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통 링게이지, 지환봉 규격 상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링게이지와 지환봉들. 일본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KS표준이 정하는 ±0.3mm의 오차 허용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지 제작을 위해 손가락 사이즈를 측정하는 링게이지와 제조공장에서 사용하는 지환봉 규격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 2016년 9월 21일 ‘링게이지·지환봉 현황조사 - 표준화방안검토’ 자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사)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 요청에 의해 약 2개월간 실시한 것으로 한국표준협회의 ‘귀금속 및 그 가공제품’ KS표준에 반지의 치수를 규격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용되고 있는 링게이지와 지환봉이 규격화 되어있지 않아 다양한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는 지적에 실태파악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해당 재료를 사용하는 제조업체 3곳, 도매업체 2곳, 소매업체 4곳, 학원 1곳 이를 판매하는 재료업체 8곳을 중심으로 총 18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측정한 링게이지는 11개, 지환봉은 17개로 일부 또는 전체 호수를 측정해 약 665회의 측정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제조업체 3개사 중 일본제품을 사용하는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2개 업체의 링게이지는 10호수 이상이 KS표준에서 정한 ±0.3mm의 오차 허용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수가 커질수록 오차 정도도 커지는 양상을 보여 크게는 -0.7mm의 오차를 보였다. 지환봉 역시 일본제를 사용하지 않는 업체들은 일본제 링게이지와 호수가 정확히 들어맞는 경우가 없었으며 호수가 커질수록 오차 정도가 커져 심하게는 2호수 이상의 차이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매업체 4개사 역시 일본제품을 사용하는 1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 모두 링게이지는 21호 이상에서 ±0.3mm의 오차 허용범위를 넘어서고 있었으며 가장 적은 오차는 -0.4mm, 가장 큰 오차는 -0.7mm로 확인됐다. 지환봉은 적게는 -0.2mm에서 많게는 -15.65mm까지의 오차범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환봉의 호수 간격이 5.5mm~6mm를 두고 표기되어 있어 크게는 2호수 반 이상의 오차를 보였다. 도매업체도 측정 결과는 비슷했으며 학원의 경우 OEM으로 제작된 특정재료업체의 링게이지와 지환봉을 함께 사용해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표. 한국산업표준 ‘KS D 9537(귀금속 및 그 가공제품)’에 명시된 반지의 크기>
-대부분 중국·인도네이시아産
재료업체 8개사가 역시 유통 중인 링게이지와 지환봉은 KS표준 허용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실태를 파악한 결과 대다수가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해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서 제작된 재료는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특정 재료업체의 경우 국산 링게이지라는 박스포장에 제작회사 명칭은 없고 디자인특허등록 표기만 되어 있었으며 오차범위는 -0.05mm~-0.45mm로 허용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대부분의 재료업체는 거래처나 제조업체를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으며 국내생산제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수가 현재 국내에는 없어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수입해 온다고 답했다”면서 “반지사이즈에 대해 KS표준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대답한 업체는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연구소 측은 해당보고서의 검토의견을 통해 KS표준 반지사이즈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제품에 따라 다른 지환봉 사용법과 한번 구매하면 잘 교체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지적한 뒤 예상 대처방안으로 ▲KS표준 사이즈 표 배부 및 기준 사이즈에 대한 명확한 인식 ▲비교적 고가이나 표준사이즈에 준하며 치수가 정확한 일본제 사용 ▲한 군데 재료업체에 독점권을 부여해 정확한 표준사이즈 제품을 생산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백명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