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랜드FC (사진=프로축구연맹)
2014년 여름, 이랜드 그룹의 K리그 참여 선언 이후 1년이 지났다. 팀명을 서울이랜드FC(서울E)로 확정하고 K리그챌린지에 참여한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현재 서울E는 K리그챌린지 2위에 올라있다. 순위만 보면 신생팀치고 어마어마한 성적이지만 기업구단이라는 점, 그리고 팀 목표가 승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1위 상주와 8점차까지 벌어진 상황은 뼈아프다. 더구나 서울E는 8월 네 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고 있다. 최근 세 경기에서 승이 없다는 것이 뼈아프다. 서울E를 추격하는 대구와 수원과의 승점 차이가 없다는 점도 서울E를 안심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서울E의 시즌 초반은 좋았다. 신생팀이었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클래식 출신 선수들을 영입했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 김재성, 김영광, 조원희의 합류는 신생팀인 서울E에게 상당한 힘이 되어주는 영입이었다. 무엇보다 공격수로 변신한 주민규의 득점행진도 전반기 서울E의 고공행진에 한몫했다.
하지만 여름이적시장을 기점으로 서울E에 좋지 못한 기류가 발생했다. 경쟁자인 수원FC가 오사수나에서 시시를 데려오는 등 즉시전력감 선수를 데려왔으나 서울E는 최치원을 임대하는 정도에서 그쳤다. 최치원이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나 당장 선두 상주를 추격하는 입장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 전력이다.
전반기에 연신 득점기록을 써내려간 주민규는 상대 수비진의 집중견제로 득점사냥이 쉽지 않은 모양새이고 라이언 존슨, 바비 등 공격에 힘이 되어야할 외인 공격진들 역시 아직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안타까운 점은 최근 순위 경쟁팀들과의 경쟁에서 승점을 획득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이다. 8월 20일 기준으로 4위 수원(1-3 패), 5위 부천(1-3 패), 1위 상주(1-1 무)를 상대로 1점을 획득하는 데에 그쳤다. 같은 기간 동안 상주와 수원FC가 각각 7점과 9점의 승점을 추가한 것과 반대되는 상황이다.
여름이적시장 동안 전력을 업그레이드하지 못한 것이 내심 아쉬운 상황이다.
FC서울 (사진=프로축구연맹)
반면 같은 서울이지만 FC서울은 서울이랜드에 비해 알찬 전력보강을 했다. FC서울은 여름이적기간 동안 웨스턴시드니와 대전시티즌에서 두명의 선수를 데려왔다. 여름이적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 없이 이적활동을 접은 서울이랜드와 대조되는 행보다.
이들은 곧장 FC서울 공격력 강화에 한 몫했다. 아드리아노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첫 경기에서 데뷔골을 뽑아낸 데 이어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는 아예 2골 1도움으로 최우수선수에 선정되었다. 다카하기 역시 시원한 중거리포로 K리그 3경기만에 데뷔골을 뽑아냈다. 지난 인천전부터 리그 3연승, FA컵까지 포함하면 4연승이다.
아드리아노와 다카하기의 합류로 중원과 최전방의 창 끝을 날카롭게 만든 것이 고무적이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서울은 득점 빈곤에 시달렸다. 매 경기 무득점과 1득점을 오가면서 '이진법 축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2013년 데얀과 하대성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채로 2년 여의 시간을 소비하는 동안 서울팬들은 꽤나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하지만 여름이적시장 동안 영입한 두 선수의 합류로 팀이 달라졌다. 마치 전반기에 승점 쌓기에 애먹던 그 서울이 맞느냐고 반문해야될 정도로 다른 팀이 됐다. 과거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의 조합, 데몰리션으로 득점을 쓸어담았다. 이 둘은 알고도 못막는 FC서울의 치트키였다. 그리고 현재의 FC서울은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라는 아드박 라인으로 새로운 치트키를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서울은 현재 승점 41점으로 2위 수원(승점 46점)에 승점 5점차로 리그 5위를 지키고 있다. 3, 4위 포항, 성남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져있다. 하지만 서울은 지난 25라운드 광주FC와의 홈경기를 홈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행사 관계로 연기된 상황(연기된 경기는 9월 28일 개최된다.)으로 타 팀들에 비해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만약 서울이 연기된 광주전에서 승리했다고 가정하면 포항과 성남을 제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수원에 승점 2점차까지 추격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FC서울의 경우, 서울이랜드와 다르게 FA컵 일정까지 소화해야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리그에만 집중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석현, 박용우, 심제혁, 윤주태, 김현성 등 벤치 자원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남은 시즌의 결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K리그클래식은 스플릿 라운드를 포함하여 12경기, K리그챌린지는 16경기 가까이 남았다. 이 기간 중 각 팀들의 희비는 얼마든지 엇갈릴 수 있다. 서울이랜드가 위기를 딛고 다시 치고 나갈 수도 있고, FC서울이 막판에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결국은 최후에 웃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한다. 더구나 두 서울은 소속리그가 다른 만큼 굳이 희비가 엇갈릴 이유도 없다. 시즌이 끝날 때, 두 서울이 함께 웃을 수 있는 결과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