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글의 카오카이 님의 플톡 관련 글을 보고 남몰래 많이 웃었습니다.
사실 이니 군이 사람 만나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플톡이나 블로그를 쓰면서 사람 만나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외박이나 휴가를 받으면
인터넷상에서 항상 얘기만 나누었던 분들,
특히 지방에 계시는 분들을 뵈러 자주 가곤 합니다.
이번 4박 5일 외박에서도 요양(?)이나 할겸,
저번 9박 10일 때 휴가 때 가지 못했던 호남 지방으로 발걸음을 잡았습니다.
광주의 사적지 발굴장에서 일하는 예쁜 의동생이 책 선물도 해주고~
(사실 이니 군이 꿈이 작가인지라 책 읽고 글쓰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상다리 부러지기로 유명한 전라도 한정식집에서
메생잇국과 석화전으로 밥도 얻어먹고-
(여담입니다만, 메생잇국, 허영만 화백의 식객 만화에서 보기만 하고
침을 꼴깍꼴깍 삼켰었는데- 직접 먹어보니 과연 명불허전입니다.
가느다란 김줄기 같은 것이 큼직한 굴과 함께 입에 구수하게 착착 감기는 맛입니다!
숙취 해소에도 그만!^^)
그리고 밤 11시까지 재미있게 얘기하고 놀다가-
헤어져서 이제 숙소를 찾았습니다.
가난한 군인의 숙소란 역시 값싼 찜질방밖에 없지요.
(물론 서울보다 지방 물가가 많이 싸긴 합니다만-
서울에서는 아주 허름한 찜질방도 자고 간다면 보통 10000원씩 받는데-
지방은 비싸야 7000원이더군요^^ 특히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의 찜질방은 꼭 가보셔야 합니다~)
그런데 밀리오레 찜질방으로 가기 위해 황금로 쪽을 막 지나던 차에
이니 군 눈에 무엇인가 들어왔습니다.
그 것은 4층 건물 꼭대기에 매달린 진식태극권(陳式太極拳)이라고 작은 간판이었고
그보다 더욱 작은 창문에 불빛이 켜진 채, 역시 자그마한 태극 문양이 총총총 박혀 있었습니다.
진식, 혹은 진가태극권((陳家太極拳)!!
다무정련회 무우 여러분들도 다 알고 계시겠지만,
유파가 무궁무진한, 내가권 계열의 태극권,
그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이고 실전적이기로 소문난 진가태극권의 도관이
광주 시내에, 그 것도 지하도 아닌 4층 건물 위에 단촐하게나마 있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평소라면 정말 눈에도 안 들어왔을 위치였는데, 하나님의 도우심일까요.
그 때 시간이 벌써 23시 30분. 많이 늦은 시각이었지만, 창문에 모두 불이 켜져 있기에
혹시나 야간반을 운영하고 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냉큼 4층까지 올라갔습니다.
4층에 자리잡은 도관은 매우 작고 단촐했으며,
유리문 안을 들여다보니, 관장님실이 틀림없는 방에서
관장님으로 보이는, 동안의 젊은 관장님과 남녀노소를 망라한 몇몇 관원들이
담소를 나누시며 차를 드시고 계셨습니다.
두어번 똑똑 정중하게 문을 두드린 뒤에
관장님과 관원 분들이 저를 보신 뒤에야 비로소 문을 슬쩍 열고
허리를 꾸뻑 숙였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관장님,
저는 지금 군복무 중이고 외박을 맞아 잠시 여행을 다니고 있는 소년(?)입니다.
갑자기 늦은 밤에 불쑥 찾아와 폐가 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운동에 관심이 많아서, 서울에도 찾기 힘든 진가태극권 도관을 보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그 순간 싸아~ 해지는 분위기.
모두들 찻잔을 두고 서로를 쳐다보시다가,
관장님은 그 가운데 그저 빙긋이 미소만 띠고 계실 뿐이었고,
그 중에 가장 나이가 어린-
고등학생이나 되었을 법한, 꼭 거침없이 하이킥의 혜성 군처럼 생긴
동안의 잘생긴 남학생 하나가 진한 사투리로-
"아니, 글믄 간판만 보고 찾아왔단 말씀이신디~"
옆에 있던 30대의 안경 낀 회사원 풍의 아저씨도 한 말씀.
"아니, 대체 어디서 뭐하시는 분이길래 갑자기 이 늦은 시간에..."
"(아까 얘기했는데~) 아, 그러니까 여행 다니다가 갑자기 간판이 보여서-
그래서 창문에 불켜져 있길래 염치불구하고 찾아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워낙 운동에 관심이 좀 있어서..."
그 순간 모두 일제히 박수치시면서 환영해주시는 분위기!
"웜메, 그려라? 이거 연도 보통 인연이 아니고마잉~ 꼭 무슨 영화나 소설 같은디?"
"시상에, 그러게 말여요. 간판도 쬐깐한 것이 넘들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것인디
인연이여, 인연. 이 것이 보통 인연이 아니네잉~"
다들 그렇게 감탄하고 계셔서 적어도 쫓겨나지는 않겠구나 생각하고 약간 안심하며
가운데서 말없이 찻잔만 비우시는 관장님을 바라보았습니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관장님은-
(여담이지만, 꼭 면도한 오광록 씨와 똑같이 생기셨습니다..;;)
이소룡처럼 기른 긴 머리를 한손으로 가만히 쓸어넘기시며- 미소만 띠고 계시다가
"일단 추운데 따뜻한 바닥에 좀 앉으시지요."
하시더니,
"나는 제자도 아무 제자나 받지 않습니다.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말을 앞세우기보다 정말 무술에 뜻을 두고 근면하게 정직하게 수련하는 사람만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 밤에, 이렇게 약속을 하고 왔다고 해도 찾아오기 어려웠을 이 곳에
찾아온 자네를 보니, 어떤 인연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라고 꼭 영화배우 같은 말씀을 하시더니, 갑자기 자리를 털고 일어나시며,
"먼데서 손님이 오셨으니, 한 번 보여드려야겠군요."
라며, 물론 나중에 알았지만, 태극권의 대가 1로(大架 一路)를 보여주셨습니다.
일찍이 현 진가태극권의 종사인 진소왕 노사는
진각 한 번으로 건물의 창문을 다 진동시켰다고 하는데-
이 관장님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분이 보여주시는 연무의 초식초식 하나하나마다
문외한이 제가 보아도 물흐르는듯한 부드러움이 느껴졌고,
순간순간 타격을 가할때마다 그 힘을 끌어모아 일정하게 끊어버리는 듯한
강함이 느껴졌습니다.
태극권의 상체 움직임은 택견과 아주 유사했는데-
택견에서는 타격과 관절기 모두가 항상 부드러움 안에 끊어지지 않고 내포되어 있었는데 반해-
태극권에서는 상체가 택견처럼 부드러운 반면, 하체는 비교적 고정되어 있었고,
유(流)와 강(强)의 구분이 분명한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진각을 한 번 내리밟을 때마다
정말로, 농담이 아니라 건물 바닥 전체가 쾅쾅 진동하는 그 모습!!!!!
나중에 저도 진각이 아니라 체중을 실어 온 힘을 다해 바닥을 쾅쾅 굴렀지만-
발바닥만 아프고 가벼운 반탄력만 되돌아올 뿐,
결코 그 천둥같은 진동은 오지 않았었습니다.
진각으로 건물을 흔들었다는 진소왕 노사의 이야기도,
길의 포석 모두를 밟아 깨어버렸다는 신창 이서문의 이야기도
그저 무술하는 사람들 사이의 허풍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정말로 발질 한 번에 건물 바닥을 쳐 진동시키는 고수를 보자
목젖이 꼴깍꼴깍 울리고,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문외한인 제가 보아도 확연히 드러나는 무력과 그 깊이 있는 내공!
대가 1로 연무는 약 이십여분 만에 끝이 났고,
관장님의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고 나서-
관원 분들은 각자 병기며 짐을 챙겨 두 분이서 말씀 많이 나누시라고 귀가하셨고-
그제서야 관장님은 나를 관장님실 안으로 들어오라 하시며
차를 권하고 신변에 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30대 중반인 줄 알았던 관장님께서는 나이가 올해로 마흔넷-
20년이 넘도록 태극권 수련을 하셨고-
여담이지만, 아까 검을 챙겨 돌아갔던 혜성 군 닮은 잘생긴 동안의 남학생도
올해로 스무살이랍니다.
(태극권에는 혹시 어떤 동안의 비법이 숨어 있는것일까요;;;;;)
간단한 통성명과 의례가 끝나고 나서
관장님께서는 본격적으로 담론에 들어가셨습니다.
"자네. 왜 내가 처음 보는 자네에게 무작정 연무부터 보여줬는지 아는가?"
(여담이지만, 말투도 정말 오광록과 비슷하십니다. 조용조용 느릿느릿 말씀하시다가
중요한 부분에 쾅! 강조하시는 말투가...ㅋㅋ)
"잘 모르겠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초고수와의 언동에 그저 얼어 있는 이니 쿤.
익숙치도 않은 정좌 자세로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습죠..;;)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제자를 선별해서 받아.
인연이 없는 사람, 말로만 수련하려는 사람, 상대를 이기려고만 하는 사람은 무인의 도리를 모르지.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몸 공부를 하지 않으니, 공부가 다 헛된 말로만 끝나는 것이야.
아까 자네를 보니- 들어오는 품새도 젊은 사람이 예의가 그 정도면 되었고-
또 여기까지 찾아온 인연으로 봐서 필시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아주 강한 사람인 것 같아서
내 두말 않고 권법을 보여준거야.
(강조) 왜! 인고 하니, 수련하는 사람 끼리는 여러 말이 필요없다는 소리지.
백문이 불여일견. 백마디 쓸데없는 말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무인들끼리의 인사고 공부란 말이지."
찻잔 한 모금 꿀꺽 하시더니
"자네는 어떤 운동을 주로 했는가?"
"예. 뭐 대단한 것은 못 됩니다만. 결련택견을 가장 오래 했고,
무에타이, 권투, 국예원 합기도 등을 조금씩 맛만 보았습니다."
"요즘 운동을 접한다는 것이 다 그렇지. 대부분 외가(外家)의 무술들이로구만."
"태극권은 내가의 무술이라고 들었습니다만."
"그렇지. 요즘 이종격투기 등의 영향으로 외가 무술이 많이 성행하고 있는데-
태극권은 내가 무술의 정종으로 외가와 그 근본이 달라."
하시더니, 내 손을 슬쩍 끌어 팔과 어깨, 허벅지, 정강이를 만져보게 하셨습니다.
"느낌이 어때?"
하시는데, 이건 뼈가 아니라- 마치 단련된 무에타이 선수의 그 것처럼
꼭 쇠심을 박아놓은 듯한 무게와 경질이 느껴졌습니다.
감히 단단함, 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그 뼈는 정말 강철처럼 단단했고,
그에 반해- 살은 마치 어린아이의 그것처럼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웠습니다.
"무에타이 선수들은 맥주병으로 두드리거나 해서 몸을 단련하지만,
태극권의 단련은 그와 근본적으로 달라.
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태극권의 수련 방법으로 내 몸의 체질을 바꾼 걸세."
하시더니 제 몸을 슬슬 만져보시고.
"어깨에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 있고- 관절은 너무 약해.
이런 연두부 같은 몸으로 그동안 무슨 운동을 했고, 또 앞으로 무슨 운동을 할 거란 말인가?"
하고 쓴웃음을 지으시더니,
갑자기 또 밖으로 끌고 나가시며,
"오늘 이 것도 인연이니 여러 가지 보여주지."
하면서 태극권의 단편(單鞭) 자세를 잡으시며,
저보고 무얼 해도 좋으니 공격해보라 하시는게 아닙니까?
아무리 그래도 설마 태극권 관장님이라 해도 때리면 아프시겠지 싶어서-
사정 볼 것 없이 (어차피 고수시니까! ㅋㅋ) 인사를 드리고
곧바로 치고 들어갔습니다.
주먹과 발로 때리는 순간, 마치 도깨비가 흐느적거리듯이
뒤로 쓰윽 물러나면서 타점을 흐트러뜨리시고,
또한 잡아서 꺾거나 넘어뜨리거나 밀치려고 하면,
손이 무슨 얼음덩어리처럼 내 손과 손 사이를 쓰윽 빠져나가고,
한편으로는 아무리 밀고 당겨도 전혀 움직이지 않으시고,
그러다가 제 풀에 기운이 빠져서
그저 어설픈 공권유술의 자세로 뒤로 물러나 가드만 굳히고 있자면,
손을 번개처럼 뻗어 제 가드 사이를 스르륵 비집고 들어오시면서
"허허, 머헐라고 그렇게 딱딱한 자세를 잡는대~ 힘들게~"
손가락으로 눈두덩 위를 정확하게 따악~한대 튕기시는데,
그 것이 어찌나 아픈지 순식간에 땀을 쫙쫙 흘리며 쓰러져버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가 로우킥을 차려고 하면, 정강이로 슬쩍 막으시는데
그 정강이가 어찌나 단단한지, 그저 모서리로 빗맞기만 해도
뼈가 깨져나가는 듯한 충격이 왔고,
덧붙여서, 흔히 말하는 1인치 펀치! 발경타!
저처럼 쓸데없이 군더더기 스윙이 큰 펀치가 아니라
그저 손을 가만히 뻗어서 허리를 앞으로 튕겨넣었을 뿐인데도 순식간에
제 몸이 2,3m 이상 뒤로 쭈욱 밀려나가는 그 신기!
저는 완전히 무릎을 꿇어버렸습니다.
고수도 그냥 고수가 아니고 초고수란 기분이 들었습니다.
결련택견의 도기현 회장님,
공권유술의 강준 관장님,
또 가라테하는 친구들, 합기도하는 친구들,
故 역호산 선생님의 제자인 군대 동기.
모두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분들의 무술에는 어떠한 현실성 같은 것이 분명 느껴졌는데,
관장님의 태극권에서는 정말 내가 지금 속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영화를 찍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주먹과 발이 닿는 순간 사람 몸이 푹 꺼지듯
저렇게 부드럽게 타점이 흐트러지고,
또 아무리 잡고 꺾으려 해도 무슨 물귀신처럼 쭉쭉 빠져나간단 말인가?
한참을 그렇게 헥헥대고 있으려니 또 빙긋이 웃으며 조롱하십니다.
"몸이 연두부 같아서 겁나서 손을 못대겄네~ 견딜만헌가?"
하시고는 저를 안으로 다시 들어오게 하시며
간단한 가르침을 마치셨습니다.
* * *
이제까지 만나본 고수들이 무예의 실전성을 중시하는 타입이었다면,
관장님은 확실히 뭔가 달랐습니다.
공부하는 스님의 절방 같은 작은 관장님실 안에는
태극권 책 말고도 저처럼 유학동양학 전공생들이 보는
유학 책이며 도학 책들이 빼곡하게 차 있고-
관장님의 말씀은 시종일관-
꼭 뜬구름 잡는 듯한 철학과 무예의 연관성,
특히 노자의 도덕경에 관한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불과 그 전날까지였다면-
동양 무술을 하나의 오컬트화시키려는 사기였다고 비웃으며 말했을지 모르지만-
그 엄청난 실력을 제 눈으로 보고 또 겪었는데 믿지 않을수가 없었고,
또한 철학에 대한 관장님의 그 박학다식함과 깊이,
그리고 무술을 하나의 운동보다
철학과 공부로 보시는 관장님의 시각이 나의 시각을 크게 일깨워주시고 또한 합치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오랜 담론을 마치니 벌써 새벽 1시가 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여쭈었습니다.
"관장님, 아까 제 실력을 보셨겠지만, 저 같은 사람도 태극권을 배워 성과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랬더니 또 미간에 주름을 잡으시며
"또 말로만 걱정하는구나! 일단 해봐! 해보고 나서 얘기해!
진소왕 노사도 30이 넘어서 처음 무술을 배웠어!
해보지 않고 그런 걱정, 할 필요가 없는 거야!"
라고 갈! 하셨습니다.
"관장님, 저도 관장님 밑에 입문하여 태극권을 배우고 싶습니다!"
라고 하니 씨익 웃으시면서
"일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내 곁에서 평생을 머물고 싶다네 어쩌네
하더니, 결국은 한 달을 다 못 버티고 돌아갔어.
3년 적공! 나는 말만 잘하는 사람을 믿지 않아. 일단 3년만 내 곁에 있어보라고 해.
나는 아까도 말했지만, 도장 운영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고,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그저 인연 닿는 사람만을 받아 가르칠 뿐이야."
차 한잔 하시고 나서,.
"내가 보기에도 자네는 외가 쪽의 사람은 아니야.
태극권에 입문하고 싶다면 목동 쪽에 우리 계열 도관이 있으니
그 쪽에서 수련해보는 게 어떤가? 열심히 하다보면 공부가 잘 될 거야."
라고 하시며 명함을 건네주셨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돌아가라는 말씀을 끝으로 사부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루를 배워도 사부는 사부인 거야. 오늘 내가 가르침을 주었고,
또 앞으로 우리는 깊은 인연이 있을지 모르니- 앞으로 나를 만날 일이 있다면
사부라고 불러주게. 여기 관원들이 다 그렇게 하듯이. 지금같은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수련하다보면 오늘처럼 자꾸 스승이 보이고, 또 성과가 보일 테니
묵묵히 수련에 열중을 다하도록 하게."
그래서 저는 광주에서 뜻밖에도 사부님과 인연을 맺게 된 것입니다.
* * *
그 다음날, 친구를 만나기 전,
행여나 사부님께 어떤 초식이라든가 기본적인 무술이라도 하나라도 주워들을 수 있을까 해서
오후부터 쌩 하니 달려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사부님은 때마침 본토에서 직접 건너오신 사부님의 사부님,
즉 나의 사조님 되시는, 진 노사님께 검을 사사받고 계셨습니다.
대한쿵후협회의 황주환 회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섭게 단련한다.
그들은 수련 방법을 외인에게 잘 보여주지 않으며,
특히 보법은 제자에게 전수하여도 스승이 뒤통수를 맞는다 할 정도로
중히 여겨 절대 비밀리에 전수한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어제의 그 온화한 모습과 달리, 사부님은 엄한 표정을 지으시며,
지금은 사부님의 시간이니 다른 때에 다시 오라며 돌려보내셨습니다.
역시 일문의 깊은 권법은 아무에게나 막 보여주시는 것이 아니구나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제의 인연을 맺기 전에는 외인, 이나 다름없었던 저에게
연무와 담론으로 시간을 나누어주셨던 사부님께 깊은 감명을 느꼈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제대하자마자
바로 광주에 자리를 잡고, 사부님 밑에서 권법과 중국어를 배우며
본토로 건너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친구들과 노는 것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까지 그저 들떠서
어떻게 하면 집에 허락을 받아 내년부터 광주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열심히 열망하다보면 또 사부님 문하에서 열심히 운동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이틀 동안의 꼭 소설 같았던 기이한 경험과 인연을
저는 앞으로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직 무예에 대해 잘 모르는 제가 어리둥절 꿈을 꾼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아주 어쩌면, 그저 일반적인 태극권사를
엄청난 초고수라고 혼자 착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내가 권법의 최고 정수라고 불리우는 태극권,
그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이며 핵심으로 꼽히는 진가 태극권!
정말로 그 문하에 들어 열과 성을 다하고픈 마음이 너무 간절해졌습니다.
다무정련회 무우 여러분들도
추운 날씨에 운동 열심히 하시고- 언제나 즐겁게 수련하시길 바랍니다^^
사조님이 진가구의 분이신데-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 당시는 문화대혁명이 일어난 직후이기 때문에 아무리 무술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도 자기 목숨 건지기에 바쁘고 끼니 때우기에 바빠 무술에 정진하기 어려웠다구요. 진가구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던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소왕 노사가 당대의 장문인이 된 걸 보면 체질이 좋거나 역시 노력을 많이 했었겠죠?^^
이니님께서 가보신 곳이 어딘지 모르겠으나 그곳 관장님에 대해서 제가 뭐라고 말할 이유도 없고 그럴 자격도 못 됩니다. 한국에서 태극권 하는 분들은 모두 진지하고 열심히 하시는 훌륭한 분들입니다. 하지만 이니님의 글은 무협지에 나올 법하게 너무나 환상적이고 드라마틱한 사건들로만 채워져 있기 때문에, 솔직히 100% 신뢰가 되지 않습니다. 미안합니다. 저는 이니님을 모르고 개인적인 감정도 없으며 경험하신 것도 모두 진짜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글이 너무나 전형적입니다. 무술을 배우는 젊은이가 아주 우연하게 은둔하는 고수를 만나 놀라운 실력을 보고는 제자가 된다는 식의, 너무 뻔한 글이라서 신뢰가 안 갑니다. 미안합니다.
^^ 괜찮습니다- 딱히 믿어달라고 강요하는 글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제가 봐도 객관적으로 믿음을 주기 어렵다는 생각은 햇었습니다^^;; 저도 사실 믿기지가 않는걸요. (웃음) 그냥 정말 제 개인적인 경험을 썼을 뿐입니다. 열심히 운동해서 좋은 성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뭐, 이니님으로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았겠습니까. 예전에 제가 무술과 신비주의에 관해 비슷한 요지로 쓴 글(5399번)도 있습니다만... 게다가 글로 나타내려다 보면 이런 식으로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기도 하지요. ^^ 뭐, 이니님이 작가 지망생이시고 말씀대로 전형적인 패턴인 만큼 좀 소설 같은 느낌의 글이긴 합니다만, 크게 사실에서 벗어난 부분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읽고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적당히 느낌을 가감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
뭔가 내용이 허황되고 믿음이 가지 않네요 ^^;;; 이런 글이 인터넷에 상당히 자주 올라왔던 터라... 예전에 암록이란 모임에서도 단무도인가 뭔가 하는 무술을 수련한다는 어떤 열혈청년의 글이 시리즈로 올라온 적도 있고 실제 팔극권 고수라 자칭하는 사람이 정모에 나왔다가 뒤지게 맞고 간 적도 있고... 하여간 별의 별일이 다 있었기 때문에 약간은 보는 눈이 생겼습니다
^^;; 아이코-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글을 올려서 까페에 쓸데없는 논란거리를 제공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재차 말하지만 제가 봐도 솔직히 객관적으로 신뢰성이 크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글이긴 합니다. 그저 이런 경험도 있었구나- 하고 좋게좋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게시판 목적 자체가 회원 여러분의 자유게시판이니만큼 글을 올리시는 것도 상관없고 오히려 가끔 이런 글이 올라오는것도 얘깃거리도 되고 운영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마음도 있습니다^^ 이니님 다음에 기회 되시면 동호회 정모도 한번 나오세요. 동호회 분들중에 고수이신 분들도 계시고 정말 아마추어인 저같은 사람도 있지만 무술을 좋아하신다면 이런 분위기의 모임을 접해보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아직 군대 중이시니 그런 경험도 하실수도 있죠. 저 역시 많은 부분 가감해서 읽었습니다. :) 본인이 태극권을 해서 누군가를 제압한 스토리도 아니고 그러니 확 뭐라 할건 없지만 또 그런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은 좋지 않으니 올빼미님 이나 희신광님 같은 분은 또 따끔하게 말하신 거라고 생각하세요 이니님.
첫댓글 진가구의 사람인 진소왕 노사가 30이 넘어서 처음 무술을 배웠다니...-_-;;
사조님이 진가구의 분이신데-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 당시는 문화대혁명이 일어난 직후이기 때문에 아무리 무술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도 자기 목숨 건지기에 바쁘고 끼니 때우기에 바빠 무술에 정진하기 어려웠다구요. 진가구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던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소왕 노사가 당대의 장문인이 된 걸 보면 체질이 좋거나 역시 노력을 많이 했었겠죠?^^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하고 많이 다르네요. 진소왕 노사는 아마 7살, 8살부터 부친 진조욱에게서 배웠고, 부친이 문화혁명 당시 변을 당한 것은 맞는데, 그 후로는 삼촌뻘 되는 진조비와 진조규에게서 계속 배웠습니다.
姬神光 님 // 아..저는 그 얘긴 처음 들었어요~ 나중에 사조님께 여쭈어봐야겠네요~~~^^;;
꿈이 작가셨군요.저도 작가가 꿈입니다.하지만 아직도 머나먼 출판의 길...-_-;;
목동 쪽이면...제가 사는 동네인데요...잘하면 제대 후에 절 보실 수도 있겠네요..참고로 전 지금 독학..혼자 운동하는 처지입니다..수입도 일정치가 않고..아직 학생이라서요..운동쪽으로 나가실 것 아니면..학업과 취업도 신경쓰셔야 할 겁니다..좋은 경험 하셨네요..
광주 밀리오레 찜질방 근처에 그런데가 있었던가? 난 충장로 걸어가면서 태극권은 커녕 먹자골목이나 클럽밖에 눈에 안들어오던데~
광주 황금로라면 이금룡 노사 계열의 도관인 걸로 아는데요?
우와.. 정말 인연인듯 합니다^^
이니님께서 가보신 곳이 어딘지 모르겠으나 그곳 관장님에 대해서 제가 뭐라고 말할 이유도 없고 그럴 자격도 못 됩니다. 한국에서 태극권 하는 분들은 모두 진지하고 열심히 하시는 훌륭한 분들입니다. 하지만 이니님의 글은 무협지에 나올 법하게 너무나 환상적이고 드라마틱한 사건들로만 채워져 있기 때문에, 솔직히 100% 신뢰가 되지 않습니다. 미안합니다. 저는 이니님을 모르고 개인적인 감정도 없으며 경험하신 것도 모두 진짜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글이 너무나 전형적입니다. 무술을 배우는 젊은이가 아주 우연하게 은둔하는 고수를 만나 놀라운 실력을 보고는 제자가 된다는 식의, 너무 뻔한 글이라서 신뢰가 안 갑니다. 미안합니다.
^^ 괜찮습니다- 딱히 믿어달라고 강요하는 글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제가 봐도 객관적으로 믿음을 주기 어렵다는 생각은 햇었습니다^^;; 저도 사실 믿기지가 않는걸요. (웃음) 그냥 정말 제 개인적인 경험을 썼을 뿐입니다. 열심히 운동해서 좋은 성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뭐, 이니님으로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았겠습니까. 예전에 제가 무술과 신비주의에 관해 비슷한 요지로 쓴 글(5399번)도 있습니다만... 게다가 글로 나타내려다 보면 이런 식으로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기도 하지요. ^^ 뭐, 이니님이 작가 지망생이시고 말씀대로 전형적인 패턴인 만큼 좀 소설 같은 느낌의 글이긴 합니다만, 크게 사실에서 벗어난 부분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읽고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적당히 느낌을 가감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
류운님 말씀에 동감ㅡ 가감하면 되죠...ㅎㅎㅎ
뭔가 내용이 허황되고 믿음이 가지 않네요 ^^;;; 이런 글이 인터넷에 상당히 자주 올라왔던 터라... 예전에 암록이란 모임에서도 단무도인가 뭔가 하는 무술을 수련한다는 어떤 열혈청년의 글이 시리즈로 올라온 적도 있고 실제 팔극권 고수라 자칭하는 사람이 정모에 나왔다가 뒤지게 맞고 간 적도 있고... 하여간 별의 별일이 다 있었기 때문에 약간은 보는 눈이 생겼습니다
^^;; 아이코-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글을 올려서 까페에 쓸데없는 논란거리를 제공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재차 말하지만 제가 봐도 솔직히 객관적으로 신뢰성이 크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글이긴 합니다. 그저 이런 경험도 있었구나- 하고 좋게좋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니님 앞으로 실제로 정모 나와서 이 글 반만큼 아니 반의 반 만큼이라도 보여주지 못 하시면 아마 오컬트로 취급당하시고 망각의 늪 저 너머로 가라앉으실 겁니다... 나쁜 뜻이 아니고 인터넷이라는 곳이 그런 곳이죠
글 하나 잘못 올리면 그대로 매장인 곳이 인터넷입니다... 올리신 글이 100프로 진실이라 한다면 참 억울하시겠지만 그 책임의 일부는 이니님의 책임도 있다고 하면 이해가 가지 않으실런지...
게시판 목적 자체가 회원 여러분의 자유게시판이니만큼 글을 올리시는 것도 상관없고 오히려 가끔 이런 글이 올라오는것도 얘깃거리도 되고 운영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마음도 있습니다^^ 이니님 다음에 기회 되시면 동호회 정모도 한번 나오세요. 동호회 분들중에 고수이신 분들도 계시고 정말 아마추어인 저같은 사람도 있지만 무술을 좋아하신다면 이런 분위기의 모임을 접해보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아직 군대 중이시니 그런 경험도 하실수도 있죠. 저 역시 많은 부분 가감해서 읽었습니다. :) 본인이 태극권을 해서 누군가를 제압한 스토리도 아니고 그러니 확 뭐라 할건 없지만 또 그런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은 좋지 않으니 올빼미님 이나 희신광님 같은 분은 또 따끔하게 말하신 거라고 생각하세요 이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