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에 다니는 친형과 몇일 전 소주 한잔 했답니다.
형은 지난 1월에 예쁜 공주님을 얻고, 2월에 만 3년만에 대리에 승진을 했답니다.
축하주 겸 형제끼리 진솔한 자리를 마련했었죠.
감자탕 국물이 소리를 내며 거품을 터트리며,
형의 담배 한개비는 조용히 타들어갔습니다.
"형. 뭐 않좋은 일있는거야? 우울해보이는데.."
몇 분간 정적이 흐르더니, 형이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냥. 이렇게 되는 거였나봐. 아버지 처럼, 삼촌 처럼, 주위의 선배들 처럼..
아버지로, 돈 버는 기계로..
뭔가, 좀 특별한 삶을 원했는데, 그냥 인생은 이길을 향해 가는 것 같아.
계속..."
그 말을 듣곤 제가 뭐라고 이야기 못하겠더군요.
음악 좋아하던 형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형이 먼저 좋은 직장을 얻어서 앞으로 나아갔던, 듬직했던 형,
그 형의 말이
지금 이 순간에도 가슴 속에 큰 파장이 되어가네요.
하기야. 형의 삶도 인생이고,
여기 까페에 있는 모두의 삶도 인생이니까요.
잠시 제가 좋아하는 영시 하나 옮겨 볼까 합니다.
The Road not Taken / 가지 않은 길 - Frost. Robert. 1920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marked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
노란 숲 속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렸다.
한꺼번에 두 길을 다 갈 수 없어,
안타까와 오래도록 선 채로,
덤불 속으로 굽어 들어 안 보이는 곳까지
한 쪽 길을 멀리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곧고 아름다운 다른 길을,
풀이 무성하고 인적이 드물었기에
아마도 매력 있는 그 길을 택했다.
하지만 인적 드물기론
실상 둘 다 거진 같았던 것을 -
그날 아침에, 두 길은 모두
아무도 검정 발자취 남기지 않은 채,
잎새에 덮여 있었다.
아 아, 그 첫길은, 다른 말을 위해 남겨 두었다.
그러나 길과 길이 어떻게 어울리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다시 올 날 있을까 의심하였다.
숱 한 세월이 흐른 뒤에
어디선가 이 이야길 한 숨 섞어 말하겠지.
숲 속에서 두 길이 갈리어,
그런데 나는 -
나는 보다 인적 드문 길을 골랐으며
그로해서 이렇게 모두 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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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선택한 그 길을 위해 아직은 후회를 하지 맙시다.
앞으로 나아가세요. 그리고 그 길의 쉼터에서 한번 자신을 뒤돌아 보세요.
자신의 삶에 희망과 힘을 가져봅시다.
모두들 잘 될 것입니다.
첫댓글 밖에 비도 오는데....님의 글을 읽으니까 가슴이 촉촉해져 옵니다.....^^* 기분 좋네요....
그렇죠 진짜 그럴것 같고 그렇겠죠.
그래도 우리가 가야할길이 아닐까요??????? 돈버는 기계가 되고싶어하는게 우리들 아닌가요???? 한 가정의 가장으로 훌륭하고 돈잘버는 남편으로......넉넉한 아버지로......불리고 싶기에 우리는 오늘도 이 까페에 들어와서 정보를 얻어가고...나눠주고.......어쩔수없는 일이라면.....즐깁시다.........기계가 되어도..
전에 삼성들어간 친구들 이야기땜시 기분 뒤숭숭... 7시30분출근 밤9시퇴근 매일... 또 한명은 밤에 10시출근 아침 6시퇴근... 삼성가기위해 학교 한학기 더다니고 있는데... 과연 현명한 선택을 한것일까? 씨-익 현명한 선택이겠죠?ㅋㅋ
슬푸다...전 2년 사귄 남친이 삼성들어가구 나서 헤어지자구 하네여, 나한테 잘 할 자신이 없다구 미안하다구, 기다릴 수 있다구 말했지만 몇년이 지나두 자기는 지금 처럼 살 것 같다네여..그 사람은 나오구 싶어서 발버둥 치는 회사를 저는 지금 들어가려구 발버둥 칩니다. 들어가면 그 사람 맘을 이해하려나..
이 글 전체에 너무 공감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사는게 점점 평범해 지는거라니.. 가끔 어른들이 말하시길 제일 평범하게 사는게 제일 행복하다 그것도 힘들다 하시던데 그걸 위로삼아야 하나요? 좋은글 잘읽었어요..
돈버는 기계가 될수밖에 없는것 같은데요..가진자들에 비해 가지지 못한자는 그만큼 열심히 노력해야 좋은결과를 얻는게 현실이죠..하지만 점점 돈 버는 기계가 되어 가는것이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네요...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인사담당자라면 이 글 쓰신 분 뽑겠습니다. 토익이나 학점보다 더 중요한걸 갖고 계신 분이구만요..
제가 좋아하는 시네요. 그리고 마음에 와 닿는 글...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그 친형님과 같은 말을 하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자괴감 x 2 ... 평범한 사람이 된기위해 이렇게 헤메는 현실.. 그리고, 그 평범한 사람의 일상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현실..
돈버는 기계라..흠....생각해보니 나도 돈버는 기계가 되기위해 이렇게 열심히 취업준비 하는것 같기도 하네요.......그리고 돈 마이벌어서 울 아들래미 딸래미는 넉넉하게 살수있게 해줘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그게 대부분의 서민층들이 살아가는 방향이 아닐까요...
머니머신~ 사트 땜에 머니 사이보그가 되는 기회 벌써 잃음.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것이 가장 힘든일 같은데요!! 남들 가는 삼성 가고 싶고... 남들 하는 밤샘 작업하고 싶고... 남들처럼 돈 많이 벌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