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살 때 저희 부모님은 한가한 겨울이 되면 동네 사람들과 밤새도록 막걸리를 마시며 젓가락 장단에 맞추어 유흥을 즐기곤 하셨습니다. 그런 날이면 저도 작은방에서 혼자 콧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노랫가락 차차차’ ‘갈대의 순정’ ‘번지 없는 주막’ ‘찔레꽃’...
가끔씩 그 시절이 그리울 땐 KBS 가요무대를 시청합니다. 흘러간 옛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아련한 추억이 떠올라서 참 좋습니다. 지난 6일 월요일에도 가요무대가 방송되었습니다. 어버이날이 임박했기 때문인지 그날의 주제는 ‘부모님 전상서’였습니다. 그런데 1시간 동안 흘러나온 노래들은 모두 어머니를 위한 노래뿐이었습니다. ‘사랑해요 어머니’ ‘사모곡’ ‘모정’ ‘우리 어머니’ ‘모녀기타’ ‘어메’... “아버지를 위한 노래도 최소한 한 곡은 나오겠지.”라고 생각하며 끝까지 시청한 제 자신이 머쓱해지더군요.
아버지들은 가족을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안타깝게도 얼굴엔 세월이 할퀴고 간 자국들만 애처롭게 남아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겉돌며 외로움을 달래는 아버지들. 그래서 개그콘서트의 ‘나는 아빠다’라는 코너가 마음을 짠하게 하는 걸까요.
아카시아 향기가 코끝을 스치는 여름의 길목, 헛헛한 가슴으로 쓴소주를 들이키고 계실 이 시대의 모든 아버지들께 노래 한 곡을 선사해 드리렵니다. “이 세상의 부모 마음 다 같은 마음/ 아들딸이 잘되라고 행복하라고/...(중략).../ 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 브라보! 브라보! 아빠의 인생~ ♪”
첫댓글 구성진 석순님의 목소리를 언제나 들어보나..ㅎㅎ
요즘 아빠들이 너무 힘든 세상입니다..
주위분들이 모두 잘 되었으면 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잘되는지 모르지만 주위분들과 소주한잔 할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