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대교구 장한평 성당과 지역 재개발 문제로 갈등을 겪어온 재건축 조합 측이 최근 성당 건물을 강제 철거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성당에서 쫓겨나 오갈 데 없게 된 장한평 성당 신자들은 24시간 기도를 바치며 보금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최유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도심의 재개발 열풍 속에 개발 지역 내 성당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장한평 성당에 용역업체 직원들이 들이닥쳐 성당 집기를 모두 끌어내고 건물을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재건축 문제로 성당과 갈등을 빚어오던 조합 측이 법원과 용역업체를 동원해 명도 집행을 단행한 것입니다.
장한평 성당 주임 송 진 신부입니다.
[인터뷰 : 송 진 신부 / 장한평 성당 주임]
“법의 판정은 건물만 인도하라는 거지 건물의 철거령은 아직 구청의 허락을 받은게 아닙니다. 그래서 구청 직원이 나와서 공사를 중단하라고 했습니다.”
지난해 신설된 장한평 성당은 동대문구 장안1동의 연립주택을 매입해 임시 성당으로 사용해왔습니다.
그리고 입주 8개월 만에 재건축사업인가가 나와 성당을 이전해야 했지만, 조합 측과 보상금 문제를 합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계속해서 송 진 신부입니다.
[인터뷰 : 송 진 신부 / 장한평 성당 주임]
“이 땅을 원한다면 이 근처 땅 값 생각하지 않을테니까 315평 사주면 바꿔주겠다. 그러면 땅 값 얘기할 필요 없죠.”
재건축 조합 측은 이에 대해 “성당이 터무니없는 보상금을 노리고 재건축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맞서고 있어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송 진 신부는 일주일 넘도록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고, 신자들도 성당 앞에 천막을 치고 24시간 철야기도를 바치는 등 성당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 조합 측의 강제 철거에 항의하기 위해 지금까지 천 명이 넘는 주민 서명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 송 진 신부 / 장한평 성당 주임]
“재건축 재개발 법이라는게 탐욕의 법이고 약자의 것을 강제로 뺏어가는 법입니다. 80%가 동의하면 20%는 강제 수용한다는건데 사적인 기업의 일에 이런 강제 수용령을 낸다는 것이 탐욕이라고 보는 겁니다.”
장한평 성당은 이번 주 안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동대문구청 앞에서 지역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할 계획입니다.
PBC 뉴스 최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