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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나로도 봉래산(410m)
그리움 봄비에 젖는 나로도
2008. 2. 24.
블랙 & 산죽
가끔은 날 잊고 싶다
아주 가끔은 모든걸 잊고 어데론가 떠나고 싶다
느낌없이... 정처없이...
낮선 거리 낮설은 사람들속에서 낮선 풍광을 보며
나의 존재를 망각하고 싶을 때
봄 바람은 불어온다
< 고흥 포두면에서 바라본 나로도 연륙교 >
부는 바람따라 다시금 남녘으로 향했다
나로도..
언젠가 한번은 가보리라 갈망했던 땅
무언가 애뜻함이 피워올라 내 가슴을 적실
막연한 환상은 늘 나의 마음속에 숨어
손꼽아 기다리던
그 어떤 날
온종일 난 슬픔에 찌들어
절망속에서 바라보는 바다가
고독속에서 바라보는 섬이
그리움 하나 남겨줄 소중한 기억이 될 수 있을지..
나로도를 향한 마음은 미지에 대한 설렘보다
슬픈 연민에 대한 공상으로 메워져 갔고
< 연육교인 나로 제1대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나로도 >
고흥에 접어들자 차창에 빗 방울이 맺혔다
아스팔트도 젖고 쟂빛 산야도 젖어
칙칙해진 사위
빗물젖어 일그러진 갯벌은 더욱 질퍽해지고
썰물은 흐물대며 자꾸만 내 시선에서 멀어져 갔다
슬픈연민 간직하여 떠나온 길
나로도를 향한 길 위에서
이미 난 그 연민에 취해 우울해져 버렸다
우울함은 희망을 져버린 상심이라 하지만
상심에 멍든 영혼은
더 간절한 그리움 남겨 주리라 믿고 싶었던 것 일게다
< 나로 제2대교인 연도교에서 바라본 백도 >
쟂빛 하늘이 투영된 무채색 산야
해무에 쓸려가는 섬
끈적이는 싸늘한 바람
헝클어진 머리결처럼 난잡한 풍경들은
마치 에르바르트 뭉크의 그림을 보는 듯 우수에 가득찼고
체 게바라의 애수에 찬 눈빛인양 서글펐다
그런 암움함을 묵묵히 흘리며
그리움 향해 달려갔고
연륙교를 지나 갈망하던 내나로도에 발을 들였다
봄비 내리는 나로도
무럭한 봄 기운과 향긋한 꽃내음은 오간데 없고
내심 갈망하며 상상한 모습 그대로
애처롭게 흘려낸 비련의 눈물 자욱만이
빗물되어 섬안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그리움 쫒아 달려온 이방인은
차마 씁쓸한 인사조차 건네지 못한채
나로도의 고독속으로 기껏히 영육을 내던졌다
< 복수초 >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를 잇는 연도교에서 가던길을 멈추었다
시퍼런 바닷물이 쏟살같이 흐르며 소용돌이 치는 곳
태초의 우주와도 같은 혼돈이 맴돌며 몸을 끌어 당겼다
이대로 저 블랙홀과도 같은 소용돌이 속으로 흡입되면 어찌될까
나의 이상, 나의 사랑, 나의 관계, 나의 전부가
일 순간 함몰되겠지..
살아 숨 쉰다는 것
그 지루한 반복과
살아 내일을 위해 잠을 청한다는 것
그 고단한 습관의 몸부림속에서
가끔씩 품어보는 괴리(乖離)가 떠올랐던 것이다
짧은시간 혼미해진 정신은 수만가지 희비를 교차 시키고
짠내음 가득 담겨진 해풍이 불어와 겨우 정신을 일깨워
굳어진 몸을 풀면서
그림같이 아름다운 백도를 바라보며 큰 한숨을 내 쉬었다
진흙탕 길을 내달려 봉내산 자락에 당도하고
바람에 휘날리는 비를 맞으며 고갯길을 오르는 동안
나로도에서 만나야 할 그리움은 무엇일까 고민했다
바랜 숲 사이로 실 눈 뜨고 기지갠 핀 봄이 엇뜻 거렸다
포연 자욱한 전장터에서 사랑의 연서를 쓰는 병사처럼
참담하게 썩어내린 고엽속에 초연히 자리한
저것 들!
영롱한 색채
초롱한 눈망울
그리고 가냘프고 여린 몸짓
난 조심스럽게 저들앞에 다가섰다
빗물 머금은채 축 늘어진 꽃잎이 가여웠다
사랑하는 이의 눈물같아 애뜻하고
母情이 흘려낸 눈물처럼 뜨겁게 가슴에 닿았다
메마르고 황폐한 감성으로 맞이하고 싶었던
그리움 하나
갈망의 땅 고훙반도 그 끝자락 섬 나로도에서
나의 그림움은 빗물에 젖은채
외로히 떨고 있었다
내 가슴 시리고 아리게..
이른봄에 만나는 바람꽃, 복수초, 노루귀, 산자고, 제비꽃 들은
우리들이 산행을 하면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 입니다
대부분 고엽속에서 또는 등로 한켠에서
잘 보이지 않게 자라고 있어
자칫 발길에 밟힐 수 있는 작은 꽃들이죠
눈여겨 보시며 저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된다면
산행길 즐거움이 더해 질 거라 믿습니다
< 제비꽃 >
< 산자고 >
< 노루귀 >
< 한송이 핀 산자고 >
< 노루귀 자매 >
< 봉래산 삼나무 숲 >
< 독가 >
하늘을 찌를 듯 뽀족히 솟아오른 삼나무가 빼옥한
봉래산 자락
해무가 밀려와 아름드리 거목들 사이로 어슬렁 거리고
산정은 짙은 해무속으로 모습을 감추는데
어데선가 들려오는
어미잃은 아기염소의 처량한 울음소리만이
고요한 산정에 메아리 쳤다
오래도록 머물고 싶던 발걸음은
언제나 처럼
아쉬운 별리를 남기고
돌아서야만 했다
< 수령 80년의 삼나무 >
< 우주센터가 있는 곳 >
< 외나로도 형제섬 >
외나로도를 떠나 내나로도에 이르자
막힌 하늘이 열리며 석양의 붉은 빛이 바다로 쏟아져 내렸다
아름다워 숨 막히는 광경
어떤 의미인지..
더 깊은 고독과 더 아픈 상심으로
밟고 싶었고 기억하고 싶었던 땅이거늘
그냥 잘 가라고
돌아보지 않게 보내 주었다면 오히려
슬픈연민이 덜해 질 것을..
짙은 어둠이 내릴때 까지
난 그대로 넋을 놓았다
나로도에 불타는 노을을 보면서..
< 나로도 일몰 >
정지된 시간
멈춰버린 모습
낱장의 사진으로 저장된 기억들은
봄비에 젖어 그리움 하나 찾았던 나로도를
잊지 못하게 하겠지
아니 죽어도 잊을 수 없는 그리움 아닐런지..
내 슬픈연민의 땅 나로도
그리고
봄비에 젖는 그리움 하나..
< 그리움 하나 복수초 >
- 감사합니다 -
아름다운 산을 찾아서..
산 죽.
산*친구들과 함께하면 아름다운 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첫댓글 언젠가 명지산 산행하다 눈 속에서 가냘프게 핀 복수초 한 송이를 보면서 너무도 신기하다고 느낀적이 있었는데 남쪽에서는 복수초를 흔히 볼 수 있나봅니다. 빗물 머금고 있는 복수초와, 노루귀, 산자고, 등등 감상 잘 했습니다. 산죽님 글 읽어 내려가면서 느낌이 블랙님이 산죽님 가심을 허하게 하셨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 블랙님 사탕은 받으셨나요? ㅎㅎㅎ
사탕같은 것 주는 남살스런 행동을 못하는 몸입니다 생각보단 멋적은 사내입죠 ㅎㅎ 봉래산엔 복수초 군락지가 있어 대국만한 복수초가 지천에 널려 있답니다
참말로~~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이 나올려구 그리도 많은 날들이 걸렸군요,, 요즘 을매나 바쁘신지 눈에 보입니다요,, 이른 봄비 머금은 제비꽃 복수초 노루귀 산고자의 꽃잎이 너무도 영롱하고 이쁘고 갸냘퍼 보는것도 조심스럽습니다,, 고흥반도 끝자락 나로도의 한가한 풍경과 봄비에 대지가 살포시 적셔져 쥔장님의 마음을 더없이 상념에 빠지게 한듯합니다,, 삼나무숲을 휘감아 도는 해무도 이쁘구요,,돌아오는길에 맞이한 석양빛은 다시는 못볼것 같은 풍광이기에 발길이 당연히 안떨어 졌을법 합니다,,나로도 하늘의 황금빛 석양이 바다에 빠져들거늘 어찌 숨이 안막힐것인가,, 아름다운 나로도여행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찌이리도 말이 술~술 ~나오는지... 한번 조사해봐할 대상입니다 ㅎㅎㅎ
고흥땅은 한번쯤 들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입죠 남도의 정취가 물씬하고 남해에선 흔히 볼 수 없는 갯벌도 있구요 무엇보다 보석같은 팔영산과 능가사 그리고 우주센터가 있어 더욱 그러하죠 순천만과 고흥반도 그리고 벌교를 상상속 무진으로 설정한 작가 김승옥의 대표작 무진기행이 그곳에 대한 향수를 불러 비오는 날 부득히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다녀오신 나로도의 소식이 궁금 했었는데 그리움 찾아 나선 길에서 애틋한 그리움 속에 핀 꽃송이와 마음 속에 눈물꽃으로 맺힌 그리움의 꽃 듬뿍 실어 소식을 전해 주십니다 고흥반도 나로도에는 어떤 사연이 있으셔서 그토록 애타게 갈망하는 연민의 땅으로 다가 가셨는지요 촉촉히 나로도를 적시는 봄비가 산죽님의 슬픈 연민과 그리움의 표현과 맞물려 애틋한 작품에 첨화를 하고 있습니다 봄비에 젖은 나로도 해변 빗방울 머금은 야생화 그리움을 건네는 일몰과 작품에 취해 한참을 머물렀다 갑니다
김승옥님의 대표작 무진기행의 그리움이 베인 곳이라 비오는 날을 택하여 그곳에 들렸습니다 고흥에는 팔영산이란 아주 걸죽하고 보석같은 산이 있습죠 함 내려오시면 두루두루 볼만합니다 이곳은 시리우스님 텃밭이기도 하구요 ㅎㅎ
완죤히 작품입니다 작품 우찌이리도 곱게 표현을 잘해내시는지.. 부러울 따름입니다 입이 딱 벌어져서 안다물어지네요 운무가 내려앉은 봉래산의 삼나무숲, 너무 느낌이 좋네요. 나로도의 일물도 가는길을 붙잡으셔군요 가보지 못한 새로운곳을 소개해 주심에 거듭감사합니다
추억을 맹글려면 추억이 아름답게 물들때 그곳에 서 있어야 됩니다 이번 고흥 나들이는 나에게도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네요
아름다운 사진과 글 잘 읽고 갑니다^^
고흥땅에선 누구나 감성어린 작가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만한 자연환경 이거든요
촉촉히 봄비머금은 들판을 보니 겨울 이야기를 하던때가 언제 이던가싶네요....빨간 동백꽃을 어쩜 저리도 탐스럽게 담았을까요...이슬머금은 복수초 산자고 제비꽃...넘싱그럽게 봄내음이 가득합니다...봉래산 삼나무 숲 그림도 넘좋구요 ...나로도의 일몰...황금빛 석양의 반영이 예술입니다 멋진작품 즐감하고 갑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감사합니다
아카바님이 함 가셔야 할 곳으로 추천합니다 남도향이 짙게 베인 곳이기도 하구요 말 못할 그리움과 우수에 찬 정취가 널려 있는 곳이라 말씀 드리고 싶네요 기회 되시면 팔영산 산행 겸해서 함 다녀오시면 많은 추억을 간직하리라 자신합니다
언제나 시적인 글심중을 울려주지만 봄작품이 정말 예술임니다 어찌그리도 명작품으로 남기셨는지 부럽습니다
빗물 떨어질땐 사진 발색이 훨 씬 뚜렷하고 선명해집니다 특히 접사에서 그러하죠
산을 다니면서도 그저 '예쁘다'하고 말았던 꽃들을 하나하나 눈여겨 봐 둡니다.. 이제는 무심히 지나치지 못할듯 합니다..
관심을 두면 꽃명을 하나둘 알게 되고 꽃명을 알게되면 그동안 눈에 띄지 않했던 꽃들이 눈과 마음속에 담겨집니다 하지만 꽃명 외우기가 힘들어요 ㅎㅎ
가고싶은곳중 하나 나로도 산죽님 느낌으로 마음으로만 젖어봅니다 잘잡힌 구도 뛰어난 발색 쨍한 포커스 배우고 싶군요 거기에 메크로까정 ㅎㅎ
누구나 고흥반도 끝자락에 매달린 나로도에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할 겁니다 고흥땅은 두어차례 가본 적이 있으나 나로도는 이번에 처음입니다 아주 좋았습니다
매번 뽐뿌만 받지 마시고 함 다녀오세요 ㅎㅎ 서해바다도 저번에 처음이시라는데 이번엔 남해쪽으로 방향을 함 틀어보시죠 뽕 갑니다요 ㅎㅎ
수 없이 다녀 본 나로도....제가 느낄 수 없었던 아름다움을 산죽님 글과 사진으로 만끽합니다.^^
감히 나와바리님 앞에서 주름을 잡았습니다 시리우스님의 옥구슬 같은 시어가 이곳을 근본으로 영글었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역시 그럴만한 고흥 나로도더군요
저렇게 고운 동백은 처음 봅니다*^^*.. 내 가슴속 동백은 시뻘건 곱디고운 꽃이 처연히 뚝~떨어져버려 맴이 애잔했는디 이리보니 아름답습니다.. 우리나라 온 산하가 산죽님과 만나면 가~~히 예술입니다*^^*~~
저 동백도 질때면 미련없이 걍 떨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낭구님 맴이 동백꽃을 닮지 않았나 싶네요 화끈 열정...ㅎㅎ
잘 지내시는지 안부 여쭙니다. 남들이 말하는 눈팅만 하다가 몇 자 올립니다. 차마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었던, 끝내 말하지 못하고 가슴 저리도록 흠모해야 했던 여인이 있다면 산죽님의 글과 좋은 그림은 제가 원했던 사랑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 줄의 문장이 산죽님의 고독을, 저 깊숙이 올라오는 아름다움을 알게 합니다. 산죽님의 글을 읽고 나면 삶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늘 아름다운 산행하세요....이렇게 좋은 글을 저만이 알고 있는 카페로 옮겨가도 될련지 허락해 주신다면 연애편지처럼 간직하겠습니다. 두타행 드림..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뵙게 되네요 그간 별고 없으셨구요 산행은 여전하시구요 이곳 자료들은 공개된 자료이니 사용해주시면 저희가 더욱 고맙지요 게의치 마시고 언제든 이용해주세요 항상 건강하시고 늘 행복한 산행길 이어가시구요
아름다운 야생화는 그렇타치고 나로도 석양은 산죽님이 아니면 요로콤 표현하지 못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모든것이 표현하기 나름이라 하지만 산죽님에 작품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허락두 없이 님에 작품을 모니터 화면으로 사용하지요. 오늘도 나로도, 형제섬 작품을 3장씩이나 가져갑니다. 산죽님의 내공에 감탄하며 안산과 즐산을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