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만 하면 공짜로 아파트 리모델링을 할 수 있게 됐다. 일반분양분을 기존 가구수의 15%까지 늘릴 수 있고 3개 층까지 수직증축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공짜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비용부담을 크게 줄이는 것은 가능해졌다.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그동안 순전히 자기 돈으로 사업하는 것이어서 자금부담이 큰 걸림돌이었는데 이번 규제 완화로 리모델링 시장의 숨통이 트일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아파트는 두 집 중 하나다. 리모델링 허용 연한인 준공 후 15년 넘은 아파트가 478만 가구로 전체의 58%다. 이 중 구조안전에 문제가 있는 재건축 대상은 당연히 리모델링을 할 수 없다. 재건축 대상이 아닌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이 없고 복도식으로 단열에 문제가 많은 아파트 등이 리모델링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집값이 오르더라도 뛸 것 같지는 않아 돈 벌 생각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기는 어렵다. 집을 고쳐서 살 생각으로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관건은 비용이다. 공사비에서 일반분양 수입금을 뺀 분담금이 비용이다. 결국 분담금이 얼마가 되는지가 좌우하게 된다.
분담금이 얼마나 될까. 단지마다의 개별 특성을 무시하고 조인스랜드부동산이 시뮬레이션한 결과 분담금은 증축 범위와 일반분양분 분양가에 반비례한다. 내 집을 넓힐 욕심을 줄이고 분양가를 높게 받으면 분담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전국 아파트 58%가 리모델링 가능
전용 85㎡형 1000가구 단지의 경우 분양가 3.3㎡당 1500만원을 기준으로 기존 전용면적을 110㎡로 30% 넓히는 것보다 106㎡로 25%만 키우면 분담금이 15%가량 적게 나온다.
집을 적게 넓히면 그만큼 일반분양으로 돌려 일반분양 수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 차이에 따른 분담금 차이도 뚜렷하다. 전용 85㎡를 전용 110%로 넓히면서 분양가를 3.3㎡당 2000만원을 받으면 1500만원 받는 경우보다 분담금이 10% 정도 적게 나온다.
분양가 상승도 당연히 일반분양 수입 증가로 이어져서다.
이 둘을 합쳐 일반분양 면적을 키우고 분양가를 높이면 분담금 감소 효과가 가장 확실하다. 전용 85㎡를 106㎡로 넓히고 분양가를 3.3㎡당 2000만원을 받으면 110㎡로 넓히고 1500만원을 받는 경우보다 분담금을 3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단지규모는 분담금과 별 상관이 없다. 단지가 크면 일반분양분이 많지만 가구별로 환산하면 같아진다.
리모델링이 돈은 될까. 집을 아예 확 줄이고 일반분양하지 않는 한 웬만해선 분담금을 피할 수 없다. 리모델링 수익성은 분담금만큼 집값이 오르느냐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주변 시세에 달렸다. 늘어난 면적에 해당하는 집값 상승분이 분담금보다 많아야 수익성이 나오는 셈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3.3㎡당 1680만원 이상이 돼야 수익성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뮬레이션이 상당히 보수적이긴 하지만 어쨌든 3.3㎡당 집값이 어느 정도 나가야 사업성이 있다는 뜻이다.
자료원:중앙일보 2013.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