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생각

[병장김광중]

에밀리 브론테믜 폭풍의 언덕처럼 거대한 빗줄기가 영혼까지 쓸고간 기분이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의 노인마냥 고요를 직감하는 밤이다
우리 인간은 때론 자연앞에 얼마나 나약한지 모른다
호호 할머니집 비둘기 둥지는 알이 두개가 되었고 내일은 아마 3개가 되어 있겠다
암놈 비둘기는 쏟아지는 빗줄기와 바람에 몸을 희생한채 알을 품고 있었다
미물을 보며 부모님에 대한 가없는 희생을 느끼고 자식들 걱정할까봐 요양원이 너무 좋다고 하시는 엄마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가가 젖어온다
내일은 따갑지만 햇살을 기대해 본다
우리 인생도 질곡의 길에서도 희망을 가지듯이 장마의 햇빛이 그립다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호호할머니 옛날 회상처럼 그래도 풍족하고 살기좋은 세상이다
부모의 희생이 있고
나이상 인정해주는 아름다운 사랑이 있고
새삼 이순간 행복하다
그래도 오늘은 비가 준 시원한 여름밤을 보내며
아름다운 내일을 꿈꾸고 싶다~~~
김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