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대통령 측은 보신 것처럼 혐의 내용, 검찰이 오늘(20일) 수사 결과 내놓은 것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오늘 공소장을 통해 밝힌 내용은 대통령 혐의 사실의 일부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스모킹건'은 감춰둔 건데요. JTBC 취재 결과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는 오늘 검찰이 공개하지 않은 20여 건의 결정적인 증거가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복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검찰이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의 범죄 중심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고 결론 내린 건 확실한 물증이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이영렬/특별수사본부장(서울중앙지검장) : 정호성의 휴대전화, 안종범의 업무 수첩, 대통령 비서실 보고 문건 등 많은 양의 핵심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수사 발표 때는 물론, 세 사람의 공소장에서도 휴대전화와 수첩 속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취재 결과, 정 전 비서관 휴대전화에는 15개 안팎의 최순실씨 녹음파일이 저장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을 겨냥해 정 전 비서관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육성으로, 국정개입이나 기밀 유출과 관련된 주요 증거들입니다.
특히, 최씨와의 대화에 대해 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5개 안팎의 정 전 비서관 문자메시지도 확보됐습니다.
이와 함께 검찰이 가지고 있는 안 전 수석의 수첩도 지난해와 올해를 포함해 최소 2년치 분량입니다.
재단 설립과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가 적혀 있습니다.
특검 수사나 재판에서 공개될 경우 강한 폭발력이 있을 뿐 아니라 박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인 증거들입니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적을 경우 박 대통령 측이 대비하는 논리를 준비할 것으로 보고 공개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