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에 상영되었던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 영화는 나의 말문을 닫게 만들었다. 중년의 사랑까지는 여러 영화를 통해서
느낌을 전달받았었는데, 노년의 사랑은 <죽어도 좋아> 이후에 처음인 것 같다.
죽어도 좋아는 노년의 사랑을 아름답게 묘사한 것이 아니라 노년의 사랑도
플라토닉 러브가 아닌 육체적인 그것을 추구할 수 있다는 원초적인 사랑에 대한
그 당위성을 주장하는 선에서 끝나서 많이 아쉬웠었다.
연기력이 출중한 중견연기자들이 자신들의 출연료를 절반이나 스스로 깎아가면서
출연하여 최선을 다한 모습이 역력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이순재, 윤소정,
김수미, 송재호 등이 주연을 맡아서 너무나 아름다운 노년의 사랑을 그렸기에 먹먹한
가슴에서 흐르는 눈물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 영화는 백 마디 말보다 어쩌다가
한 번 씩 툭툭 던지는 짧은 대화와 침묵이 주는 참소리가 어우러져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최루성이 강한 영화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라면 남편에게 아내라는 존재나 아내에게 남편이라는
존재는 마치 공기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기가 없으면
10분도 못 견디고 사망부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그렇게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고마운 존재인 공기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한 번도 공기에 대해서 고맙다고
정식으로 인사하는 법이 없다. 공기라는 것은 당연히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부도 서로에게는 공기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늘 공기처럼 내 안에서 같이
숨 쉬고 있기에 아내라는 존재가 남편이라는 존재가 때로는 아주 별게 아닌 것처럼
생각되어지기도 한다. 고맙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든다. 배우자가 있어도 예쁜 여자에게
눈이 돌아가고 멋진 남성에게 눈이 돌아가는 것은 부부사이에서 흔히 있는 일 중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피 끓는 청춘의 시기를 같이 보내면서 부부는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리고
40-50대 중년이 되어서는 어느새 참 많이 늙은 배우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날 문득 잠에서 깨어 찬찬히 들여다 본 아내의 얼굴, 펑퍼짐한 얼굴에 주름이
많이 진 그 모습을 보다가 나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젊은 날에 생기 있고 고운 그 얼굴을 내가 이렇게 만들었구나.”생각하니 너무 많이
미안해졌다.
나는 아직도 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