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27]
신용정보를 그만두기 직전 외환은행 동경지점 차장과 일선 지점장을 지낸 은행 선배인 K에게 전화를 걸었다. K선배(ROTC 9기)는 아내의 주식투자로 인한 손실로 내가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고 자포자기하고 있었을 때 나를 많이 위로해 주고 용기를 준 분이었다. 둘이서 인천 차이나타운 밴댕이 횟집(1호집)에서 만나 술도 많이 마셨다. 그런데 이제는 그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그는 타조 농장을 하다가 실패하고, 프리 코스닥 투자에 전 재산(은행 퇴직금)을 올인했다. 그런데 그 회사가 상장되기 전에 부도가 나고 말았다. 따라서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설상가상으로 얼마 후 근육 암에 걸렸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그는 비록 암을 치료한다 해도 후유증으로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러나 만약 치료하지 않는 다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상황에 봉착해 있었다는 것이다.
전화선을 타고 오는 그의 목소리는 숨이 몹시 거칠고 떨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당시 나 또한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나와 같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나 강원도의 버려진 어느 폐가(廢家)를 수리해서 같이 살다가 죽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나는 계속 그의 호흡이 거칠어져 더 이상 말소리를 알아듣기가 곤란했다. 나는 좀 진정(鎭靜)이 되면 한 번 만나자고 제의하고 전화를 놓았다. 그러고서 이틀 후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인 소식이 그의 부인을 통해서 들려왔다.
그는 전화 통화 후 다음 날 그가 살던 아파트 꼭대기에서 투신자살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참으로 참담하고 허망(虛妄)한 최후였다. 그는 내가 삶의 위기에 처했을 때 큰 도움을 주었는데, 나는 그를 위해 도움을 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빈소에 가서 조문하는 것 외에는.... .
첫댓글 강원도의 폐가에
들어가
조용히 지내보지도 못하고....?
너무 허망하게
생을 마감했군요.
R9기
그 후배님의
명복을 빕니다.
소식이 끊긴 K선배의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 나가시는지 매우 안타까운 마음입니다ㅡ
다저님의 첫 글을 읽어내가는 순간 ..
눈을 떼지못하고 주욱..
정말 나를 도와준 분이 세상을 떠날때 그아픔을 어떻게 극복하셨을까요! 생각하니 그분의 생이 너무 비참하게 다가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미뇽님 감사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추소리님 감사합니다
아이고 가슴 아파요 ㅠㅠ
재산 잃고 건강 잃고 삶의 의욕도 잃었군요.
그분의 남겨진 가족들은 어찌 살았을지 저도 걱정이 되네요.
달항아리님 감사합니다ㅡ네 많이 걱정되었습니다ㅡ
아무런 희망이 없어지니 죽음을 선택하셨군요..ㅠㅠ
고통속에서 죽음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그 길이 최선 이었을지도 몰라요..
다저스님께서도
도움을 받으신 분의
비보에 너무나 충격이고 황망하셨겠네요..ㅠㅠ
마음이 괴로웠고 K선배하고 만났던 지난날의 정다웠던 잔상들이 가끔 뇌리에 떠올랐습니다ㅡ
아,
가슴이 애립니다~~
오죽 하셨음 그러 셨을까,
감정이입이 되면서,
그만큼 힘 들었을 터인데,
잘 살아내신 다저스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격려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은행에 지점장까지 하신
선배님인데도
퇴직금을 주식에 올인했다
상장도 하기전에 부도나
빈털털이 되었으니 얼마나
충격이 크셨을까요..ㅠㅠ
설상가상 암까지 걸려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니..
정말 인간으로써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었을거 같아요..
다저스선배님 께서도 힘든
상황들 잘 이겨 내셨듯이
앞으로는 건강에 더욱 신경쓰시면서 편안하신 날들 되시길 응원 드립니다~^^
참으로 다정다감하신 보라님의 글을 받잡고 그 따뜻한 마음에 고개 숙입니다. 보라님의 노후인생이 정말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이 되시기를 충심으로 빕니다ㅡ
다저스님의
무궁무진한 스토리.!
La 다저스 (MLB)
월드 챔피언 시리즈
보다 더 익사이트 함더..^^
대하 서사시를 능가하는
주옥같은
인생 희노애락 드라마
완결편을 보는것 같심더.
대단한 내공의 필력이
감동 그 자체임더.
존경 스럽습니다.!
블루진정님도 내공이 보통이 아닌 분입니다. 노래실력도 탁월하시고요 ㅡ감사합니다ㅡ
저도 이번에 고약한 의사의 성급한 오진으로
졸지에 전이성 척추암환자가 되어
암 표지자 검사해놓고 원발암이 뭔지 기다리던
일주일 너무 참혹했어요
일반암은 죽을때까지 거동은 하지만
척추암은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더군요
그선배님도 다저스님과 강원도로 가고싶었겠지만 두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암이니까
저처럼, 거동은 되는 일반암이 부러웠을겁니다
저도 확진받으면 그렇게 몇개월 더사느니
5초면 끝나는 아파트 옥상 추락사를 하려고 했어요
그때 그선배님의 절망이 느껴져서
가슴이 아픕니다 편안한 곳에서 영면하고계셨음 좋겠어요 오늘글은 재밌게 보았다고 인사 못드리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