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함박눈이 펑펑 내리더니만 마트 갔다가 오는데 엄펑 춥습디다.
오늘 오전 근무만 하고 다들 귀성 길에 오를 것입니다. 올해 예상 귀경
인원은 대략2600만 명가량 된다고 합니다. 저는 휴무 없고 설날 당일
예배만 참석하고 올 생각입니다. 에예공이 함께 같으면 좋겠지만
스케줄이 있으면 안 와도 아빠는 괜찮아요. 물론 작은 아빠가 실망을
하겠지만 크게 개의치 마시라.(am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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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났더니 살 것 같습니다. 온도가 많이 올라서 봉창을 열고
밀어내기 한 판을 했고 약밥 두 점으로 자동차 엔진이 도는 느낌이 듭니다.
50년 전 10살로 타임머시해보면 여자들은 어머니와 여탕으로, 남자들은
선친과 담양 온천을 갔을 것입니다. 1년에 2번 가는 대중 목욕탕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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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에 담긴 미꾸라지처럼 100평 목욕탕 안이 구물구물 했을 것입니다.
선친께서 먼저 떼를 민 다음 우리 형제들을 불러 떼 타-올로 옆구리를 밀면
얼마나 아픈지 몸을 비틀었어요. 힘도 애정도 고갈 된 상태에서 대패질을
하시는 아버지가 측은해지면 나는 "내가 다 했어!"하고 팔을 빼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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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을 피부에 불려서 그럴까요? 목욕탕을 가면 사이다, 환타가 당깁니다.
어쩔 땐 아이스께끼를 하나씩 입에 물고 나올 때도 있습니다. 아버지 자전거
앞자리에 진호를 태우고 저는 뒷자리에서 선친 허리를 끌어 앉고 집으로
오면 얼마나 추운지 귀 볼이 빨개집니다. 내가 아버지 허리에서 나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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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체온을 가깝게 느끼면서 스스로 아버지에게 파고든 것은 이때가
유일했던 것 같아요. 선친은 기분이 좋으면 휘파람을 부는데 나는 아무리
연습을 해봐도 되지 않았어요. 집에 들어오면 호랑이 같은 어머니가 우리
형제를 부릅니다. 용의검사 할 때처럼 손을 내밀면 "문둥이들이 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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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려 왔냐!" 하고 옆구리를 꼬집으면 저절로 몸서리가 쳐집니다. 울 엄만
저를 낳지 않았을까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웠어요,
걸핏하면 손 지검을 하는 어머니가 이번에는 때만 불려왔다고 경을 치는데
아버지는 벌써 보이지 않고 니미럴 이제 나만 디졌습니다.(pm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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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귀성을 해서 손님도 없고 실시간으로 쓸쓸함이 옥죄어 와서 삼겹살을
구워먹었어요. 세상의 뚱보들은 다들 외로워서 살이 찌었을 것입니다.
여수 누나가 조용한 것이 올 해는 인 서울을 안 할 모양입니다. 뭔 일이래?
손님이 붕어빵을 한 봉지 사다줬는데 배불러서 그런지 하나도 안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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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을 더 혼자 지내야 하는데 벌써부터 외로우면 나만 힘들다는 거 알아요.
뭘 해야 심심하지 않을까요? 도올이 ‘역사적 예수는 없다’고 했는데 오늘
본문(마2:1-11)에 동방박사가 별을 보고 예수를 찾으러 왔고 헤롯이 불안
해서 2살 미만 영아들을 모두 죽이는 내용입니다. 받을 그릇이 없으면 담을
도리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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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갑자기 들이닥치기 시작했어요. 아프던 허리 통증도 쓸쓸함도 한 방에
날아 가버리는 것 같아요. 맞아요. 받을 그릇이 없으면 담을 도리가 없지요.
저는 회갑 때 육남매에게 100만원씩 돈을 나눠주고 에스더 엄마에게 장미
61송이와 순금 10돈을 선물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육남매와 함께 미역국
한 그릇 먹는다면 행복할 것입니다. 다들 기대하시라 2024년 4.14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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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누나가 회갑인데 장미61송이만 준비를 했어요. 웬만하면 떠들썩하게
만들어서 누나가 외롭지 않게 해주고 싶지만 내 코가 넉자인지라 미안합니다.
우리가 벌써 환갑이니 지혜로운 자는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인지하고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야 할 것입니다.(am12:26)
2023.1.20.fri.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