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 날(5월 14일)
8시 50분까지 호텔로비에 집결하면 되는데 옆지기가 5시 조금 지나 일어나 부산을 떠는 통에 나도 잠이 깨버렸다.
체크아웃 준비도 전날 밤 다 해 놓아 서두를 일도 없는데...
6시 40분경 식사를 하고 다시 객실로 들어오자 옆지기가 드러눕는다.
어째 빨리 일어나더라니. 나도 졸렸지만 누가 깨워주지 않을터라 눈을 부비고 TV뉴스를 보며 잠을 쫓았다.
뉴스에서는 중국 지진속보가 계속되고 사망자가 22,000명에 이른다는 우울한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10시 이집트항공을 타고 두바이행.
비행시간 3시간 정도. 모자란 잠을 보충하다.
내릴 때 이집트항공의 기내잡지(Infiigt Magazine) 한권을 들고 나왔다.
두바이가 독자적인 세상을 만들어 가고 사람들은 또 그 세상을 보러 계속 찾아 온다는 기사가 실려 있어서다.
두바이공항은 허브공항(허브란 바큇살이 모이는 중심이라는 말로, 이 공항에서는 중동은 물론 어느 대륙이든 직항로를 이용할 수 있다) 답게 크고 깨끗했다. 하지만 편의성면에서는 우리 인천공항만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항건물을 나오자 숨이 턱 막힌다.
내리쬐는 햇볕과 아스팔트에서 뿜어내는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기온이 섭씨 40도가 넘는단다.
이집트는 습도가 낮아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했는데, 위도상 카이로보다 조금 아래 있는 두바이는 상대적으로 기온과 습도가 높아서 그늘에 들어가도 후끈하다.
호텔로 이동하는 길에 차창너머로 보이는 광경이 이집트와 사뭇 다르다.
각양각색의 최신건물이 즐비하고 곳곳에서 공사를 펼치고 있다.
차로가 정비되어 있고, 신호등도 보인다. 다만 횡단보도는 별로 없다. 가로수도 벤자민이 많다. 약한 황사현상도 보인다.


호텔에 짐을 풀고 대장금이라는 한식당에서 해물탕으로 저녁을 먹고 푹 쉬었다.
TV채널이 너무 많아 처음부터 끝까지 올리다 보니 김희선과 권상우가 보인다. 반가와서 더빙된 아랍어를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한참 동안 채널을 고정했다. 옆지기 말로는 슬픈연가 마지막회라고 했다.
눈을 뜨니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다. 잠이 달아나 다시 TV와 씨름을 했다. 이번엔 채시라가 보이고 최수종도 나오고 수애도 나온다. 해신(海神)이다. 집어들고 온 잡지를 들여다 보다 다시 잠을 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