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연폭포(七淵瀑布)를 품고 있는 덕유산 동업령(1,320m)
(전북 무주군 안성면 통안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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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이 오면 나는,
온종일 향긋한 건초더미 속에서
내 사랑과 함께 앉아
산들바람 부는 하늘에
흰 구름 얹어놓은
눈부신 궁전을 바라보련다.
그녀는 노래를 부르고
나는 노래를 지어주고
아름다운 시를 온종일 부르리다.
남몰래 내 사랑과 건초더미 속에 누워 있을 때
인생은 즐거우리라. (브리지즈의 詩 “유월이 오면”의 전문)
아! 벌써 6월이라, 세월이 유수(流水)라더니 너무나 빨리 간다.
6월은 호국보훈(護國報勳)의 달이다.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추모하기 위하여 정한 기념일인 현충일(6월6일)을 비롯해
의병의 날(1일), 민주항쟁기념일(10일), 민방위의 날(15일), 6,25사변일(25일)
등이 모두 이 달에 들어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가를 한번 쯤 생각해 볼만하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
애국가 후렴에 등장하는 우리의 나라꽃 무궁화(無窮花).
역사서(歷史書)에 따르면 상고시대부터 우리 민족과 깊은 인연을 맺어 온
우리의 국화(國花)가 홀대받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올봄 벚꽃축제에 300만-350만 명의 상춘객들이 다녀갔다고 하는데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대도 없었다.
전국 가로수의 무궁화식재 비율은 고작 5.6%,
무궁화의 국화(國花)지정 법안도 국회서 낮잠을 자고 있는 실정이란다.
내일은 절기상 망종(芒種)이다.
소만(小滿)과 하지(夏至) 사이의 절기로 곡식의 종자를 뿌리기 좋은 시기라는
뜻으로 농사력(農事曆)에서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가 이뤄진다.
농촌에서는 이 무렵이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다.
세시에서는 사마귀가 생기고, 왜가리가 울기 시작하며,
개똥지빠귀가 울음을 멈춘다 하였다.
보리, 밀, 양파, 마늘, 감자가 차례차례 익어 거두어들인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 “발등에 오줌 싼다”는 망종속담이 있다.
이 무렵부터 햇살이 따가우니 한여름으로 접어든다.
물이 귀한 시기이니 망종하면 가뭄부터 생각난다.
감나무에 꽃이 피고, 산에는 인동 꽃, 다래 꽃, 달래 꽃이 피기시작 한다.
보리 고개 막바지인 망종에 즐거움은 뽕나무에 달려 있으니 오디가 익어
달디 단 오디 먹고 뽕잎도 따 먹는다.
고추, 가지, 토마토는 벌써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하며
콩, 깨, 옥수수 싹은 아직 여릴 때이다.
지난 주 태백, 정선의 사고 때문에 나는 한 주일을 무기력 속에 보냈다.
지금 전국이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사태로 정부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사람들은 메르스 감염을 두려워 해 외출을 꺼리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피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날씨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삼재(三災)가 겹친 덕유산 동업령 산행은 아침부터 취소하는 회원들이 늘면서
24명의 회원만이 참여를 했다.
산행버스 차내 분위기도 차분하기만한데 모친 병환 때문에 산행에 참여치 못한
“로즈”회원이 산행하는 회원들을 위해 고맙게도 떡과 수박을 보내주었다.
우리 속담에 호사다마(好事多魔)란 말이 있다.
“좋은 일에는 흔히 방해되는 일이 많음. 또는 그런 일이 많이 생김”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금광은 많은 회원들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큰 어려움이 없이 유지,
운영되어 왔다.
특히 어려운 산행地 선택과 실행에서도 “무하”산행대장의 노고가 컸었고,
회원 확보를 위한 “민들레”총무의 숨은 노력이 돋보이기도 했으며,
카페지기 “파란하늘”의 금광에 대한 홍보는 최선이었다.
이런 금광이 지난 주 태백, 정선의 예기치 못했던 사고와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의 사회적 대 재앙 앞에 잠시 흔들리고 있으며,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곧 치유되고 회복되리라 굳게 믿고 있다.
비 내리는 고속도로를 산행버스는 달리고 있다.
남원휴게소가 폐쇄되어 순창휴게소와 덕유산휴게소에 잠시 들리고 곧장 무주로
향했다.
안성탐방안내소에 도착하니 오전 10시30분이었다.
오늘 산행코스는,
안성탐방안내소에서 출발 -칠연계곡 -칠연폭포삼거리 -동업령 -칠연폭포 -
안성탐방안내소로 원점회귀 하는 코스였다.
산행은 곧 바로 시작되었으며 하산시간을 오후 3시로 정했다.
계곡은 물이 말라 있었고 자갈과 바윗돌들이 드러나 보였다.
발 빠른 선두그룹은 시작과 함께 시야에서 멀어져버리고 나는 후미에서 올라가고
있는데 “운파”회원이 내 곁으로 온다.
나는 함께 동행산행을 하자고 말하고 보조를 같이했다.
고속도로에서 내리 던 비는 어느새 그치고 이따금 빗방울이 한 두 번씩 내린다.
덕유산 동업령은,
안성면 통안마을 뒤 덕유산 쪽에 반석으로 형성된 계곡과 그 일대를 칠연암동이라
하는데,
무주구천동에 비해 그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기암괴석과 크고 작은 폭포, 소와
담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작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곳의 대표적인 명소는 칠연폭포로
일곱 개의 폭포와 못이 연이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 폭포는 위에서 아래로 소(沼)와 소(沼)사이를 맑은 물이 완만한 폭포를 이루며
흘러내린다고 했다.
“운파”회원과 동행산행을 하니까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서 좋았다.
1팀을 따라가려고 서두루지 않아서 좋았고,
내 능력에 따라 걸으니 힘이 덜 들어 좋았다.
특히 내색하지 않고 상대를 배려해주는 “운파”회원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나와 거리가 멀어지면 쉬는 척 기다려주고,
내가 앞장서면 내 뒤에 바짝 붙어서 보속(步速)을 재촉해주었다.
산행 길은 한두 군데 계곡을 건너야하는 곳을 제외하면 잘 정비되어 있었고
특히 이정표가 군데군데 세워져있어 위치 파악이 쉬웠다.
우측 “칠연폭포” 300m란 이정표를 지나 동업령을 향해 걸었다.
계곡 상류 쪽으로 올라갈수록 계곡의 물은 많아지지만 봄 가뭄 때문인지
시원한 물줄기를 볼 수가 없었다.
목제계단과 데-그 길이 길게, 길게 이어져 있었다.
동업령에 도착해서보니 우측-향적봉 4.3km,
좌측-남덕유산 10.5km, 삿갓 골 6.3km란 이정표가 세워져 있었다.
백두대간의 한 능선길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서운”회원이 말하기를,
원래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향적봉을 구경하고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동업령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자기는 다녀왔다고 말한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바람이 차고 춥다.
멀리 덕유산의 봉우리들을 하안 물구름이 싸고 휘돌아 보인다.
“저것이 신선의 세상인가!” 나는 생각해본다.
산행1팀을 만나 바람 불지 않은 쪽으로 이동해 점심을 먹었다.
나 보다 늦게 “노형”과 “바우”형이 도착해 함께 합류했다.
회원들이 권하는 특이한 술을 두어 잔 했더니 취기가 돌려고 한다.
칠연폭포를 구경하려고 서둘러 내려왔다.
가파른 계단 길을 한참 올라가다보니 제법 물소리가 나며 하얀 포말을 만들어
내며 폭포가 나타난다.
수량이 많지 않아도 여기 계곡은 물줄기가 굵고 소(沼)가 깊어 물이 파랗다.
7개의 폭포가 연이어 흐르면서 크고 작은 소와 담(潭)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비온 뒤에 수량만 풍부하다면 대 장관을 연출해 낼 것 같았다.
한 여성회원이 소(沼)옆에서 잘못 미끄러지면서 물에 빠질 뻔해 산행대장이
기겁을 하며 놀란다.
산행은 오후 3시에 종료되었다.
산행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도중 산 입구에 있는 용추폭포에 들려 구경했다.
높이 32m로, 용추란 폭포수가 떨어지는 바로 밑 웅덩이를 말한다.
용추폭포에 대한 며느리와 시아버지, 도승의 전설내용이 목판에 쓰여 져 있다.
경관이 좋아 쉼터가 설치되어 있었고 붉은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장미(薔薇)
-팡팡(자작詩)-
너는,
승리를 과시하는 비너스
아름다움의 극치
붉은 입술로 누굴 유혹하려는가.
너는,
6월의 정원(庭園)을 장식하는
하얀 울타리에 기대서서
열렬한 사랑을 하는 여인이어라
미(美)와 애욕(愛慾)
르네상스의 풍요로움으로 핀
사랑을 유혹하는 꽃
너는,
초 여름밤 가든파티의 주인
붉은 드레스가 환상적인
탱고를 추는 정열의 여인이어라
꽃은 향기처럼 피어나고
향기는 꽃처럼 번져가지만, 그대
가슴에 가시 돋친 슬픔 있어
너는,
붉은 “갈리발다”
죽음보다 강한
불타는 사랑에 빠진 여인이어라
(갈리발다=장미의 한 종류로 붉은색 장미이름)
대관령휴게소 빈터에서 하산酒를 먹었다.
오늘은 홍어무침과 소주와 막걸리가 곁들여졌다.
회원 수가 적어 음식이 남아돌았다.
“로즈”회원이 보낸 달고 맛있는 수박으로 입가심을 했다.
무주는 거리가 가까워서인지 해가 서산에 걸려있다.
(2015년 6월 5일)
첫댓글 요즘 메르스사태 때문에 회원관리에 애로가 많겠네요. 그래도 힘내세요, 화이팅!
가믐이 끝나고 수량만 많으면 아름다운 칠연폭포인데 조금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