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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10
S#1. 대성참도가 외경 (밤)
어둠에 잠겼고, 사무실에만 불 켜진 채다. 도가 앞으로 운학루를 향하는 차량들 몇 대 지나간다.
S#2. 사무실 안 (밤)
은조, 상복을 입은 채로, 전화통에 매달려있다.
은조 : 아뇨. 하루만 더 거기 두겠어요. 되실어오더라두 하루면 되는데 탁주가 상할 리두 없구,
내일까지 다른 방법을 찾아볼 거예요. 컨테이너 손대지 말구 그대루 놔두라구 하세요. 끊습니다 공장장님.
은조, 전화 끊자마자 휴대전화 열어서 일정 변경하고, 컴퓨터 열어서 보관된 파일 열어서 보고,
그랬다가 다시 휴대폰을 열어 어딘가로 전화번호를 누르다가 다시 닫고, 뭔가 골똘한 생각에 빠지고...
그런 모습을 밖에서 지켜보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는 정우.
정우 : 누야.... 니 상주가 여 이라고 있으마 우야노?
은조 : 아 정우야, 효선이 좀 오라 그래봐. 효선이한테 물어볼 게 있어. 접 때 그 일본 호텔관계자, 아들이 효선일 좋아해서
집에 초대했었다던 그 분하구 계속 연락하구 있는지, 아냐, 부를 거 없어. (휴대전화 열 어서 효선에게 연결하는데)
정우 : (그런 은조의 휴대폰을 가져가 덮는다) 정신 차리라 니. 니 여서 이라고 있으모 안댄다.... 가자.
은조 : (멀거니 정우를 본다)
S#3. 안채 마루 (밤)
(안채 마루, 혹은 사랑채 마루에 상청이 마련돼 있다)
대성의 영정이 보이고. 준수가 문상객(50대, 남, 대성의 육촌 정도)과 맞절을 한다.
문상객, 준수에게 안쓰런 눈길을 주고,
문상객 : 준수야.... 어떻게 벌써부터 너랑 내가 이렇게 인사를 하냐... (하는데)
강숙 : (한켠에 앉아있다가) 아이고오오오오 아이고오오오-
문상객 : (강숙에게로 와서) 뭐라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강숙 : 아이고오오 아주버님, 제가 이제 어떻게 살아요오오, 준수아빠 없이 어떻게 살아요오오오 (하는데)
또 한 여인의 우렁찬 아이고오오-
강숙, 문득 보면 재당숙모, 상청으로 들어서면서 주저앉아 아이고오오 하기 시작한다.
재당숙모 : 아이고오오오 불쌍한 사람아,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이 가여운 사람아아아...
그러게 내 옛날부터 뭐라든가아아아, 새 사람을 잘 들여야 한댔지이이이..
강숙 : (재당숙모의 새 사람을에서부터 재당숙모에게 철퍽 엎어지며, 재당숙모보다 두 톤은 높게) 아이고오오 아이고오오,
여보오 숙모님 오셨어요-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시던 재당숙모님 오셨는데 당신 거기 서 뭐하시는 거예요-
재당숙모 : (붙어있는 강숙에게서 떨어지려 하며 더욱 높은 곡성으로) 아이고 이 사람아, 어린걸 두구 어찌 눈을 감으려는가아아,
강숙 : (재당숙모보다 더 높게) 아이구 준수 아부지이이- 준수 낳구 좋아하시던 당신 얼굴 선한데에에에-
경쟁적으로 곡성을 높여가는 두 여인을 준수가 멀뚱멀뚱 보고 있다.
상청 앞에서 조문을 기다리는 객들이 두 여인 때문에 상청 안으로 발도 못 들여놓고 있다.
S#4. 효선의 방 (밤)
(상청이 안채면 강숙과 재당숙모의 곡성이 들려오고 있다)
효선, 상복 차림으로 방바닥에 털퍽 주저앉아 항아리째 갖다놓고 표주박으로 술을 퍼마시고 있다.
(*효선, 운다는 지문이 없을 때는 울지 마세요, 간절히 부탁드려요)
눈이 거의 짓물러있다시피한 효선. (*그 이전에 많이 울었으니까)
방문을 연 채로 마루에 서서, 그런 효선을 보고 있는 기훈(쟤를 저렇게 만든 건 나다).
기훈 : 효선아.....
효선 : (몸만 취했지 정신은 안 취했다. 말소리도 또렷하고 담백하다) 오빠야, 나 정말 큰일났다. 아무리 마셔두 술이 안 취해.
(또 퍼마신다) 아무리 애를 써두 믿기지가 않아서, 술김에 좀 믿어보려구 두 동이나 퍼마시구 있는데두
하나두 믿어지지가 않아. (또 퍼마시는데)
기훈 : (와서 표주박 뺏고, 술동이 저만큼 치워버리려는데)
효선 : (술동이 껴안는다) 하지 마!
기훈 : 효선아...
효선 : 하지 마, 하지 말라구! 기대지두 못하게 하면서 왜 술까지 뺏어가? 오빠 너 꺼져. 꺼져버려!
기훈 : (아프게 보고 있다).....
효선 : 너두 꺼지구, 은조두, (하며 벌떡 일어나다가 그래도 주저앉아진다)
기훈 : (효선을 붙든다)
효선 : 수출, 하지 말쟀어 내가. 은조가 우겼어. 걔가 안우겼으면 아빠두 안 했을 거야. 아빤 은조 말이면 뭐든지,
은조가 아무리 개떡같은 말을 해두 아빤 찰떡같이 믿어줬어. 은조가 우기지만 않았어두 아빠 이렇게 안됐어!!
기훈 : .....
기훈(N) : 은조가 아니다. 나였다. 내가 그랬다.....
효선 : (다시 벌떡 일어난다, 그대로 비틀, 주저앉는다) 그 나쁜 기지배, 내가 죽여버릴 거야. 가만 놔두나 봐!
(벌떡 일어나려는 걸)
기훈 : (그대로 잡아 안아버린다).....
효선 : ......
기훈 : 아저씨... 잘 보내드리자.....
효선 : (술 취한 몸이니까 기훈에게 안긴 채 축 늘어져서, 소리없이 굵은 눈물 뚝뚝뚝뚝...)
기훈 : 지금은, 잘 보내드리는 것만 생각하자....효선아....
효선 : 그럴 수가 없어 오빠..... 어디루 어떻게 보낸단 말야 아빠를......
기훈 : (저도 운다..뚝뚝뚝뚝...)
효선 : 내가 이런 옷을 입구 있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어 죽겠는데, 아빨 어디루 보내버리란 거야 오빠느은.....
기훈 : (뚝뚝뚝뚝)...
효선 : (뚝뚝뚝뚝)...
S#5. 운학루 앞 (밤)
정우, 은조를 데리고 온다.
문상객의 차량들이 즐비하고, 드나드는 문상객들, 담장 아래 삼삼오오 모여있는 문상객들,
은조, 멍하게 걸어오다 문득 멈춘다. 담장 안에서 강숙의 곡소리가 터져나오고, 대문에 걸려있는 조등.
그 조등을 보는 은조, 갑자기 휙 돌아서 오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정우, 붙잡는다.
정우 : 누나.
은조 : 할 일이 너무 많아. 공장에두 가봐야 하구, 연구실두 며칠째 못갔는 지 몰라. (가려고 한다)
정우 : (꽉 붙잡고) 정신차려.
은조 : 놔 봐. 나 지금 공장에 좀,
정우 : 정신 차리라구! 정신 똑바루 차리구 할 일 하는 거야. 문상객두 맞구, 어른들하구 장례 문제두 의논하구,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냐. 아줌마는 울기만 하시지, 준수 작은누나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두 않지,
아무두 제정신이 아니라구. 누나, 대성참도가 구대성 사장님 장례가, 엉망진창이야... 이대루 놔둘 거야?
은조 : ..... 대성참도가..구대성 사장님 장례....
정우 : 그래....
은조 : 대성참도가 구대성 사장님 장례.
정우 : ..... 응....
은조 : .....
정우 : .....
은조 : ...... (조등을 본다)
정우 : ..... 정신, 차리는 거지?
은조 : (또렷해져서, 상복 옷매무새 바로 잡고, 핀도 제대로 꼽는다)
정우 : (핀 사이에서 흘러내린 은조의 머리카락을 올려서 정리해준다)
은조 : .....
물기가 전혀 없는 마른 눈의 은조, 운학루 대문을 향해서 꼿꼿하게 걸어간다. 정우, 따라간다.
강숙의 곡소리가 잦아들었다가 다시 우렁차지고, 대문을 들어서는 은조에서.. (F.O)
S#6. 홍주가 사옥 외경 인서트
S#7. 엘리베이터 앞
땡소리 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기훈 내려서 성큼성큼 복도를 걸어간다.
S#8. 기획조정실 앞
기훈, 망설임 없이 문 쾅 열고 들어간다.
S#9. 그 안 비서실
기훈이 들어서면 비서 두 명이 일어선다.
비서 : 아, 기다리고 계십니,
말 끝마치기도 전에 이미 기훈이 기정 사무실의 문을 열고 있다.
S#10. 기정의 사무실
기훈 들어서서 문 쾅 닫는다. 기정, 기훈 쪽으로는 시선도 주지 않고 환하게 웃으면서 통화하고 있다.
기정 : (일본어로) 우리 사이라면 이 전화 한 통으로 계약이 된 거나 다름 없겠습니다만,
형식적으로 문서 한 장씩 나눠갖도록 합시다.
기훈 : (뚫어져라 기정을 보고 있다)
기정 : 형식은 계약서지만, 내용은 미우라상의 회사와 우리 회사가 주고받는 연애 편지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해놓고 크게 웃는데)
기훈 : (책상 앞까지 바짝 다가와서) 솜씨 참 좋아요 형! 기정이 형!!
기정 : 아 미우라상, 잠깐 성가스런 일이 생겨서 처리해놓고 다시 전화하겠습니다. 예. (끊고, 그냥 담백하게 올려다본다)
왔니? 약속시간보다 좀 이르네? 저기 좀 앉자. (하며 자리에서 일어서서 소파로 가는데)
기훈 : 난 그런 게 아니었어요, 말해봤자 믿어주지두 않겠지만 나는, 형이 대성참도가를 못갖게 하는 게 목적이었지
내가 대성참도가를 삼킬 게 아니었어요. 형 대신 내가 가진 담에 다시 돌려드리려구, (목울 대까지 울음이 차 있다)
..그랬는데 나 때문에.. 내가 저지른 일이 뭔지 알아요? 형이 나한테 저지른 일이 뭔지 알아요?
기정 : (소파에 앉아서) 차분하게 사업 얘길 좀 해보자구 부른 거다.
기훈 : 이제 거기 쳐다보지 마요. 아무것두 하지 마요. 내가 못하게 할 거예요.
기정 : 널 우러러보며 얘길 하란 말야? 앉아.
기훈 : 우리 엄마한테...왜 그랬어요....
기정 : ......?!
기훈 : 우리 엄마가 나 한번만 보여달라구 찾아왔을 때, 뛰면 안되는 우리 엄마, 왜 뛰게 했어요?
기정 : 누가 그래? 아버지가 그러시디?
기훈 : 왜 그랬을까, 정말 꼭 그랬어야 했나, 형들 입장이 돼서 생각해봤어요.
우리 엄마 때문에 형네 어머니 가슴아프셨으니까, 내가 형이라두 우리 엄마가 밉겠다,
우리 엄마가 나까지 낳았으니, 더 싫겠다.... 나처럼....형들두 상처받은 거였구나...그렇게.
기정 : 너 지금 나랑 유쾌하지두 않은 추억이나 씹자는 거야? 당장 그만두지 못해?
기훈 : 그렇더라두, 사람이 사람한테 그러는 거 아니지... 그래두 그런 건 하는 게 아니잖아요..
기정 : (벌떡 일어나는) 내가 널 감추구 있는 걸루 아는데 어떡해! 지긋지긋해서 뛰었을 뿐인데,
날 끝까지 뒤쫓아온 건 니 엄마야! 내가 뛰라구 한 게 아니라구!
기훈 : 울엄마 뛰면 치명적이란 거... 알면서두.. 멈추지 않았잖아요?
기정 : 뭐야 그 얼굴, 내가 일부러 그랬단 거야?!
기훈 : 나두 그랬어요.. 형 때문에.
기정 : ?
기훈 : 형이 원하는 걸 손에 쥐어주기 싫어서 내가 먼저 가지려다..... 거둬준 분을 죽게 했어요....
내가 나를 용서 못하듯이, 형두 용서 못 해.
기정 : .....
기훈 : 나는 이제 정말루... 예전으룬 돌아갈 수가 없게 됐어요. 형 때문이야. 고마워서 미칠 거 같아요.
기정 : .....
기훈 : 대성참도가, 안 죽어요. 이대루 공중분해돼버리길 바라구 있겠지만, 그래서 경쟁자가 없는 탁주시장에서 일인자가
되구 싶겠지만, 그런 일은 안 일어나요. 포기해요. 대성참도가에 아무 짓도 하지 마요. 했다간 나두, 가만있지 않아요.
기정 : ..... 가만 있잖으면....어쩔 거니?
기훈 : 형을 끌어 안구... 같이 죽을 거예요.
기정 : ....
기훈 : ....
S#11. 운학루 안방
멍하니 앉아있던 강숙(머리에 흰 핀), 불현듯 방 안 여기저기 서랍을 뒤지기 시작한다.
문서 비슷한 걸 꺼내보기도 하고, 통장 같은 걸 열어보기도 한다. 손과 눈동자가 빠르다. 매우 본능적인 행동이다.
그러다 답답한 듯, 손에 들고 보던 것들 탁 놓고
강숙 : ......
강숙, 문서 통장 등 서랍 하나에 다 쑤셔 넣고 탁 닫은 후, 기듯이 이부자리로 가는데, 준수 문 열고 들어오며 ‘엄마-’ 한다.
강숙 : (누우며) 나가 놀아 준수야. 부엌 할머니한테 수정과 달라 그래서 먹구 놀아.
준수 : (뚱하게 본다)
S#12. 대성의 서재
꾸벅...선 채로 깊숙하게 절을 하는 은조(머리에 흰 핀). 대성참도가에 돈을 빌려줬던 집안 어른들 열 명 정도가 앉아있다.
은조 : 일일이 찾아뵙지 못하구 이렇게 먼 걸음 하시게 해서 송구합니다. 장례식 후에 몇 가지 급한 일을 지켜보구 처리하느라
시간이 부족 했습니다. 일단 지난번 일본 수출 건은, 효선이와 인연이 있는 일본의 주류업계 명사의 도움으로,
묶여있던 컨테이너의 절반 정도를 일본 시장에 유통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구 나머지 절반은 되싣고 와서, 대성참도가에서 처리했습니다.
어른1 : 도가에서 처리하다니? 어떻게?
은조 : 일부는 국내 한 식품 회사에 식초 원료로 공급했구, 그리구 나머지는.... 제가 다 마셨어요. (서툰 농담)
어른들 : (썰렁...)
은조 : ...약속대로라면 지금쯤 빌려주셨던 돈을 조금씩 갚기 시작해야 할 때이지만, 죄송하게두 지금은 전혀 그럴수가 없습니다.
어른들 : (불편한 헛기침 간간이)
은조 : 그렇지만 대성참도가가 워낙 뿌리가 튼튼해서, 멀지 않은 장래에 곧 예전의 명성을 되찾게 되리라구 저는 확신합니다.
어르신들께서두 그 점을 믿으셨기 때문에 거의 전재산이라구 할 만한 것들을 대성도가에 내놓으셨을 겁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신다면, 저와 효선이가 힘을 합쳐 빠른 시간 안에 은혜를 갚도록 하겠습니다.
어른1 : 기다릴 수가 없다면 어쩔 텐가?
어른2 : 마음이야 나두 끝까지 기다리구 싶지, 대성이만 그렇게 비명횡사하지 않았어두
은조 : (‘비명횡사’에서 가슴이 탁 막히는 기분)
어른2 : (연결) 이 년이구 삼 년이구 기다릴 수 있어. 그렇지만 어린 자네들을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
어른3 : 저번 수출한 게 일본에 절반은 풀렸다면서. 그걸루 일단 내가 급한 불을 꺼야겠어.
이 때 살짝 열리는 문. 준수, 문을 조금 연 채로 안을 들여다본다.
어른1 : 이봐 동생(어른3에게), 동생만 급한가? 여기 안 급한 사람이 어딨다구 자네가 먼저 나서나?
어른2 : 그럼, 먼저 나서선 안되지.
은조, 문득 준수와 눈이 마주친다. 준수, 은조와 눈 마주치자 얼른 문 닫고 사라진다.
은조 : ......
어른3 : 형님, 숙부님, 말씀 그렇게 하시면 제가 섭섭합니다. 저희 사정 뻔히 다 아시면서 어떻게 그렇게,
어른1 : 어허, 어른들 앞에서 왜 목소릴 높여?
어른3 : 제가 언제 목소릴 높였다구 그러세요, 저는 다만,
어른2 : 그만들 둬!
어른들 : ......
어른2 : (은조에게) 대책이 뭔가? 계획이 있을 거 아냐?
은조 : 대성참도가를...주식과 지분으로 나눠드리겠습니다. 여러 어르신들게서 모두, 대성참도가의 주인이 되시는 겁니다.
어른들 : ......
은조 : 집안의 어르신들께서 대성참도가의 운명을 함께 책임져 주신다면, 돌아가신....
어른들 : ......
은조 : 돌아가신 구대성 사장님께서두 기뻐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어른들 : (일부는 불편한 얼굴, 일부는 숙고하는 얼굴...)
은조 : ......
S#13. 효선의 방
침대에 엎어져서 잠만 자는 효선(머리에 흰 핀).
문 열린다. 준수 들어온다. 효선, 꼼짝없이 잠에 빠져있다. 준수, 효선을 흔들어 깨운다.
준수 : 짝은 누나- 짝은 누나-
효선 : (힘겹게 눈 뜬다) 왜...
준수 : 놀자.
효선 : (다시 눈 감으며) 나중에 놀자.
준수 : 지금 놀자.
효선 : 큰누나랑 놀아.
준수 : 큰누나는 준수랑 안 노는 사람.
효선 : ....? (눈 떠서 본다)
준수 : 짝은누나는 준수랑 쪼끔 노는 사람.
효선 : .....
준수 : 엄마는 준수랑 쪼끔 안노는 사람.
효선 : .....
준수 : 아빠는 준수랑 노는 사람.
효선 : .....
준수 : 아빠 왜 안 와?
효선 : .....
준수 : 응? 아빠 왜 안 와?
효선 : .....
S#14. 운학루 앞
각자 타고 온 차에 올라서 떠나는 어른들. 은조, 고개 숙여 배웅한다.
S#15. 사랑채 마당
효선, 준수의 손을 잡고 나오는데, 은조가 배웅을 마치고 마당으로 들어선다. 서는 세 아이.
S#16. 호숫가
세 아이 나와있다. 준수랑 효선이 돌멩이 멀리 던지기를 하고 있다. 은조, 벤치에 가만히 앉아있다.
준수랑 효선, 돌멩이가 다 떨어졌다.
준수 : 누나. 돌멩이 저기 많아.
효선 : 응, 누나 꺼두 부탁해-
준수 : (돌멩이 주으러 뛰어가면)
효선 : (은조를 본다)
은조 : ......
효선 : (와서 옆에 앉는다)
은조 : ......
효선 : 나 궁금한 게 있어.
은조 : .....
효선 : 난 니가, 아빨 꽤 진심으루 좋아하는 줄 알았거든?
은조 : ......
효선 : 근데 넌... 안 울더라?
은조 : ......
효선 : 부엌 할머니랑 일하는 아저씨들까지 안 우는 사람이 없었는데, 어떻게 넌 그럴 수 있어?
은조 : 궁금한 게 뭐야.
효선 : 우리 아빠한테 진심이 아니었니?
은조 : 내가.... 대답할 거 같아?
효선 : 말해봐! 우리 아빠한테 진심이 코털만큼이라두 있었어?
은조 : (본다)...
효선 : 왜? 뭐? 뭘 봐? 왜 그렇게 봐?
은조 : 진심이 뭔데?
효선 : 뭐?
은조 : 진심이라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이냐구.
효선 : 아빠가 돌아가신 게 너한테는 아무 일두 아니니? 그렇게 꼿꼿할 수 있어? 어떻게 아무 일두 아냐?
너 아니면 이런 일두 안 생겼는데!!
은조 : 그래서?
효선 : 뭐?
은조 : 그래서 뭘 어쩌라구.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나 때문에 니네 아빠가 돌아가셨단 말인 거 같은데, 어떻게 할까 내가?
효선 :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라면 어떻게 할 수 있어? 뭐든지 할 수 있어? 그럼 아빠 살려내!
은조 : .....
효선 : 아빠 살려내! 보구 싶어 죽겠으니까 우리 아빠 살려내라구!
은조 : .....
효선 : (갑자기 우아앙 울음 터뜨린다)
은조 : (가만히 보고 있다)
효선 : 어떻게 이런 일이 있어, 끔찍해, 말두 안 돼, 말두 안되는 거잖아 정말....
은조 : (보고 있다)
효선 : (울다가, 은조를 바라본다) 나... 무서워 언니야....
은조 : .....
효선 : (은조에게 머리를 기댄다) 무서워 죽겠어...
은조 : ...... (얼어붙은 듯이 꼼짝없이 앉아있는)
효선 : 옷 하나두 안 입구 바깥에 서 있는 거 같아... 춥구.... (은조에게 파고 들듯이 하면서) ...무서워...
은조 : ......
효선 : (은조에게 파고들며 흐느끼는데)
은조 : ......
은조, 천천히 팔을 들어 효선을 안아준다. 한손으로는 효선의 등을 토닥토닥하고, 또 한손으로는 효선의 머리를 쓰다듬는 은조.
은조의 눈에서도 눈물이 또르륵 구르고,
은조 : (토닥토닥 쓰다듬 하는 채로, 따뜻하게) 울지 마... 울지 마.... 울지 마 효선아...울지 마....
효선 : (흐느낌이 더욱 깊어지며) 언니....
은조의 상상이었다. 은조, 아직도 꽁꽁 얼어붙어있고, 효선, 그런 은조에게 기대어 흐느끼고 있다.
은조, 매몰차게 그런 효선을 밀어버린다.
효선 : (밀쳐져서 은조를 보는).....
은조 : (다시 메마르고 차가운 눈이다. 벌떡 일어선다) 언제까지 울구 있을래?
주식두 지분두 다 필요없다 당장 돈 내놔라 하시는 어른들한테 당장 돈두 내놔야 해.
저쪽에서 준수가 티셔츠 자락에 돌멩이를 잔뜩 담아갖고 뛰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은조 : (연결) 니 아버지가 만들어노신 마지막 누룩이 이제 다 떨어졌기 땜에 누룩두 당장 우리끼리 해결해야 하구,
니 아버지가 만든 술이랑 똑같은 술맛을 낼 수 있을지두 자신 없구, 처리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넌 어떻게 날이면 날마다 눈물바람이야?
효선 : (올려다보며) 한 번이라두 날..... 위로해줄 순 없는 거니?
준수 : (도착해서 효선의 발 밑에 돌멩이 우르르 쏟아놓는다) 누나 돌멩이!
효선 : 우리가 이렇게 정말.... 아무것두 아니야 언니?
은조 : .....
효선 : 그래두 한 구석엔 나..... 너한테 아주 남은 아니지?
은조 : .....
효선 : 남이야?
은조 : .....
효선 : 남만두 못해?
은조 : .....
효선 : 나는 지금... 너무 무섭구...외롭기 땜에....
은조 : .....
효선 : 언니 니가 나를 조금만.... 이뻐해주면 좋겠는데...
은조 : .....
효선 : 그럼 덜 무서울 거 같은데....
은조 : .....
효선 : 응?
은조 : .....
효선 : 응?
은조 : 지긋지긋해 니 어리광! 제발 그만 좀 하라구!!
은조, 휙 돌아서 가버린다. 효선, 은조에게 버림받고 새처럼 파들파들 떤다.
가만히 두 누나를 보던 준수, 돌멩이 하나를 주워든다. 은조를 향해 힘껏 돌멩이를 던지는 준수. 코앞에 떨어진다.
준수, 돌멩이 하나 더 들고 은조를 향해 막 달려간다. 은조 허리쯤에 돌멩이 명중했다 떨어진다.
은조, 잠시 섰다가 그냥 간다. 저 뒤에 효선이 벤치에서 울고 있고,
준수 : (은조의 뒤통수에 대고) 마귀할멈!! 아빠한테 일---러!
은조 : (가면서)......
S#17. 도가 앞
은조, 도가 정문으로 들어간다.
S#18. 도가 마당
은조 들어서면, 일꾼들이 잡담을 하거나 맥없이 여기저기 퍼져 있다.
은조, 사무실로 들어서려다 말고, 문득 다시 그들을 바라본다. 일꾼들에게로 가는.
은조 :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일꾼들 : (본다)
은조 : 왜 손 놓구 계시는 거죠? 한참 일할 시간에 왜들 이러세요? 사장님 안계신다구 이래두 되는 건가요?
일꾼들 : (서로 자기들끼리 얼굴 바라본다)
은조 : 뭐죠? 일 안하시냐구요!
일꾼1 : 할 일이.... 뭐가 있나?
은조 : 뭐라구요?
일꾼1 : 일이 없잖아요. 주문이 없는데 무슨 일을 해....
은조 : ..... 누룩 만들 거예요. 준비하세요.
일꾼1 : 누룩... 만들 수 있어요?
은조 : 무슨 말씀이세요?
일꾼2 : 누룩 고사는 누가 지내구?
은조 : 고사 지낼 사람이 없어서 누룩을 못만들겠다구 그러시는 거예요 지금?
일꾼들 : (은조의 말투 등이 못마땅해서 서로 보는)....
은조 : 지금 뭐하시는 거냐구요? 다들 왜 이러세요 정말? 공장이랑 도가가 다같이 한꺼번에 휘청하면서두 아저씨들 월급은
한 푼두 안 깎구 제 때 드렸어요! 월급은 월급대루 받아가시면서 일은 안하시려는 거예요?
하시구 싶잖으면 당장 다 그만 두세요!! (하는데)
누군가 그런 은조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마치 진정시키듯이.
은조, 멈칫해서 선다. 대성이다. 대성이 은조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대성, 은조의 어깨를 토닥토닥한다.
은조 : (뒤돌아보지 않은 채) ....
S#19. 플래시백
- (5회) 떠나려는 은조의 어깨에 손을 얹고 데려가던 대성
- (7회) 강숙에게 배신당한 대성이 오히려 은조를 위로하며 어깨에 손을 대던 장면
- (7회) 경찰서에서 흥분하며 항의하던 은조의 손을 잡아 그러지 말라하던 대성
S#20. 마당
은조 : .....
은조, 뒤돌아보면, 기훈이 은조의 어깨에 손을 얹고 서 있다. 은조, 그런 기훈을 피하지도 않고 얼어서 본다.....
S#21. 도가 사무실
은조, 약간 멍하게 앉아있고, 기훈, 주머니에 손 찌르고 은조를 내려다보며 서 있다.
기훈 : (야단치는 말투는 아니다) 아저씨들은 상실감이 없을 거라구 생각해?
사장님 떠나시구 기운없어들 하시는데, 그렇게 몰아부치지 않아두 되잖아. 그런 건 효선이한테 좀 배워라.
상냥하구 싹싹하게, 듣는 사람 맘 다치지 않게 잘 해 효선이는.
은조 : ......
기훈 : (다른 책상 위에 놓아두었던 A4용지들 -인터넷에서 기사 출력한 것-을 집어 은조의 책상 앞에 놓아준다) 읽어봐.
은조 : (보지 않고) ....
기훈 : 쓰레기만두 파동 사건 기억나? 그때 억울하게 연루되었던 중소기업이 있었는데, 사실두 확인되지 않은 채 한 데 휘말려서
회사가 도산 해버렸어. 나중에 그 회사만큼은 무고한 걸루 밝혀졌는데두, 무고하단 기사는 단 몇 줄에 불과했구.
은조 : .....
기훈 : 그 일과 엮어서 우리 문제... 투고 한 번 해보자구. 글 좀 써 봐. 난 쓰는 재준 없구 보는 재주만 있으니까,
니가 쓰면 내가 봐줄게.
은조 : .....
기훈 : 듣구 있어?
은조, 말없이 일어서서 기훈이 놓아준 자료를 들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일꾼 아저씨들 몇 명 우르르 들어온다.
은조, 선다.
일꾼1 : 우리 낼부터 안나오니까 그리 알아요.
은조 : ?
기훈 : ? 김과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일꾼1 : 여기가 회사구 우리가 아무리 아랫사람이긴 하지만, 그래두 어른인데, 사장님한텐 뭘 배운 거야?
간혹 사장님이 우리한테 뭐가 맘에 안들어 큰소릴 하신 적은 있어두, 인격적인 뭘 건드리진 않으셨다구.
딸같은 사람한테 이런 대우 받으면서는 일 못 해. 그런 줄 알아요.
아저씨들, 우르르 나간다. 은조, 멍하게 서 있고.
기훈 : 김과장님! 아저씨들! 잠시만요- (하면서 따라나간다)
은조 : ......
S#22. 운학루 안채 마당 (밤)
효선, 준수의 손을 잡고 들어선다.
효선 : (습관적으로. 그냥 툭 내뱉듯이) 효선이 왔다..
준수 : 준수 왔다--
마루를 쿵쿵 구르는 소리와 함께, 강숙이 나타난다. 강숙, 마루 끝에 서서 효선이를 매섭게 노려본다.
효선 : 다녀왔습니다. 준수야 손 씻으러 가자- (하는데)
강숙 : (푸르르 내려와 효선의 손에서 준수의 손을 확 채간다)
효선 : ?
강숙 : 감기기운 있는 앨 어딜 데리구 돌아다닌 거야! 얼마나 찾았는 줄 알아? 데리구 나간다면 데리구 나간다구 말이나 했어야지!
효선 : ....어...엄마... 난 그냥 엄마가 자는 거 같길래...
강숙 : 준수 감기 덧치면 어떡할 거야 대체!
강숙, 준수를 데리고 쌩하게 들어가버린다.
효선 : .....
효선, 가만히 서 있다가, 이내 냉큼 강숙을 따라 들어간다.
효선 : 엄마- 내가 씻길게, 어차피 나두 씻어야 해.
S#23. 욕실 (밤)
강숙, 대야에 물을 받아 (준수가 세면대에 키가 안 닿으니까) 준수의 손을 씻기고 있다.
효선, 냉큼 들어와 강숙과 준수 앞에 쭈그리고 앉는다.
효선 : 내가 씻길게 엄마. (준수 손 가져가는데)
강숙 : 아 비켜!
강숙, 준수 손 헹궈서 수건으로 감싸며 데려가버린다.
효선 : .....
S#24. 효선의 방 (밤)
씻고 수건 감은 채로 나와서 가만히 앉아있는.
효선 : .....
엄마한테 노골적으로 받은 홀대가 믿기지 않는 효선, 아냐, 그럴 리가 없어의 심정으로 불현듯 수건을 놓고 일어서는 효선.
S#25. 안방 (밤)
강숙, 잠든 준수 앞에 있다. 준수를 토닥토닥하면서.
강숙 : 이러기야...정말 이러기야....? 하다하다 나를 또 과부루 만들어? 미쳤지 당신들, 제정신 아니지?
드런 년의 팔자, 어디까지 해줘야 주저앉나 당신들끼리 내기라두 한 거야? 내가 주저앉을 거 같아? 나 송강숙이야.
내가 주저앉으면 당신들 물어뜯으면서 같이 주저앉지 나 혼자 그럴 거 같아? 어림없는 소리 말라구! (하는데)
문이 열리고 ‘엄마-’ 부르며 들어서는 효선.
강숙 : (화들짝하며 뒤돌아본다)
효선 : 엄마- (하며 달려와 강숙을 뒤에서 끌어앉는다) 잘못했어 엄마. 준수 감기기운 있는 거 몰랐어.
강숙 : (벌레라도 이렇게는 안내치겠다. 확 밀치듯 뿌리쳐버리는) 손 대지 마!!
효선 : (밀쳐내져서).... 엄마....
강숙 : 달라붙기만 해 봐! 너 달라붙는 거 아주 징글징글해 죽겠어. 알어?
효선 : .....
S#26. 안채 마루 (밤)
안방에서 나와, 믿을 수 없는 듯 안방문 한번 돌아보고, 눈물 그렁그렁한 효선.
S#27. 은조의 방 (밤)
은조, 노트북 열어놓고 투고할 원고를 작성하고 있다. 효선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그렁그렁한 효선.
은조, 효선이 들어온 것을 모르고 자판 두드리기에만 여념이 없다.
효선 : .....
S#28. 기훈과 정우의 방 (밤)
문 열어보는 효선. 기훈도 정우도 없다.
효선 : .....
S#29. 해진의 방 (밤)
삼촌- 하면서 문을 열어보는 효선. 해진, 세상모르고 잠들어있다.
효선 : .....
S#30. 도가 마당 (밤)
효선 들어선다. 아저씨들 몇 분을 모시고 막걸리를 따라주며 열심히 설득하고 있는 기훈의 모습 보인다.
효선 : .....
S#31. 안채 마루 (아침)
강숙, 은조, 효선, 준수, 아침 식사 중이다.
강숙, 손으로 생선을 찢어 준수의 숟가락 위에 올려주고, 은조의 밥 위에도 올려놓는다.
나머지 뼈에 붙은 살은 자기가 먹는 강숙.
은조는 기훈이 준 기사를 들척이며 먹느라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효선 : ......
강숙 : 밥 다 먹구 봐.
은조 : (읽으면서 골똘)....
강숙 : 응? 밥 다 먹구 보라구. (하며 은조의 손에 숟가락 쥐어준다)
효선 : ....
효선, 열심히 강숙과 눈을 맞추려고 노력하지만, 강숙, 효선에게 일별도 주지 않는다.
효선 : ..... 저기, 엄마..
강숙 : 꼭꼭 씹어먹어라 준수? 아프면 안 돼. 넌 절대 아프면 안 돼, 알았지?
효선 : .....
S#32. 대성의 서재
은조의 노트북이 프린터와 연결돼 있고, 은조가 밤새 작성한 원고가 출력되고 있다.
은조, 출력되는 종이 한 장씩 집어서 눈으로 훑어본다.
점프
그 원고를 읽는 기훈. 앞에서 보고 있는 은조. 마치 옛날의 과외 장면 같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원고를 덮는 기훈. 은조, 어쩐지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으로 기훈을 본다.
기훈 : 문장들이 지나치게 격렬해. 담담하게 팩트만 전해두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건데,
이렇게 감정과잉이면 읽는 사람들이 지쳐.
은조 : .... 과잉? 과잉이라 그랬어 지금?
기훈 : 과잉이야. 나는 대성참도가쪽으루 완벽하게 기울어있는 사람인데두 불구하구
이 원고 읽기 시작한지 서너 줄만에 지쳐버렸어. 이런 글은 시사지에서 받아주지두 않아.
은조 : (자존심 상해서 노려보는)
기훈 : (테이블 위에 원고 탁 놓고 일어선다) 다시 써. (나가려면)
은조 : 어딜 가!
기훈 : ?
은조 : 어디가 어떻게 과잉인지 한 줄 한 줄 설명해.
기훈 : 난 지금 설명보다 설득이 시급해. 아저씨들 설득하는데 실패했어. 원고 다 쓰구 아저씨들한테 가서 손이 발이 되게 빌어.
은조 : 미쳤어? 왜 빌어? 잘못한 게 없는데!
기훈 : 잘못한 게, 없어?
은조 : 돈 받구 빈둥빈둥 노는 사람들 나두 필요없어. 새루 뽑으면 돼.
기훈 : 쉬운지 뽑아봐 그럼. 이십 년 가까이 대성참도가에서 잔뼈가 굵으신 분들이야.
그분들 대신할 사람 있으면, 뽑아. 뽑아보라구. (나간다)
은조 : ......
S#33. 쥬얼리 매장
정우, 물건들 눈으로 훑어본다. 매장 직원이 정우가 눈여겨보는 것마다 따라다니며 설명한다.
정우, 대충 예 예....하다가 눈에 띄는 것 발견한다.
정우 : 이거.. 보여주세요.
직원, 정우가 가리킨 것 꺼내서 보여준다. 자세히 보는 정우. 만족스럽다. 씩 웃는다.
S#34. 도가 앞
기훈, 운학루 쪽에서 도가 쪽으로 내려온다. 도가 앞에 훌륭한 승용차 한 대가 서 있다.
기훈 : ?
차 안에서 기사가 내리더니, 기훈을 향해 꾸벅 절한다.
기훈 : ......
S#35. 도가 마당
기훈, 마당으로 들어서다 얼어붙는다. 홍회장이 발효실 문을 열고 나와 마당으로 온다.
기훈 : ...... 어떻게....
홍회장 : 문상두 못 오구 해서. 늦게라두 왔다.
기훈 : ......
홍회장 : 구석구석이 대성이다. 대성이 성품을 빼다박은 술도가야.
기훈 : 돌아가세요. 아버지가 오실 데가 아니에요.
홍회장 : 술이나 한 잔 얻어마셔볼까?
기훈 : ......
S#36. 도가 안 사무실
기훈과 홍회장.
기훈 : 하실 말씀만 빨리 하세요.
홍회장 : 내 돈 내놔라.
기훈 : ?
홍회장 : 쌀 산다구 내 돈 가져가지 않았어? 그거 당장 내놔.
기훈 : (기막히고)..... 지금은 불가능해요.
홍회장 : 그럼 이 도가를 당장 내가 가지마.
기훈 : 아버지!
홍회장 : 효모를 연구한다던 그 아이는 어디 있니? 걜 좀 볼 수 있나?
기훈 : (질려서)....
홍회장 : 기정이한테 한바탕 해댔다면서?
기훈 : ......
홍회장 : 이제부턴 마치 니가 대성참도가를 지키는 문지기라두 될 것처럼 말 했다던데, 그게 정말야?
기훈 : .....
홍회장 : 이미 망해넘어진 대성참도가에 지킬 게 뭐가 있다구. 가져간 내 돈에 조금 더 얹어줄 테니
그냥 나한테 넘겨버리고 말라고 해라. 대성이가 죽구 없는 대성참도가가 무슨 의미가 있냐 싶어
간단히 포기하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공장이랑 도가를 돌아보니, 내가 가져야겠더라.
기훈 : .....
홍회장 : 내달까지 돈 내놔라. 돈 대신 도갈 내놓든지.
홍회장, 도가 밖으로 나간다. 기사가 얼른 나와서 홍회장 앞으로 오는 모습이 보인다.
S#37. 도가 앞
홍회장의 차가 출발하는데. 기훈이 뛰어나와 차체를 두드린다. 차가 선다.
기훈, 홍회장 쪽으로 뛰어온다. 홍회장, 차창 내려준다.
기훈 : 내달까진 무리에요. 저한테 시간을 주세요.
홍회장 : 나두 무리다. 넌 나한테 등 돌렸구, 난 돈이라두 챙겨야겠다.
기훈 : 아버지!
홍회장 : (싸늘하게 기훈을 본다) 너 지금 비굴하다. 차라리 건방진 게 보기가 낫겠어. (차창 내린다)
차 출발한다.
기훈 : ......
S#38. 대성의 서재
기훈과 효선과 은조가 앉아있다. 무겁게 가라앉아있는 분위기.
기훈 : 그 저축은행에 상환 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지 알아봤는데..... 불가능하대.
은조 : 못 갚으면....도가가 넘어가?
기훈 : 사장님이... 도가를 담보로 하셨었잖아.
은조 : .....
효선 : 이제 집안 어른들한테두 손을 못벌리게 됐잖아...어떡해?
은조 : .....
기훈 : (괴로움으로) ...어떻게든 마련해보자. 어떻게든 해볼게.
은조 : 그쪽이 왜?
기훈 : .....
은조 : 무슨 상관이길래?
효선 : 말 꼭...그렇게 할래 너?
은조 : (벌떡 일어나 나가버린다)
기훈 : .....
효선 : ...... 오빠. 도가는 아무데두 못 줘. 도가는... 아빠야. 하루에 스무 시간은 도가에서 보내셨어. 아빠 손 안 닿은 데 없어.
도갈 넘기는 건, 아빨 누구한테 넘기는 거나 마찬가지라구...
S#39. 안방
강숙, 어이없는 얼굴로 은조를 보고 있다.
강숙 : 뭐?
은조 : 돈 내노라구.
강숙 : 글쎄 무슨 돈을 내놔!!
은조 : 장씨한테 돌려받은 돈두 있을 거구, 그간 엄마가 챙겨논 거 다 내 놔.
강숙 : 그딴 게 어딨어 이년아!
은조 : 없어?
강숙 : 없어!
은조 : 없다구?
강숙 : 없다니까!
은조 : 거짓말.
강숙 : 이게 근데,
은조 : 없을 리가 없잖아. 효선이 아버지, 엄마가 어디다 얼마나 돈을 갖다 쓰든 상관 안하는 양반이었구, 엄마가 활짝 열려진
지갑에 손을 안 댔을 리가 없어. 내가 엄말 몰라? 얼마나 챙겨놨어? 얼마나 감춰놨 는지 전부 내노란 말야!!
강숙 : 미쳤지 너? 챙겨놨다 해두 앞으루 너랑 나랑 준수랑 앞날이 어떻게 될지두 모르는데
그걸 냉큼 다 망해버린 도가에 갖다바칠 거 같애 내가?
은조 : 갑절루 되돌려줄게.
강숙 : 따따따... 니가 내 딸이라구 허풍은 닮았구나?
은조 : (쇳소리가 나도록 소리지른다. 발까지 구르며) 내노라구---!!
강숙 : (짐승같이 독해져서) 내 드런 팔자하구 바꾼 드런 돈이야!! 니가 무슨 권리루, 니가 무슨 자격으루 그걸 내노래?
안 줘! 못 줘!! (나가는데)
은조 : (붙들고 늘어진다) 엄마.
강숙 : (뿌리친다) 놔!
은조 : (더 붙든다) 엄마!!
강숙 : (밀쳐버린다) 놔 이년아!!
은조 : (벽에 머리를 쾅 찧을 정도로 내동댕이쳐진다)
강숙 : (그런 은조를 보고도 외눈 하나 꿈쩍 않는다) 나한테 찍소리두 하지 마. 입두 뻥긋 하지 마. 건드리지 마.
누구 하나 나한테 찍소리만 했단 봐! (나가버린다)
은조 : ......(절망으로).....(저 여자는 못이기겠구나)...
S#40. 안방 앞
마루 강숙 나오다 움찔 선다. 효선이 벽에 서서, 다 듣고 있었다.
강숙과 눈이 마주치는 효선. 효선, 원망과 두려움 같은 게 복잡하게 들어있는 시선으로 강숙을 본다.
강숙, 잠깐 놀랐지만, 이내 싸늘해진다.
그게 뭐 어떠냐는, 니년이 알아봤자 어쩌겠냐는 눈으로 효선을 일별하고, 부엌으로 가는 강숙.
효선 : (절망으로)......
S#41. 안방
은조 : (반쯤 일어나 앉은 채로).....
은조, 멍한 얼굴로 천천히 일어나 문쪽으로 가는데, 효선이 들어선다. 은조, 선다.
효선 : .....
은조 : .....
효선 : ..... 그랬던 거야?
은조 : .....
효선 : 엄마가...그랬던 거야?
은조 : .....
효선 : 거짓말이지?..... 내가 잘못 들은 거지?
은조 : .....
차마 입도 뻥긋할 수 없는 은조....
S#42. 부엌
꽃님과 순분, 두 눈이 둥그래져서 강숙을 보고 있다.
강숙 : 사람 말이 말같지 않아서 그렇게 봐요? 당장 짐싸라는데 왜 그러구 있냐구!
꽃님 : 아니 왜 갑자기....
순분 : 사모님, 저희가 잘못한 게 있으면 말씀을 해주세요.
지들이 이집서 몇 년인데, 갑자기 나가라 그러시면 저희가 갑자기 갈 데두 없구,
강숙 : 긴 소리 듣구 싶잖으니까, 나가요. 짐싸갖구 불러요. 오늘치까지 일한 건 챙겨줄 테니까. (휙 간다)
꽃님 : ....
순분 : ....
S#43. 운학루 앞길
꽃님과 순분, 짐보따리 싸서 대문을 나선다. 어이없고, 기막히고, 운학루 대문을 돌아보니 억장이 무너진다.
꽃님, 훌쩍거리기 시작한다.
뒤에서 “할머니-” 외치는 소리. 뒤돌아보니 효선이 뛰어나오고 있다.
효선 : 할머니. 아줌마. 어딜 가? 어디 가는 건데? 응?
꽃님 : (짐 내려놓고 효선의 얼굴 쓸어내린다) 아가, 잘 살어야 해, 응?
효선 : 무슨 말인데? 왜 그러는데?
꽃님 : (훌쩍훌쩍) 아이구 우리 애기 보구 싶어서 워쩌나....
순분 : (함께 훌쩍훌쩍)
은조, 운학루를 나서면서 그 모습을 본다.
S#44. 안방
효선, 강숙 앞에서 거의 빌고 있다.
효선 : 엄마. 할머니랑 아줌마는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거의 식구나 마찬가지야. 나 태어날 때부터 꽃님할머니가 있었구,
우리 엄마 아파서 나 제대루 못 돌볼 때, 꽃님 할머니가 거의 엄마였구, 엄마, 나 할머니 있어야 해. 할머니 없음 안 돼!
강숙 : 따라가 그럼.
효선 : .....?
강숙 : 할머니가 엄마면 니네 엄마 따라가라구!
효선 : ..... 엄마....
강숙 : 엄마두 참 많다.
효선 : ..... (눈물 차오른다. 서러운 게 한꺼번에 몰려온다)
강숙 : 찔찔 짤 거면 나가.
효선 : 엄마.... 갑자기 엄마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강숙 : 치대지 마. 그동안 그렇게 공주처럼 컸으면 이제 그만할 때두 됐어.
효선 : ......엄마...
강숙 : (빽-) 내 앞에서 찔찔 짜지 말구 나가라구!
효선 : (울면서 움찔 뒤로 물러나 앉는다)...
강숙 : 안 나가니?
효선 : (일어선다)
강숙 : (돌아앉는다)
효선 : (나간다)....
S#45. 안채 마루
효선, 안방에서 나와 자기 방으로 가는 복도.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진다.
S#46. 효선의 방
효선, 주저앉아 엉엉 운다. 문 열린다. 은조 들어온다. 효선, 올려다본다.
은조, 가까이 오지 않고 선 채로 말한다.
은조 : 할머니랑 아줌마, 안 가셔.
효선 : .....?
은조 : 일단 도가에 모셨어. 도가에두 할 일이 많아. 아저씨들이 전부 나가셨거든.
효선 : ......
은조 : (뭐라고 더 말하려다가..발길 돌린다..나가는데)
효선 : 엄마가 갑자기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은조 : (서서).....
효선 : 갑자기 왜...딴 사람이 된 거야 엄마가?
은조 : ....(돌아본다).... 딴 사람이 된 게 아냐.
효선 : .....?
은조 : 우리 엄마.... 원래 저런 사람야. 몰랐어?
효선 : .....
은조 : (싸늘하게) 너 이제 이집 공주님 아냐.
효선 : ......
은조 : 잘못하다간 너 맨발루 내쫓길 수두 있어. 울엄마 그러구두 남을 사람이야.
효선 : 날...내쫓는다구?
은조 : 못할 거 같아? 엄마가?
효선 : 날.... 왜?
은조 : ...... 정신차려라 구효선. 제발이지 부탁인데, 정신 똑바루 차리구 똘똘하게 좀 굴어. 병신같이 찔찔 짜지만 말구,
아무두 편들어주지 않는 이 집안에서 니가 딴딴하게 살 방법을 찾으란 말야. 알았어? (나간다)...
효선 : .......
S#47. 효선 방 앞
은조 나와서, 발걸음이 안떨어진다. 다시 들어가는 은조.
S#48. 효선 방
은조 들어와 효선 앞에 선다.
은조 : 일어나.
효선 : ....
은조 : 일어나 빨리!
S#49. 사랑채 마당
잔뜩 쫄아있는 해진. 그 앞에, 허리에 손을 처억 걸친 강숙.
해진 : 다..당췌 무슨 말씀인지...
강숙 : 우리 준수 아빠 죽인 사람이 효선이 삼촌이잖아.
해진 : ? 그..... 그 무슨....
강숙 : 무슨? 그 무슨? 무슨이 대체 무슨 무슨이야! 밀주 만들어 도가 망하게 하구, 망해 나자빠진 도가 일으켜세우겠다구
동동거리다 간 사람만 불쌍하지, 어디서 무슨 염치루 무슨 낯짝으루 이 집에서 살구 있는 거야 대체!!
해진 : .....
강숙 : 내일은 이 집에서 그쪽 얼굴 안봤으면 해요. 알았죠?
강숙, 안채로 간다. 해진, 울먹울먹한다.....
S#50. 재당숙모의 집 외경
시골 양옥이다.
S#51. 재당숙모의 방
해진, 재당숙모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뭐라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재당숙모 : (들으면서) ....
S#52. 도가 마당
정우가 두 손 공손히 모으고 서 있다. 은조와 효선이 들어선다.
은조, 정우는 상관없이 발효실 쪽으로 간다. 효선도 따라간다. 정우, 머쓱해서 서 있다.
주머니에서 잘 포장된 보석상자를 꺼내는 정우. 씩 웃고, 은조가 간 쪽 한 번 보고, 문득 시선을 사무실 쪽으로 돌리면
S#53. 도가 사무실
기훈, 심각한 표정으로 통화중이다.
기훈 : 좋은 계획이 생각나서 전화드리는 거예요....이렇게 하면 어떨까 해요 아버지...
S#54. 홍회장 사무실
전화 받고 있는 홍회장.
기훈(F) : 제가 갖구 있는 홍주가 주식을 시장에 내놓을까 해요.
홍회장 : (기막혀서).....뭐?
S#55. 도가 사무실
기훈 : 제 몫의 주식을 내놓겠다구요. 그럼 그걸 팔아서 아버지 빚을 갚기루 하죠.
S#56. 홍회장 사무실
기훈(F) : 어떻게 생각하세요...?
홍회장 : ....미친 눔! (소리나게 수화기를 쾅!!)
S#57. 도가 사무실
기훈, 전화 끊는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혀있다. 여유만만했던 음성과는 달리, 얼굴도 굳어있는 기훈.
이 때 갑자기.
정우(E) : 선배님...
기훈 : (화들짝 놀라서 보는)
정우 : (의혹에 가득 차서) 홍주가랑....관련 있는 사람입니까?
기훈 : (당황해서).....
정우 : 홍주가면, 우리나라 최고의,
기훈 : (벌떡 일어나) 아니야. 잘못 들었어.
정우 : 홍주가 주식을 갖구 있다구 안했습니까?
기훈 : 잘못 들었다니까!! (나가버린다)
정우 : ...... (갸우뚱)
S#58. 술발효실
은조, 효선을 데리고 들어온다. 작은 술항아리를 꺼내는 은조.
은조 : 일루 와.
은조, 술항아리 놓고, 자리잡고 앉는다. 효선, 멍하게 온다.
은조, 표주박으로 술을 조금 떠서 효선에게 내민다. 효선, 본다.
은조 : 맛을 보라구.
효선 : 밑두끝두 없이..뭐하는 건데?
은조 : 맛 봐 달라구. (내밀고 있다)
효선 : ..... (하는 수 없이 받아서 마신다)
은조 : ..... (보고 있다)
효선 : (조금 마시더니, 표주박에 든 것 홀랑 다 마셔버린다)
은조 : ..... 어때..
효선 : 뭐가.
은조 : ..... 누구 술이야?
효선 : ? 아빠 술이지 누구 술이야?
은조 : ..... 확실해?
효선 : ? 뭐하자는 거야 지금!
은조 : 확실해? 확실히 아....
효선 : .....
은조 : 니네 아버지 술....맞아?
효선 : 별 거지같은 소릴 다 듣겠네. (바가지 던지고 일어선다)
은조 : 내가 한 거야.
효선 : (휙 본다)
은조 : (일어서서)..... 내가.....했어.
효선 : .....
은조 : 내가.....했다.....(눈물 그렁그렁)
효선 : .....
은조 : 못할까봐..... 못만들어낼까봐....(효선에게서 등을 돌린다).....
효선 : ..... 니가 빚었다구?
은조 : (등 돌린 채로)....
효선 : 정말...니가 만들었어?
은조 : (꼼짝도 않고).....
효선 : 물어보잖아! 언니가 만든 거냐구!
은조 : (돌아서서, 효선을 똑바로 바라보며) 응. 내가 만들었어. 내가 또 해 냈네 구효선?
이게 우리, 대성참도가의 희망이 돼 줄 거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효선 : ......
은조 : 어떡할래?
효선 : ......
은조 : 나는 이렇게 대성참도가에 기여가 큰데, 넌 뭘 할 거야?
효선 : .....
은조 : 이러다 정말, 전부 다 내 꺼가 되구 말겠어 구효선.
효선 : ......
은조 : 그래두 괜찮아?
효선 : .....
은조 : 우리 엄마, 보통 사람 아니구 나, 그 엄마 딸이야.
효선 : .....
은조 : 어쩜 내가 엄마 이상일 거야. 난 엄마보다 머리가 훨씬 더 좋거든.
효선 : .....
은조 : 당하지 마라. 당해두 안구해줄 거야.
효선 : ....
은조 : 난....분명히 경고했다. 응?
효선 : .....
은조 : (술항아리 포장을 씌워 항아리째 껴안고 나간다)
효선 : ......
S#59. 도가 마당
은조, 술항아리를 껴안고 나오는데, 정우가 기다리고 있다.
정우 : 누나,
은조 : 나중에. 나중에 말해....
은조, 도가 뒤쪽으로 돌아간다. 정우, 따라가려고 하면
은조 : 따라오지 마.
정우 : (선다).....
S#60. 발효실
서 있는 효선 ......
S#61. 은조 몽타주
은조, 마치 영정이 마지막으로 살던 곳을 들리듯, 술항아리를 껴안고 대성이 존재하던 곳곳을 다니고 있다.
- 누룩발효실
- 도가 대성의 사무실 (1회에 강숙이가 대성을 만나러 처음 들어갔던 곳)
- 공장 마당
- 공장 생산라인
- 공장 사무실
S#62. 운학루 앞
은조, 항아리를 껴안고 담장을 따라 걸어온다. 운학루 대문을 넘어서는 은조.
S#63. 사랑채 마당
은조 들어서서, 사랑채로 올라간다.
S#64. 대성의 서재 앞 복도
은조, 서재를 향하여.
S#65. 대성의 서재
은조 들어온다. 테이블에 항아리를 놓는 은조. 벽에 걸린 대성의 사진을 떼어다 항아리 앞에 세운다.
표주박으로 술을 떠서 사진 앞에 놓는 은조.
은조 : 드세요. 제가 했어요...... 아....아....
아빠, 하고 부르기 전에 은조, 눈물이 먼저 터진다. 통곡하는 은조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