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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방문기
2018년 워싱턴 D.C.에 새롭게 문을 연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지난달 방문했다.
백악관에서 북동쪽으로 약 1마일 떨어진 로건 서클에 위치한 이곳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서양에 개설한 재외공관이다.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기기 전까지 자주외교의 산실로 16년간 활발히 운영된 곳이다.
그 후 한일강제병합으로 공사관 소유권마저 잃었으나 102년 만에
대한민국 정부가 재구입해서 6년의 복원 과정을 거쳐 2018년 일반에 개방되었다.
이 건물은 주미조선공관원 일행이 1889년 2월 입주해서 공사관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2년 후 고종이 2만5,000달러에 사들여서 외교활동의 중심 무대로 쓰였다.
그러나 1910년 일제는 이 건물을 단돈 5달러에 강제 매입해서 민간인에게 10달러에 되팔아버렸다.
이토록 억울하게 빼앗긴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은 미주 한인사회에서 오히려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장소로 부상, 재미동포들은 이 건물을 반드시 다시 찾아야할 국권의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다.
일제강점기의 재미동포들은 태극기를 그려 넣은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엽서를 제작해서 우편으로 주고받으며 독립의 굳은 결의를 다졌다.
1945년 8월 광복했으나 이 건물의 소유권은 되찾지 못했다.
그 후 1990년대 후반에 이 건물을 되찾자는 논의가 본격화되었고
마침내 한국 정부는 2012년 10월에 이 공사관 건물을 350만 달러에 매입했다.
지상 3층과 지하 1층으로 구성된 이 공사관은 1890년대에 워싱턴 D.C.에
있었던 30여 곳의 외국 공사관 중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있는 유일한 건물이다.
이 건물이 있는 로건 서클 일대가 1972년 6월에
역사지구로 지정되어 미 국가등록문화재로 보호 관리되고 있다.
1층은 공사관 건물 중 가장 공적인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손님을 맞이한 접견실이었던 객당이 있고,
객당 안쪽에 있는 정당은 핵심 공간으로 고종과 황태자의 사진이 모셔져 있다.
통로 맞은편 오른쪽에는 외교활동을 위한 연회장소인 식당이 옛 모습 그대로 구현되어 있다.
방마다 그 용도에 맞는 가구와 벽지, 카펫, 커튼 등 실내 인테리어는
1890년대 당시 미국사회에서 유행했던 빅토리안 양식으로 조성했다.
도자기 화병과 흰색 바탕에 태극기 모양의 자수를 놓아 만든 쿠션이며
꽃과 새를 수놓은 병풍 등 한국의 소품과 장식들은 1893년
객당 내부를 촬영한 사진 자료를 근거로 재현한 모습이다.
2층은 공사관의 업무를 보는 곳이자 사적인 공간이다.
홀 오른쪽은 공사 집무실을 비롯한 공관원 사무실과 서재가 있고
왼쪽에는 공사 침실, 화장실, 욕실 등으로 구분되어있다.
3층에는 공관원들이 묵었던 3개의 방이 있었으나
1943년에 하나의 커다란 홀로 만들어서 공사관과
한미 우호의 역사를 알리는 전시실로 사용하고 있다.
밖에서 공사관 건물을 마주 보면 오른쪽에 작지만 한국전통 정원도 있다.
입구에 세워진 불로문으로 들어가 뜰 안을 살펴봤다.
꽃무늬가 새겨진 아담한 담을 두른 한국 정원을 상징하는
공간이 워싱턴 시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뜻 깊은 곳이다.
자국을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고 최초로 서양의 선진문물 교류 창구의 역할을 했으며,
나라를 잃은 재미동포들 가슴속에 자주독립 정신을 사무치게 새겨준 상징적인 장소다.
파란만장했던 역사가 깃들인 이 공사관을 방문하는 한국인마다
모처럼 선조들의 뜨거운 애국정신을 되새겨보는 뜻 깊은 계기가 되기를 염원한다.
<유양희/워싱턴 문인회>
미주 한국일보
2024년4월1일(월)字
2024年4月1日(月)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청송(靑松)카페<http://cafe.daum.net/bluepinetreesenior >
운영위원 김용옥(KIM YONG OK)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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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용옥 님 수고하셨습니다
고마워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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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원 김용옥(KIM YONG OK)拜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