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교육감 삼정초, 신정초 학교현장 방문
"학부모가 꺼려하는 소규모학교, 적정 학생수 유지 필요"
▲ 문용린 교육감이 삼정초등학교의 교육복지실, 돌봄교실, 도서관 등을 둘러보고 있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학교 현장의 여건을 파악하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달 10일부터 매주 2개교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1월 31일에는 강서교육지원청 소속인 삼정초등학교와 신정초등학교를 다녀왔는데요.
신정초는 학생수가 2600여명으로 학교 규모가 큰 반면, 삼정초는 16학급 350여명의 학생이 있는 작은 학교입니다.
삼정초는 2006년 24학급 567명의 학생이 있었지만 지난 7년 동안 학생수가 꾸준히 감소해왔습니다. 학생들과 더욱 친밀해질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됐지만 인력이 적은 탓에 교사의 업무가 지나치게 많고 예산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또한 지역 학부모들이 자녀를 삼정초에 보내지 않으려는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3학년과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이은경 씨는 속상한 일이 많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제 아이들을 이 학교에 보낸 걸 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학부모들이 주소를 바꿔서라도 학교를 옮기고, 멀더라도 아이를 차에 태워서 큰 학교에 보내려고 해요. 특별배려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학부모들이 삼정초는 배려학생만 모이는 곳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저한테 ‘너 아직 거기 있니? 주소 옮겨야지?’라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여기 남아 있으면 무능한 엄마가 되는 기분이에요. 학교를 옮기지 못하게 규제했으면 좋겠습니다.”
학부모 김성미 씨는 “직장 다니는 엄마로써 방과후 학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학생 수가 적다보니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지 않는다”며 “학급수를 적정하게 유지시켜서 방과후 활동도 활성화시켰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김수빈 교사는 “처음에는 작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잘 가르치려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 있었다”며 “하지만 과중한 업무 때문에 부담이 컸다. 제가 혼자 하는 일을 다른 학교 교사들은 3~4명에서 나눠 일 한다고 들었을 때 속상했는데, 학교 규모와 인력을 적정하게 유지시켜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천재 인성체육부장교사는 아침 7시에 출근하고 9시에 퇴근하기를 3년 동안 반복했다고 합니다.
“업무가 많다보니 가정에도 소홀하게 되고 자존감도 무척 떨어졌었습니다. 2011년까지 3년동안 맡은 업무가 생활교육, 수련교육, 학년부장, 담임교사, 청소년단체지도, 탈북학생지도, 학교폭력 책임교사였어요. 인력이 없어서 업무량이 다른 학교의 세 배, 부장교사같은 경우는 다섯 배죠. 그나마 작년에 업무지원실이 들어와서 다행이었어요. 가족에 신경 쓸 시간도 생기고 아빠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었죠. 에너지가 생기니 우리 반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웃는 얼굴로 대하게 됐어요. 업무지원실이나 교사 증원을 통해 학생을 지도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계획에 반영해주셨으면 합니다.”
삼정초는 주변에 보육원과 영구임대 아파트가 있어 특별배려대상학생이 전교생의 16%라고 합니다. 그래서 2003년부터 교육복지특별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전체 학생수가 줄면서 지원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김정신 교무복지부장교사는 “2013학년도에 관내에서 두 개 학교가 교무복지특별 지원사업에서 해지 됐다”며 “기초수급학생 수가 30명이 안 되면 해지된다고 하는데 우리 학교가 작년에 64명, 올해 52명이다. 6학년 학생이 대부분인데 졸업하고 나면 대상학생이 줄어들어 해지될 확률도 있는데 기준을 단순히 대상 학생수에 두지 말고 재적 학생수에 맞춰 형평성에 맞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습니다.
이에 문 교육감은 ‘심각하게 고려하고 생각해서 결정하는 사안’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학교는 특별배려대상학생이 30명, 또 어떤 큰 학교는 70명, 각 학교마다 사정이 다 다르죠. 평가단에서도 어떤 학교를 결정해야 할지 굉장히 어려워해요. 혜택 받던 아이들이 혜택 못 받으면 교사입장에서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는 것 잘 압니다. 모두가 필요한 지원이죠. 고려해서 정책에 잘 반영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시설개선, 특수아동 보조인력 지원, 방과후 학교 교사 지원 등의 건의가 있었습니다.
소규모 학교로 어려운 점도 많지만 장점도 많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전교생의 이름을 다 외운다는 송정기 학교장은 “‘small is beautiful', 즉 작은 학교일수록 아름답다”며 “학교가 작아도 행복하게 다양한 지도를 할 수 있는 건 우리 학교가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1번지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잃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김혜순 보건교사는 작은 학교라서 전교생의 건강을 관리하고 보건교육을 하는 데 수월하다고 합니다.
“각종 건강검사나 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에 따라 각 학생들을 다 돌볼 수 있어요. 상대적으로 안전사고 비율도 낮고 체계적인 보건교육도 가능하죠. 반대로 학생 수가 천명 이상의 학교에서는 이런 일이 어려울 수 있어요. 보건인력지원이 있어야 건강한 교육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소규모 학교와 대규모 학교에 필요한 인력이 적절히 지원돼서 모두가 만족하는 현장이 되었으면 해요.”
문 교육감은 신정초와 삼정초를 방문해 이야기를 들면서 깨달은 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큰 학교를 가서 보면 크기 때문에 정말 문제가 많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작은 학교도 큰 학교만큼 어려움이 많다는 걸 알았어요. 학교가 작아서 선생님들이 편할 줄 알았는데 과도한 업무가 많아 부담감이 크게 느껴지네요. 정책에 반영할 때 작은 학교의 어려운 점을 꼭 유념하겠습니다. 큰 학교든 작은 학교든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반드시 노력하겠습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seouledu2012/110158802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