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10대 고교생이 세상을 떠나면서 불치병에 걸려 투병중인 환자 5명에게 새 생명을 전해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7일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오는 3월 모 전문대 경호학과에 입학 예정이던 송대현군(19·순창군 순창읍)이 교통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은뒤
간과 신장, 심장, 췌장 등의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송 군의 장기는 16일 새벽 전북대병원과 서울 아산병원 등에서 생명 나눔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던 환자 5명에게 이식됐다.
수술을 시행한 전북대병원 이식팀은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상태는 모두 양호하다”고 전했다.
송군의 부모는 “2남1녀중 장남인 아들은 중학교 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할 만큼 건강했고 항상 부모를 생각하는 착한 아이였기에 뇌사상태가 믿기지 않았다”며 “하지만 아이의 죽음이 다른 사람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장기를 기증키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송군이 불의의 교통사를 당한 것은 지난 11일 오후 9시.
강원도 원주에서 10여일전 순창으로 이사와 치킨가게를 개업한 부모의 일을 도와주기 위해 오토바이 배달을 가던중 승용차와 충돌한 것이다.
송군은 4곳의 병원을 돌며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15일 오후 7시 전북대병원으로부터 최종 뇌사 판정을 받았다.
송군의 부모는 “아들의 시신을 온전히 보전해 장례를 치르고 싶은게 부모의 마음이지만 경찰이나 경호원이 꿈이었던 아들인 만큼 마지막 가는 길에 의미있는 일을 해주는게 더 큰 사랑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기 이식을 받은 한 환자의 보호자는 “농사일을 하던 남편은 10여년전부터 만성신부전증을 앓아 5~6년전 부터는 투석기 옆에서 긴 투병 생활을 해왔다”며 “수술을 받기전 ‘기증자의 숭고한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남은 삶 최선을 다해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전했다.
17일 오전 송군의 부모와 가족, 친지, 친구들은 대학병원영안실에서 납골당으로 안치되는 송군의 마지막 가는 길을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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