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통해 성장해 가는 아이들 이야기
『5번 레인』/은소흘 글/노인경 그림/ 문학동네
현정란
수영장 레인 앞에 서서 숨을 고른다.
심호흡을 한 번하고 물속으로 뛰어든다.
풍덩-
쫙 펴서 모은 다리를 흔들흔들 흔들며 물 밖으로 몸을 내밀고 몸을 앞으로 쭉 뻗는다. 왼팔 앞으로 뻗어 물을 잡고 내치고, 오른팔을 앞으로 뻗어 물을 잡아낸다.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쭉쭉 나간다. 물론 발차기도 열심히 하면서.
파닥! 파닥! 파닥!
얼굴을 오른쪽으로 내밀고 다시 물속으로 넣기를 반복하면서 물속을 헤엄쳐간다. 레인의 끝을 터치하고 몸을 한 바퀴 돌린 다음 다시 앞으로 힘차게 뻗는다. 물살을 가르며,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다섯 바퀴, 여섯 바퀴. 열 바퀴를 돌고나면 거친 숨이 뿜어져 나온다. 수영장 레인을 따라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갈 때의 기분은 수영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언제 적 이야기인가?
오래된 이야기다.
다시 수영을 하고 싶다.
『5번 레인』은 초등학교 6학년 수영부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수영장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가는 한강초 수영부 에이스 강나루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5번 레인에서 팔을 앞으로 뻗어 발차기를 하며 앞으로 죽- 빌고 나가는 강나루. 수영대회에서 일등을 놓치지 않았던 강나루 앞에 김초희가 나타난다. 김초희가 강나루를 재치고 1등을 차지한다. 강나루는 어떻게든 김초희를 이겨보려고 하지만 이길 수가 없다. 김초희의 팔이 강나루보다 한 뼘은 더 길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에게 신체적인 조건을 갖는다는 것은 중요하다.
승부욕이 강한 강나루는 김초희를 이길 수 없다는 마음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1등을 되찾기 위해 매일 새벽 학교 수영장에서 연습을 한다. 그때 강나루 반으로 전학 온 정태양. 정태양은 긍정적인 아이다. 자신이 되고 싶은 꿈도 많았다. 6학년이 된 현재의 꿈은 과학자와 수영선수다. 수영연습을 마치고 뛰어가는 강나루 몸에서 풍기는 비누향이 정태양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강나루에게 첫 눈에 반한 정태양은 강나루 곁을 맴돌고 결과는 둘이 사귀게 된다는 것이다.
수영대회에서 1등을 하고 싶은 강나루는 김초희 수영복을 훔친다. 훔치려고 했던 것이 절대 아니라 훔치게 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돌려주었다. 서로 화해를 하고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강나루와 김초희는 선의의 경쟁자로 국가대표수영선수의 꿈을 꾸며.
뻔한 이야기지만 ‘수영’이라는 매개체로 한 성장 동화라는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수영을 하고 싶다.
2021. 3. 4.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