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L? JTL은 장우혁-토니안-이재원의 이니셜, 즉 강타와 문희준을 뺀 세명의 전 HOT멤버들이 새로 결성한 그룹이다. 한때 가요계를 풍미했던 HOT의 멤버들이 결성한 데다가, 발매 2주만에 60여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음반판매 순위 정상을 달린 그룹이다. 이정도면 TV에서 한두번 봤을법도 한데 그런 시청자가 없다.
의문 1.
다른 방송사 가요순위프로그램도 마찬가지지만 ‘생방송인기가요’에서 아직 JTL이 출연한적 없다. 본인들이 무슨 방송출연 안하겠다는 ‘신비주의마케팅’을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확실한 오빠부대를 가지고 있는 ‘비디오형’가수들이 왜 안나오나?
의문 2.
음악잡지 ‘뮤직박스’에 따르면 JTL이 본격적으로 활동한 1월첫째주, 이들의 전체 방송횟수는 18회, 이중 SBS라디오에서 10번이 방송됐다. 하지만 통계가 나간 바로 다음주, 이들의 방송횟수는 갑자기 3회로 떨어졌다. 일주일만에 싫증이 난건가?
주지하다시피, JTL멤버들은 이전 소속 연예 기획사인 SM과 아주 불편하게 결별했다. 그런데 이들이 낸 앨범이 SM소속으로 남은 강타, 문희준보다 음반판매에서 훨씬 두각을 나타내고, 옛 HOT팬들의 지지가 JTL로 집중되는 듯한 양상이다. 연초에 나온 SBS사보는 궁금증을 풀어주는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 새해들어 확 바뀐다는 주말 예능프로그램에는 신화의 전진, 강타, SES의 유진 등 SM소속 연예인들이 MC로 대거 배치되어 있다. 라디오도 비슷하다.
연예기획사 SM의 노골적인 압력이 있었는지, 아니면 SM과 방송사간에 서로 합리적으로(?) 기브앤테이크가 이루어졌는지, 구체적인 경위는 알수없다. 분명한 건 일선 제작자들의 음악적 취향이나 판단이 ‘우연히’ 일치해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작본부에서는 최고 간부로부터 JTL건에 대해 ‘타방송사들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에 외교적(!)으로 잘 대처하자’는 요지의 말씀이 계셨다고 한다. JTL노래가 10번 나갔던 다음주, 라디오센터의 높은 간부도 다른데 비해 너무 많으니 ‘2번 틀거 한 번 틀자’는 ‘비공식적’ 충고를 하고 다니셨다는 말도 있다. 어차피 방송이 연예인들을 개별적으로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아니고 대형기획사들과 ‘비즈니스’를 해야하는 게 관행인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전반적으로 최대한 좋은 소스를 가진 파트너랑 일한다는, 일종의 ‘비즈니스적 선택’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있다. 그러나, 최소한의 상식이라는 게 있는게 아닐까.
방송의 주인은 경영자도 노조원도 아닌 국민 즉 시청자다. 젊은 음악인들과 그들의 음악을 요구하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요구를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배제하는 것, 그것은 분명 상식과 방송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최근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는 연예기획사들이 각종 건전하지못한 행태를 보인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 시청자를 대변해야할 방송이 이들 기획사에 끌려다닌다면 이는 기만행위요, 업무태만이다. 방송발전과 시청자의 방송문화 향유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도 무엇인가 대책마련이 거론돼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