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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유 게 시 스크랩 장애인의 날이 더 서러운 장애인 - 장애인분들은 바람부는 밖에서, 내외귀빈(?)은 귀빈실서 점심식사
꽁지머리 추천 0 조회 48 07.04.21 11:58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아침에 출근하는 데 엘리베이터 앞에 공고문이 붙어 있어 읽어 봤다.  ‘제27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관한 공고문이었다. 공문 내용의 제목은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 참여협조’에 관한 내용이었다.   

 

‘참여협조?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를 하는 데 왜 아파트에 ‘참여협조’라는 공고문이 붙었을까?’


계속 읽어내려 가다 보니 이상한 대목이 있었다.

 

‘참여 인원 2천명!’  행사가 끝난 것도 아닌데 참여인원이 벌써 나와 있다니? 물론 행사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대략적인 수치로 잡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참여인원이 벌써 계산돼 이렇게 나와 있다는 것에 뭔가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협조사항'이라고 되어 있는 대목에 이렇게 써 있었다.


관내 장애인 참석 독려: 리ㆍ통장, 엠프 방송, 전화 등 이용

 

 

즉,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많은 장애인이 참석할 수 있도록 '독려'해 줄 것을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독려라?  즉, 이 공문에서의 ‘관내 장애인 참석 독려’라는 말의 의미는  리ㆍ통장이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 등을 통해, 그리고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엠프 방송 등을 이용해 장애인 기념행사에 많은 장애인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념행사가 성황리(?)에 열리기 하기 위해 2천명이 참석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재촉'할 것을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다. 내 해석이 틀린 걸까? 난 틀리지 않는다고 본다. 지금까지 관에서 하는 행사를 지켜 본 바로는 그렇다.

 

관에서 하는 행사를 보면 늘  ‘과연 이 행사가 누구를 위한 행사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행사의 주인공들을 초청(동원)해 놓고 ‘행사 순서’에 의해 지자체장 축사하고, 지역 국회의원 축사하고, 시의회 의장 축사하고, 유관기관 단체장들 순서대로 격려사 하고... 또 뭐 하고 뭐 하고...그리고 소위 ‘내외 귀빈’ 자격으로 참석한 사람들은 높은 자리, 좋은 자리에 앉고 주인공들은 단상 아래 낡은 의자에 앉고...

 

 

오늘 열렸던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라고 예외일까? 한 번 현장으로 가 보자.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은, 장애인 주차장에 버젓이 주차돼 있는 비장애인 차량들. 이곳 뿐 아리라 곳곳에서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었다.

 

행사장에 빨리 입장해 달라는 사회장의 안내 방송에 따라 행사장에 들어 온 장애인분들.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왜 행사를 시작하지 않는 거지?

 

 

그로부터 30분이 지난 후 사회자의 멘트는?

 

                  "내외귀빈여러분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박수 칠 때 어르신들 기분 어땠을까? 솔직히 난 기분 나빴다.

 

장애인분들이 30분이나 기다린 후에 입장한 내외귀빈(?)여러분들이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제27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참석하신 00님과 00님,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장애인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 다음 원고를 쭉~ 

 

"제27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참석하신 00님과 00님,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장애인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역시 그 다음은 원고 쭈욱~

 

 

"제27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참석하신 00님과 00님,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장애인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원고 한 사람이 썼나, 다들 내용이 똑같네? 그나저나, 왜들 다 처음 인사말에 내외귀빈(?)여러분께 먼저 감사를 표하는 걸까? 오늘 주인공은 장애인 분들 아닌가? 그리고 내외귀빈(?) 분들이 참석 안하면 자리가 안 빛나나?

 

 

계속되는, 그 말이 그 말인 축사와 격려사에 점점 장애인분들은 점점 지쳐가고... 

 

솔직히 축사나 격려사 중에 장애인분들의 복지나 권익보호나 신장 등을 위한 내용이 담겨 있으면 그나마 들어주련만, 무슨 지자체 성과 보고 하고, 국회의원 치적 자랑하고... 자랑하러 왔나?

계속되는 자기 자랑! 일장연설 끝나고 박수 안 나와도 그래도 내외귀빈(?)여러분들의 축사와 격려사는 계속 이어지고...

 

 

그나마 이 축사와 격려사들은 대부분 '대신 읽는 것'이었다. 지자체장은 시정업무가 바쁘고, 지역 국회의원은 의정활동이 바빠서 참석 못했다면서...

 

도대체 내외귀빈(?)여러분들의 축사와 격려사는 언제쯤 끝나는 걸까?

 

또 있어?

 

  

40여분이나 계속되는 내외귀빈(?)여러분들의 축사와 격려사 더 이상 듣기 싫으신 듯...

 

 

 

 

  

긴~ ~ 내외귀빈(?)여러분들의 말이 끝나니 어느 덧  점심시간이...

 

기념식이 끝나자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내외귀빈(?)여러분들!

 

 

이때, 사회자의 멘트! "점심 식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점심 식사를 맛있게 하시고 다시 이 자리로 오시기 바랍니다. 다채로운 공연과 푸짐한 경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늘 경품추첨에서 1등 하신 분께는 29인치 텔레비젼이 돌아갑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약 200여가지의 경품이 준비되어 있으니 한 분도 돌아가시지 말고 식사 후에 다시 모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사회자가 한 말은?

 

"장애인은 밖에 점심식사가 준비되어 있으니 밖에서 식사를 하시고, 내외귀빈여러분은 귀빈실에 식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점심식사 시간이라고 하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밖에 식사가 준비돼 있다고 하자 행사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내외귀빈(?)여러분들은 식사가 마련된 귀빈실로 향하고...

 

귀빈실로 향하는 내외귀빈(?)여러분들과 밖으로 나가는 장애인.

 

 

장애인 한 분이 귀빈실 쪽으로 향하자 귀빈실을 지키고 있던 사람이 제지하고 있다.

 

 

"장애인의 날 더 서러운 장애인"  장애인분들은 바람부는 밖에서 점심 식사를 하시고...

 

오늘 바람 세게 불었다. 밖에서 점심 식사를 하시는 장애인분들. 솔직히 행사장 안은 비좁기 때문에 안에서 식사를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날 바람 세게 불었다. 날씨도 그리 좋지 않았다. 2천명 참석 예상했으면 최소한 식사할 수 있는 야외식탁 정도는 준비해야 되는 것 아닌가?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라고 '독려' 하라는 공문까지 붙여 놀 열정(?)이었으면 이 정도 성의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축사하고, 격려 하러 왔으면 최소한 장애인 분들하고 함께 식사라도 하는 성의정도는 보여야 되지 않을까?

 

세차게 부는 바람속에서 식사를 하는 장애인분들. 그래도 이렇게 식탁에 앉아서 드시는 분들은 그나마 나았다.

 

식탁이 모자라 바닥에 앉아 식사를 하시는 분들. 바람이 세게 불어 비닐이나 지푸라기 날리고...도시락에 먼지 들어가고...

 

구부리고 앉아 드시고...

 

 

외롭게 혼자 드시고... 솔직히 사진 더 있는 데 못 올리겠다. 그리고 지금 내게 이 분들이 드신 도시락이 있는데 그것도 못 올리겠다. 왜냐하면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실테니까. 하나는 먹고 하나는 가져 왔는데, 한 마디만 하자면 최근에 수학여행 부실 식사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내가 보기에는 그게 그거였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맛이 있고 없고, 반찬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목으로 잘 안 넘어갔다.

 

왜!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금새 식어 차가워지니까!

 

 

 

그 시각 내외귀빈(?)여러분들은?

 

바람 안 부는 귀빈실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진짜 귀빈(?)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행사 끝나자 마자 횡~ 차 타고 점심 먹으러 갔고, 다른 귀빈(?)들은 귀빈실에서 점심을 먹었다.

 

장애인의 날! 그리고 그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누가 주인공이고 귀빈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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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04.21 12:14

    첫댓글 ...._()()()_...

  • 07.04.21 20:54

    장애인의날 추카드립니다 지금도 후진국에서는 .... 우리나라의 50-60년대 이전 농경지 시대에서는 장애인으로는 삶을 살아갈수 없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행사를 위한 행사를 없애면 하는 장점도 있으니 그나마 지제부자유자에 대한 정책에는 ㄷ나점이 되지않을 수도있습니다 우선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하니까요 ... 잘보았습니다

  • 07.04.23 00:04

    장애인의날은 그날뿐만 행사로써 끝나지 않고 항상 같이 어울려 살아가야 할것 같습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복지국가로 발돋음하는 계기가 아닐까 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다르지 않습니다. 인격을 존중하고 서로 아껴주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글들이 각 사이트마다 계시되어 있는것으로 압니다 꼬리글을 보면서 나무 감사불드리며 세상은 더욱 밝아지려 노력하는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_()()()_

  • 07.04.23 19:55

    장애인 날 모든이들 만남의 행사에 진심으로 축하드려요.여러 장면의 이미지 안에 긍정으로 바라보는 제 눈에는 따사로운 봄날 모두가 한마음되어 야유회 잔치 같아 보기 좋기는 하는군요.. 물론 그 날따라 바람만 불지 않았더라면 더욱 나을설텐테 말입니다...평등사회로 발전하는 복지시책도 메스컴으로 통해 들어보니 좋아지고 있지 않나 싶으네요.아름다운 장애인의 날 행복하세요()

  • 07.04.23 10:00

    작지님 쪽지에 동의합니다 위장면을 반대로 연출하자면 장애인들께서 직접 회비를 갺출하여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여도 위장면 외는 나올수가 없을것 같군요 적멸행님께서 말씀하신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분명히 인격체 임니다 평등해야합니다 근데 내아이들이 비장애인과 결혼한다고 하면...!!! 어떡케 받아들이겠습니까 ?? 아이라니하게 그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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