제유가다. 배럴당 70달러를 넘나드는 국제 유가는 국내 유가는 물론 공공요금과 대중교통 요금까지 줄줄이 밀어올리고 있다. 가스가격마저 가파르게 오르면서 택시·버스 요금 인상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 부진이 심화되는데 물가까지 오르면 가계 살림살이는 한층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내수와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경기의 활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 이미 몇 달됐다. 실업자가 6개월째 100만명을 웃돌고 취업자 증가 폭이 5개월째 10만명대에 머무는 등 고용 절벽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소득이 줄거나 소득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면 실질소득은 더욱 줄게 된다.
각종 물가와 공공요금 인상은 서민들의 실질소득 악화로 직결된다. 수입은 제자리인데도 지출만 늘어나기 때문이다. 수급에 따른 생필품 가격이야 그렇다 해도 공공요금 인상은 자제를 해야 한다. 불가피하다면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인상시기도 물가에 영향을 덜 미칠 수 있도록 시기를 분산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평균 1.4%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에는 1.8%로, 내년 상반기에는 2.0%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책 없이 물가가 오름 곡선을 그리게 되면, 삶이 피폐해지게 된다.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데 물가는 오르니 소비가 더 줄고, 이것이 다시 생산과 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가능성마저 우려된다.
각종 물가와 공공요금 인상은 서민들의 실질소득 악화로 직결된다. 수입은 제자리인데도 지출만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비자들이 겪을 고통을 고려, 비축물량 대거 방출, 조기출하 유도, 할인판매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밥상물가’ 급등을 막아야 한다. 정부는 행정지도나 협의를 통해 각 지자체가 공공요금 인상 폭을 최소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