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6. 27. 화요일.
장맛비가 그쳤나 보다. 아침부터 하늘이 맑고 밝다. 오전 9시를 넘은 지금 창밖의 하늘에 햇볕이 빨끈 낫다.
나는 추운 계절인 1월 말 태생인데도 밝고 환한 태양의 계절을 좋아한다.
윗옷을 벗고는 수영복 하나만을 입고는 충남 보령시 웅천읍 무창포 바닷가 갯사장에서 마구 뛰며 달리던 청소년, 청년시절이 꿈처럼 떠오른다.
일전 4박5일간 웅천읍 구룡리 화망마을에 있었다.
오랫만에 내려간 고향마을.
낡은 함석집을 둘러싼 텃밭 세 자리에서 정말로 정신없이 바쁘게, 신나게 일을 했다.
'일하는 게 재미난다'라고 말하는 나.
그런데 지금은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안에 갇혀서 빌빌거린다.
서울에서는 나는 할일이 없어서 '등신, 머저리, 바보, 백수건달....' 등이다. 정말이다. 미칠 지경이다.
아파트 실내에서만 맴을 도니 머리가 헷가락 돌 것 같다.
뭐라도 꼼지락거리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젊은 엉아들, 예쁜 아짐씨들이 들락거리는 <아름다운 5060카페>에 들어왔다.
'삶의 이야기방'에서 일기를 써서 올려야겠다.
일전 나는 서해안 산골 아래에 있는 시골집에서 머물렀다.
함석지붕 아래에 커다란 물통 여러 개가 빗물이 가득 찼고, 물속에는 날벌레 애벌레가 숱하게 헤엄을 치며, 물통 상단부분에는 이들의 시체가 새까맣게 달라붙어서 말랐다. 하루살이 날벌레이다.
함석지붕 아래에 큰 물통을 놔두면 빗물이 물통에 가득 차게 마련이다. 빗물을 떠서 집 주변의 풀과 나무 밑에 부어준다. 나는 빗물조차도 재활용하는 사람이다. 어쩌면 '물건저장 강박증'에 걸린 환자일 게다.
안마당 함석지붕 아래에 놓여 있는 커다란 물통. 물을 떠내서 바깥마당의 잔디 위에 뿌려주어야 했다. 빗물의 양이 엄청나게 많다.
무척이나 큰 물통도 여러 개.
함석지붕 아래 시멘트 바닥에는 계단식 형태라서 물통을 비스듬이 올려놨다. 약간 기울게 물통을 놔 두었기에 빗물이 넘쳐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조치했다.
커다란 물통의 빗물을 다 처리한 뒤 물통 밑바닥을 살짝 들추니.... 까무잡잡한 두꺼비 5 ~6마리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숨을 곳을 찿는다. 습기가 많은 은신처에서 사는 두꺼비가 울안으로 기어들어왔다니....
내 시골집 안마당의 담장 아래에는 작은 화단이 있어서 화목과 화초들이 조금은 있다. 20여 개를 훌쩍 넘는 화분도 놓여 있다.
화단에는 늘 습기가 차서.... 화단 바로 곁에는 샘터가 있기에 물을 나오는대로 수채구멍에 붓거나 또는 화단에 물을 홱 뿌렸다.
화단 담장 너머는 앞밭. 많은 나무들로 가득 찬 밭이다.
내 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산골에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이 있고, 다랑이 논이 있고, 200m 쯤에는 야산이 이어진다. 이런 이유로 내 텃밭에는 늘 청개구리, 참개구리, 두꺼비, 도령이의 야생동물이 산다. 심지어는 뱀인 유혈목, 독사들이 울안에 들어오기도 한다.
마을에서 조금은 외진 외딴집,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
더우기나 많은 수목으로 가득 찼기에 야생동물이 늘 득실벅실거린다.
나는 농약을 전혀 치지 않는 친환경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지었기에... 내 텃밭은 늘 친환경, 야생환경이다.
두꺼비, 참개구리, 청개구리가 출입구인 부엌문 앞까지 뛰어든다.
지난해 10월 말 새벽녘. 시골집 안방 문을 열고, 부엌방으로 내려서다가 부엌 창문 입구에서 웅크린 독사를 발견했다!
정말로 무시무시한 뱀... 나는 뱀을 예의주시하고, 아내가 가져온 삽으로 찍어서 잡아냈다.
1969년 8월. 여름방학 때 작은쌍둥이(나는 쌍둥이형)은 시골집 울안 바깥 변소칸에 가다가 뱀 물려서 다음날에 죽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뱀을 정말로 겁을 내면서 두려워 한다.
시골집에 가면 .... 부엌방을 통해서 안방으로 들어가는 구조이기에 부엌방은 밤새토록 전등을 켠다.
혹시라도 징그러운 야생동물이 부엌 입구, 부엌방(예전의 부엌을 뜯어내서 방으로 만듦)기어들어올까 싶어서...
* 부엌방 : 예전은 가마솥에 나뭇가지 장작 등을 때는 이궁이 부엌 구조였으나 가마솥을 걷어낸 뒤에 흙으로 가득 채워 쌓아올린 뒤 방으로 개조함
두꺼비
참개구리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여기에 올린다. 용서해 주실 게다.
나중에 보탠다.
잠시 쉬자..
피곤하면 귀에서 윙윙하면서 이명이 크게 들린다. 또...
2023. 6. 27. 화요일. 비는 그쳤고, 햇볕이 빨끈 났다.
첫댓글 청정한 시골 집 풍경이 머리속에 그려집니다.
청량하고 맑은 공기~
사계절 변하는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
자연에 묻혀 훨훨 살다가 답답한 아파트에 갇혀산다면 답답할 것같습니다
대신 아파트 삶은 여러가지로 편리함을 주니까
다 장단점이 있는듯 합니다
근데 뱀은 역시 무섭습니다
ㅜ
댓글 고맙습니다.
산골 아래에 있는 작은 마을.
노인들이나 살다가 하나 둘씩 떠나면 빈집이나 늘어나는 그런 시골이지요.
제 시골집을 둘러싼 제 텃밭...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땅이라서 자연생태계 그대로이지요.
과수원을 경영하려다가 실패했던 아버지, 그 아들인 나 역시 과일나무 조경수를 심어서 과수원을 경영하려 했다가 또 실패.
제가 텃밭농사를 짓다가 엄니가 돌아가신 뒤 그참 서울로 올라왔더니만 묘목의 나무가 엄청나게 웃자라서;.. 이제는 하늘을 가리대요.
늘 습기가 차니까 야생동물과 곤충이 서식하고.. 저는 뱀이 아니라면 두꺼비, 개구리, 도룡이 등을 전혀 잡지 않지요.
습기가 많은 텃밭이 되었기에 야생 식물도 자리잡대요. 꾸찌뽕나무, 오가피, 산뽕나무 등의 씨앗이 날아와서 자생하고...
이들의 나무와 줄기, 뿌리, 열매 등도 식용/약용할 수 있지요.
아쉽게도 제 아내는 시골생활을 기피하기에
제가 시골집에 내려가면 며칠간 머무는 것이 고작이지요.
저는 시골에서 일하는 게 무척이나 신이 나고.. 삶의 가치가 있는데도... 마음만 늘 시골에 내려가 있습니다.
맞아요.
우리 고향 동네서도 여름이면 담장을 타고 넘어가던 구렁이도 있었고
앞마당에 기어다니는 독사를 밟았다가(예전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그 시절에) 독사에 물린 분도 있었고
바깥마당에서 물린 분도 있었지요.
어쨌든 저도 뱀은 징그럽고 독 있는 뱀은 무섭습니다.
최 성생님께선 쌍둥이로서 쌍둥이 동생을 뱀(독사)에 물려 저세상에 보냈으니 뱀에 웬수가 질만도 합니다.
예전 시골집 지붕은 지푸라기로 덮었기에 참새들이 날아와서 지푸라기에 남아 있는 벼 나락을 쪼아서 먹었지요.
이런 참새를 노려서 구렁이 뱀도 지붕 속에 기어올랐지요. 무척이나 크고 길고...
이에 비하여 독사류는 몸길이는 작아도 머리통/대갈통이 삼각형으로 되어서...사람이 물리면 치명상을 입었지요.
저한테는 뱀은 무조건 원수이지요. 그 쌍둥이 동생이 살았더라면 내 인생도 많이 변했을 겁니다. 대학생 2학년 때 죽었기에.
서해안 산골 아래에 있는 제 시골집.... 토박이 뱀들이 서식하지요. 앞에는 개울이 흐르는 논이 있고, 뒤로는 텃밭과 연결된 산이 있어서...
이른 봄, 늦가을이면 야생동물의 이동 통로가 되기에...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요.
저는 밭일 할 때에는 늘 긴 장화를 신고, 삽을 곁에 두지요. 뱀이 보이면 순식간에 때려서 잡을 궁량이지요.
지금.. 서울에서 살자니 미칠 지경입니다.
어쩌다가 시골집에 내려가면 며칠이라도 더 머물렀으면 싶은데도 함께 내려간 아내는 늘 재촉하지요.
서울 올라갑시다.
독사의 무서움은 저희가족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마흔여덟인 우리아들 국민학교 2학년때 독사에 다리를 물린적이 있었습니다
저도 서울에서 일할때 인데 뱀물린곳이 집근처 라서
아내가 칼로 째고 입으로 엄청 빨아내고 이웃에 사는 제친구가 다리를 묶고 경운기 태워
보건소에 데려가서 치료 받았는데.......
그 상처에서 3년이 넘도록 진물이 나더라구요
약을 발라도 안되고~~~
그래서 항시 붕대를 감고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들빼기 님도 뱀에 대한 경험이 있군요.
제 경험이지요.
쌍둥이 동생이 뱀 물려서 다음날 죽던 해...
충남 보령지방에서는 뱀 물려서 죽은 사람이 일곱 명도 넘던 때도 있었지요.
산행할 때.. 한적한 시골길을 걸을 때에는 늘 조심해야겠지요.
야생동물한테 습격을 당할 수 있기에.
예컨대 저는 말벌에 쏘여서... 하늘이 노랗게 도망쳤고.. 밤새토록 앓다가 뒷날 서울로 올라와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도 있지요.
또 있지요, 말벌보다 조금 작은 오바시벌한테 쏘여서 마구 도망치다가 안경을 어디에 흘렸는지도 모르게....
시골생활은 늘 낭만이 가득 찬 곳은 아니지요. 때로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까요.
댓글 고맙습니다.
구청에서 관리를 하는지
산길을 가다 보면 웅덩이에 여지없이 개구리 가족이 살아요
포도송이 같은 개구리 알 엄청 많아요
그러네요
아픔은 쉬 이 없어지지 않나 봅니다
비 오고 개구리 보이고 그러면 천적 배 암 생각에 .....
진솔한 일기 기록에 찬사를 보냅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야생동물, 식물이 살면 그만큼 자연환경이 깨끗하다는 증거이겠지요.
산골의 웅덩이에 개구리알이 더욱 많았으면 합니다.
간밤에 두꺼비를 검색하니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 보호종이라고 하는군요.
무척이나 큰 왕두꺼비... 저는 시골 밭에서 두꺼비를 보면 제가 자리를 피해주지요.
제 집안으로 기어서 뛰어들어오는 참개구리, 청개구리.... 모두 소중한 자연이지요.
저는 뱀에 대해서 나쁜 기억이 50여 년 째 이어집니다.
그 동생이 살았더라면 저는 사뭇 다른 인생길로 걸어갔을 겁니다.
하나뿐인 아들이 되었기에 저는 몸을 사리면서 조심조심 세상을 살았지요.
두 아들을 잃어버린 어머니한테는 저는 오래토록 사는 게 효도라고 생각했고.. 그게 지금껏 이어지네요.
같은 성당에 다니시는 자매님은 동해시 옥계가 고향인데 13살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뱀에 물려 병원에 못가고 놔두는 바람에 결국 다리를 잘랐지요 무릎 아래를 한 인물 하는 처자가 장애 탓에 장애인 남자에게 시집가고 딸 하나 낳고 살았는데 의족으로 살면서 믿음도 좋으시고 딸도 음대 보내고 80넘으셨는데 아직 정정하십니다 뱀의 독이란 치명적 맞아요 지금처럼 장화를 신었더라면
운선 작가님
댓글 고맙습니다. 성당 자매님.... 어린 소녀시절에 뱀 물렸고, 병원에 가지 못해서 다리를 절단했군요.
저는 시골 텃밭에서 일할 때에는 늘 장화를 신고, 손에 장갑을 끼지요.
덜 다치려고.
시골생활...
제가 짓는 농사... 돈 100원어치도 못 법니다.
그냥 키우는 재미, 가꾸는 재미, 재미로 짓는 농사꾼이지요. 텃밭 세 자리...
지금은 수백그루의 나무가 가득 차서....
일전 텃밭 안을 조금 들여다보았는데 누렇게 익은 매실열매가 무척이나 많이 떨어졌대요.
왕보리수 나무 열그루에서 열매를 따면 제법 많이 따겠지만서도 저는 한 알조차도 서울로 가져오지 않았지요.
마을안길 곁에 있기에 오고가는 사람이 한 웅큼씩 따서 맛을 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