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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민족광대 故 정공철 영결식
김창집 추천 1 조회 297 13.06.16 07:18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민족광대 故 정공철 영결식

 

미여지벵뒤 지나 서천꽃밭으로

민조광대 민중심방 정공철님 떠나던 날

비새(悲鳥)도 낭가지에서 칭원하게 울고 가더라

 

장례기간 2013. 6. 13.(목) ~ 6.16(일)

영결식 2012.6.16(일)8시/ 신산공원 4.3해원방사탑 앞

 

민족광대 정공철 문화예술인 장례위원회

 

 

故 정공철(鄭公鐵) 약력

 

1960년 제주도 모슬포 출생

1979년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입학

1989년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1980년 놀이패 수눌음 입단

1987년 8월 놀이패 한라산 창립회원

1987~1990년 제주문화운동협의회 대표

1993년 제1회 민족광대상 수상

2009년 전국농민회 제주도연맹 조천농민회 부회장

 

<무업활동>

1980년 마당극을 하면서 안사인 등으로부터 굿을 배움

1993년 김윤수 선생 밑에서 입무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 제주칠머리당굿보존회(사무장)

2002년 칠머리당 영등굿 이수자

2011년 9월 양창보 선생에게서 명도 물림

서순실 심방에게서 초신질 발룸(17일간)

 

<예술활동>

1980년 <땅풀이>

1981년 <항파두리놀이>, <여우와 포도>

1982년 <돌풀이>, <좀녀풀이>

1983년 <태손땅>

1984년 <이춘풍전>

1985년 <만선>

1987년 <그날 이후>

1988년 <항파두리놀이>, <요노릇을 어떵허코>

1989년 <사월굿 한라산>, <설운 땅, 일어서는 사람들>

1990년 <사월굿 백조일손>, <우알보름 특조보름>

1991년 <사월굿 헛묘>, <개발바람 오름 너머>

1992년 <사월굿 꽃놀림>

1993년 <사월굿 살짜기 옵서예>

1994년 <저 창살에 햇살이>, <사월굿 사월>, <좀녀풀이>

1995년 <사월굿 목마른 신들>

1996년 <사월 상생굿 4?3의 기초>, <동이풀이>

1997년 <사월굿 서청별곡>

1998년 <사월굿 한라산>, 제40주기 4?3위령굿 집전

1999년 <아버지를 밟다>, 영화 <이재수의 난> 출연

2004년 <초혼>

2005년 <끝나지 않은 세월> 출연

2007년 <영감놀이 광대굿>

2010년 <사월굿 백조일손>, 제주큰굿보존회 신굿

 

<연출작품>

1999년 <사월굿 격랑>

2004년 <마당극 전상놀이>

2010년 <4.3화인권마당극제> 총연출

 

 

[조사] 제주 심방 정공철, 민족광대 정공철, 단오멩질날 미여지벵뒤에 갔젠 해라/문무병

 

 사랑하는 아시 공철아. 이 빈복한 놈아. 무사 살 만해 지난 가부는 거냐? 이 무정한 놈아. 오늘도 아침부터 비새[悲鳥]가 날아와 낭가지에서 칭원하게 우는구나. 우는 거야 죄 될 일 아니난 막 실컷 울고 가라. 같이 심벡허멍 울어나보게. 내 팔자도 너처럼 기구하여 ‘정공철’이 술만 먹으면 커싱커싱 허멍, "제주대학 국어교육과 졸업하면 제대로 국어선생 할 아이를 막걸리 사주멍 꼬셩 심방 만들어부러시난 내 인생을 책임져. 마벵이 씨-팔 성님아." 허멍 술만 마시면, 악을 쓰며 반항하고 원망하는 '정광질'이를 위해, 그대를 보내는 조사를 쓰게 되었으니, 이 또한 기막힌 일이 아니냐. 아, 이 칭원하고 답답한 놈아. 광대로 사는 게, 심방의 길을 가는 게 그렇게도 고달프더냐.

 

 이 무정한 정광질이야. 공철아. 그렇다면 사과하마. 진짜 원망하는 게 아니란 걸 난 안다만. 너무 아프고 서러워도 마른 목 냉수 한 사발, 냉막걸리 한 사발 벌컥벌컥 마시고, 타는 목 잔질루멍(축이며) 가라. 공철아. 너 술 마시고 내게 원망하는 게 원망이든 애증이든 그게 측은한 사랑임을 알기에 더욱 아프다.

 나만 그런 게 아닐 거다. 80년대 대학 3학년이던 김수열과 함께 공철이 너를 꼬드겨 마당극을 하자고 탑동으로 제주중학교 근처 복집식당, 영미식당으로 다니며 술을 사주며 제주대학 다니는 동료들을 10여 명 모아오게 하여 문화운동을 한다며 딴따라판 술판을 만들었던 그때의 '마당굿쟁이 광대질'이 왜 우린 그리워질까. 애증이든 원망이든 그건 지나고 보면 아름다운 사랑이었고 그 너의 총기 넘치는 눈동자에 맺히는 눈물 한 방울의 연기 또한 명품이었으니, 오늘 내가 공철이 너 때문에 행복했던 그때를 못 잊는 걸까. 이놈아. 너무 속을 너무 드러내지 말게. 이제 같이 있을 시간도 많지 않네.

 

 너는 심방이니까 잘 알겠지. 넌 이제 이 세상과 저 세상의 중간쯤에 있다는 황량한 벌판, 고사목들 중간 중간에 가시나무 있어 죽은 몸에 걸치고 있는 옷가지, 그게 뭣인가 이승에서 지고 온 슬픔이거나 욕망의 덩어리가 아닌가. 그 모든 것, 아 훌훌 털고 이승의 우리들과 이별하고 저승으로 떠나야 하겠지. 그런 이별이 운명이긴 하지만 다시 만날 길임을 난 아네.

 

 '미여지벵뒤'로 가는 길이 얼마만큼 먼 길인가를. 내 이야기해 줄게. 나 미여지벵뒤에 갔다 왔으니. 아마 거리로 따지면 남아프리카쯤 될 거야. 내가 며칠 전에 남아프리카 남단에 있는 제주도만 한 섬, 모리셔스에 갔다 왔지. 내 생전에 그렇게 멀리 여행할 줄은 몰랐어. 그곳은 내가 경험한 현실세계의 끝이었어. 바로 현실세계가 끝나는 지점에 저승의 피안으로 가는 저승 올레가 모리셔스라는 곳. 그곳에 나의 이여도가 있었고, 바로 그곳이 꿈에 그리던 나의 이여도, 그곳이 바로 '미여지벵뒤'라 생각하게 되었어. 그런데 그곳이 나의 현실세계 여행의 끝에서 만난 이승의 끝에 있는 천국, 제주도와 같으면서도 모든 슬픔이 다 녹아 없어져 버리고 평화로만 남은 이여도, 그곳이 미여지벵뒤였다는 거지. 그러니 공철아. 네가 먼저 가서 내가 오길 기다리는 저승은 지옥이 아닐 거야.

 

 이 세상에도 광대들이 꿈꾸는 새 세상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자네가 잘 아는 서천꽃밭. 먼저 떠난 착한 누이들이 물을 주어 키우는 생명꽃, 번성꽃, 환생꽃 들이 만발한 서천꽃밭이 있지 않은가. 내가 이여도에 갔다 왔다면, 넌 나를 믿을까? 내가 이승의 끝 남아프리카 모리셔스에 갔다 온 건 모두가 알지. 그런데 내가 천국 이여도에 갔다 왔다 믿는 사람은 없지. 그건 나의 꿈이었지. 꿈속에서 보았던 이승의 피안, 광대들이 꿈꾸는 좋은 세상 말일세. 천하의 광대 정공철아. 결이 고운 친구, 아름다운 우리들의 벗 공철아. 우린 갈 길이 머네. 그 먼 길 아름다운 광대의 길을 가기 위해 잠시 이별하는 거지.

 

 오, 지긋지긋하게 착한 아이, 말썽꾸러기 삐돌이 정공철아. 늘 정신으로 살아 있으라. 쓸데없이 문무병을 원망 말고. 저승과 이승 길을 틀 순 없지만, 이승 사람 이승의 법도에 맞게 저승사람 저승 법에 맞게 살아가도록 하자. 당분간은 너와 내가 중음에서 헤맬 수밖에 없을 것이니, 눈물도 슬픔도 사람으로 있으면서 흘려야 하는 거라면 우리 오늘 실컷 울고 가세. 술맛도 즐기며. 쩨쩨하게 놀지 말고, 내가 너를 만날 날은 오늘뿐, 그래서 오늘은 나도 할 말이 많았네. 공철아. 영게울림으로 저승과 이승의 역사를 쓰기엔 너무 짧은 순간일세. 본을 풀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니 먼 훗날 어느 새끼 광대가 나타나 “공철이형. 어시난 생각남수다.” 하면, 어서진 단오 멩질날이면 날 생각해 달라 하며 픽 웃고 마는 그런 역사. 광대들의 역사 속에만 남아 있으라. 민족광대 정공철이여. 안녕. 

 

 

[조시] 훌훌 털고 가라, 공철아! / 김수열

 

8월이면 민족극한마당이 제주에서 열리는데

경향각지에서 찾아들 딴따라들을 위해

그때까지 다부진 몸 만들어

막걸리 석 잔은 거뜬하게 비울 수 있게 하겠다더니

에라이, 야속한 사람아!

이 속절없는 사람아!

4?3굿이며 입춘굿은 누가 이어가라고

서천꽃밭 시왕질 이리도 서두르셨는가?

바당에서 노는 것들이 하나같이 안줏감이고

한라산 사무실 남은 술이 어서 오라 부르는데

피다만 담배꽁초가 재떨이에 그대로 남아 있는데

에라이, 야속한 사람아!

이 속절없는 사람아!

관덕정 마당에 카페리가 들면, 그땐

전국의 광대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천지가 개벽할 해방세상 대동세상 열두 당클 큰굿판을 벌이겠다던

그 다부진 약속은 어찌 되었는가, 이 사람아!

혈육 한 점 수정이만 남겨두고

왜 이리 서둘렀나, 무정한 이 사람아! 나쁜 이 사람아!

 

그러나 어쩌겠나?

이승에는 이승법이 있듯 저승에는 저승법이 있어

그 대 먼길 떠나시니 붙잡지 않으려네

뒤돌아보지 말고 훌훌 털고 가시게

미운 정 고운 정 다 거두어 가시게

가서 부모님 찾아 뵙고 대학 마쳤으니 곧

선생 할 거라고 거짓말했던 거 한 잔 따르면서 고백하시게

먼저 간 동생도 불러 두 일레 열나흘 못다한 정도 함께 나누시게

얼마 전 앞서 간 털보 최정완이도 불러 새로운 굿판을 도모하시게

이승과 저승이 서로 만나고

산 자와 죽은 자가 한데 어우러지는

신인동락 너른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으리니

공철이 이 사람아, 먼 길이라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먼 길이라네

돌아보지 말고 가시게.

 

 

민족광대 정공철 문화예술인장 장례위원회

    

고문

김영훈 김윤수 문충성 오경훈 양금석 이애주 임문철 정지창 채희완 현기영

 

장례위원장단

강동균 강요배 강창일 고원종 고정국 고희범 김기삼 김병택 김사열 김상철 김창우 김창후 김창집 나기철 문무병 박경훈 박인배 서순실 심규호 오석훈 오영호 양동윤 이철수 장일홍 최재우 한림화 허영선

 

호상

김수열

 

장례위원

강강범 강경식 강경호 강나미 강남규 강대원 강대윤 강덕환 강동수 강동조 강동효 강방수 강봉수 강상미 강상우 강선영 강성열 강소원 강소전 강순선 강신욱 강애숙 강연순 강연하 강원보 강정식 강정효 강정희 강종원 강주실 강진희 강창훈 강택환 강하나 강호진 강희철 고 훈 고경희 고광덕 고광민 고광범 고광성 고권섭 고권일 고길천 고덕순 고덕유 고동업 고동원 고민석 고봉기 고봉희 고산옥 고성만 고성환 고성효 고수남 고승남 고영진 고원종 고윤정 고은정 고은택 고정자 고제량 고창후 고혜숙 고희숙 곽민아 구재연 권순정 권오남 권호웅 김강곤 김건우 김경화 김경훈 김광렬 김광빈 김규중 김균민 김기정 김나인 김대안 김도안 김도일 김돌산 김동도 김동만 김동순 김동윤 김두옥 김만호 김명선 김명숙 김미리 김민별 김민수 김병삼 김병철 김석윤 김선관 김선종 김성대 김성례 김성주 김소연 김수범 김수보 김수진 김순남 김순덕 김순옥 김승준 김시현 김양숙 김여진 김연희 김영란 김영수 김영진 김영철 김영태 김영하 김옥희 김용범 김운천 김은숙 김은희 김익현 김장택 김재범 김재호 김정렬 김정순 김종만 김종민 김종혁 김종환 김주역 김주원 김지영 김지훈 김진희 김찬석 김창곤 김창이 김철의 김철헌 김태호 김평담 김평산 김평삼 김평선 김평수 김필국 김하균 김항례 김해옥 김행대 김현경 김현국 김현미 김현숙 김현준 김현철 김형섭 김혜경 김호준 김호천 김황식 김효철 김희만 나창진 남기성 라 문 류기형 리지자 마승락 마치순 문경수 문관수 문대림 문석범 문승준 박강의 박기태 박령순 박상대 박세환 박연희 박영옥 박외순 박정곤 박정길 박정미 박정운 박종관 박진우 박찬식 박찬희 박춘우 박태관 박학봉 박형식 박희진 반민순 방은미 배기철 배인석 백대현 백운선 변령나 변향자 부석희 부순정 부진희 서민우 서보령 서상규 서수정 서영수 서지은 성대복 성안일 성장순 소철진 손재서 손재오 송대수 송맹석 송문석 송병갑 송은정 송정희 송지영 송형진 송희정 신동재 신동호 신복만 신순덕 신제균 심종석 안동우 안민희 안영제 안유림 안종훈 안진영 안현준 안혜경 안희정 양근혁 양동규 양동우 양미경 양승건 양용호 양원홍 양윤모 양정심 양진웅 양창보 양창용 양천우 어연선 엄 휘 여상익 여상훈 오 멸 오광현 오만식 오상근 오세란 오세혁 오숙현 오승국 오영덕 오영섭 오영훈 오용부 오용선 오지나 오춘옥 우대식 우승혁 우옥자 우종필 유영초 유용문 유인택 유철인 육봉숙 윤미란 윤순희 윤영희 윤춘광 윤현미 윤현숙 이 철 이경수 이경순 이경희 이광백 이규배 이규희 이문식 이방수 이병철 이병훈 이상봉 이상우 이상철 이상희 이석규 이석문 이수빈 이승순 이승택 이신애 이연실 이영숙 이영웅 이영일 이옥순 이용범 이용순 이용옥 이은숙 이은영 이정미 이정은 이정화 이종현 이종형 이주란 이주행 이중길 이지훈 이태훈 이현순 이현주 이효춘 임경희 임대성 임은혜 임창숙 임철남 임해정 장고은 장소익 장영주 장윤식 장철기 전민규 전미영 전소백합 전현철 전희련 정경우 정경희 정민구 정연도 정용성 정원태 정은식 정이근 정찬일 정태진 정해란 조경만 조기정 조미영 조영재 조인재 조정희 좌경희 좌안정 지이화 지정남 진순효 진은주 최 현 최명희 최병찬 최상돈 최승집 최의덕 최현미 최희영 추동엽 탁정아 한송이 한승호 한유심 한은주 한재호 한종경 한진오 함석영 함창호 허남춘 허은정 허창옥 허태준 허호준 현민철 현분도 현수훈 현승환 현승훈 현애란 현진호 형남수 홍경남 홍경지 홍경희 홍기룡 홍기만 홍길수 홍리리 홍선영 홍순연 홍순자 홍승이 홍영철 홍죽희 홍준의 황재민 황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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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천수경 - 삼보사(三寶寺)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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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6.17 11:03

    첫댓글 아름다운 사람 한 분을 잃었습니다. 문무병님의 조사를 읽고 또 일고, 고인의 주변엔 모두가 아름다웠습니다.

  • 13.06.17 14:53

    잘 가시게. 그대의 따뜻한 미소를 잊지 않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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