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294일째인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몇 주 만에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부를 공격했다. 이른 새벽부터 공습 경보를 발령했던 우크라이나는 드론 13대를 모두 요격했다고 밝혔다. 남부 헤르손에선 행정 건물이 포격을 받아 큰 피해를 입었다.
[키이우(우크라이나)=AP/뉴시스]14일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손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세무서 건물을 사람들이 살펴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이가 더 많은 드론들을 격추시켰음에도 불구, 이날 러시아 무인기들의 공격으로 수도 키이우의 건물 5동이 파손됐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2022.12.14© 뉴시스 외신들을 종합하면 러시아군은 이른 새벽 키이우 중심부 셰우첸키우스키에 이란제 자폭 드론 13대 등을 동원해 공격을 단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짤막한 영상 성명으로 "테러범들이 이란제 드론 13대를 날려보냈다"며 "모두 요격했다"고 밝혔다. 키이우 당국은 공격이 2차례에 걸쳐 이뤄졌다면서 요격된 드론 잔해가 행정 건물 지붕을 파손했고 주거용 건물 4동이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오전 6시께부터 발령했던 공습경보는 오전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에 맞춰 해제됐으며 러시아군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평온을 유지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남부 헤르손엔 여러 차례 포격이 이어졌고 행정 건물이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도시 중앙 광장에 있는 건물이 손상됐지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미확인 영상엔 건물 꼭대기에서 엄청난 양의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는 것이 보인다. 헤르손에선 지난 12일 러시아군 포격으로 최소 3명이 숨지고 15명 다쳤다. 12일엔 의료시설을 타격했다. 현지 당국은 한 달 간 어린이를 포함해 41명이 사망하고 9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수복한 헤르손 지역에서 '어린이 고문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어린이들을 가두고 물과 음식을 거의 주지 않았었다고 증언했다. 한 비공식 텔레그램 채널엔 러시아어로 '랴잔을 위하여'라고 적힌 드론 잔해 사진이 올라왔다. 랴잔은 우크라이나에서 500여㎞나 떨어진 러시아 영토다. 지난 5일 랴잔 댜길레보 공군 비행장과 사라토프 엥겔스-2 비행장이 공격을 받아 3명이 숨지고 러시아군 장거리 폭격기 Tu-95 2대가 파괴된 바 있다.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대한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공격 능력을 확인한 사건이었다. 동부 도네츠크에선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30여 차례 공격을 가해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고 러시아 측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