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작가님께서주신글]
그대 이름은?
이름을 걸다. 이름을 빛내다. 이름을 남기다.
낮에는 해처럼 밤에는 달처럼, - 안경원
햇살 담은, - 간장
속 시원한, - 내과
좋은 이름은 부르기 쉽고, 듣기 쉽고, 뜻이 좋아야 한다.
열 명을 세워놓고, 그 중 한 사람의 이름을 말하라면, 눈썰미 좋은 사람은, 곧바로 이름의 주인을 찾아낸다.
오랫동안 그 이름과 같이 살아, 행색이 이름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름의 역사
삼국시대 이전에는 일반 백성은 말할 것도 없고, 왕을 비롯한 귀족층에서도, 성(姓)이 없이 이름만 썼다.
고려 중기인 1055년 성이 없는 사람에게는, 과거에 급제할 자격을 주지 않았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성과 이름을 한자로 썼지만, 상민이나 천민은, 언문을 사용했다.
민간에서는 강아지, 개똥이, 돌이, 돌쇠 등으로 천하게 지었다. 돌이나 쇠같이 강한 소리를 내면, 염라대왕도 비껴갈 것이라는 것이다.
전염병으로 유아사망률이 높아, 천한 이름은 염라대왕의 관심을 피할 수 있어, 무병장수하라는 벽사(闢邪)다.
유월에 낳았다고 유월이, 길에서 낳았다고 길녀, 여물다고 야문녜, 단단하여 돌쇠, 천(賤)해야 명이 길다고 개똥이.
풀은 풀이름으로, 나무는 나무이름으로, 짐승은 짐승이름으로, 한 가지로 부르지만, 오직 인간만이 지신의 이름을 가진다.
임금님 이름
조선시대 왕의 이름은 거의가 외자였다. 예외로는 태조 이성계, 정종 이방, 태종 이방원, 단종 이홍위,
단종은 외자로 지으면 단명하다고 해서, 외자로 짓지 않았는데, 17세에 세상을 떠났다.
인조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는, 외자로 개명을 했다.
세종 : 이도
문종 : 이향
세조 : 이유
성종 : 이혈
연산 : 이융
중종 : 이역
인종 : 이호
광해 : 이혼
선조 : 이균, 이연으로 개명
인조 : 이종
숙종 : 이순
영조 : 이금
정조 : 이산
순조 : 이공
헌종 : 이환
철종 : 이변
순종 : 이척
왕은 지존(至尊)이다. 항렬이 높고 낮음을 따질 수 없다. 그래서 상감(上監)이다.
민간의 이름
이름 첫 자는, 성씨, 다음은 항렬자(行列字)을 썼다. 그래서 태어나기 전에 이름이 정해진다.
항렬의 배열은 오행(水·木·火·金·土)의 순환을 따라 정한다. 나머지 하나는 덕담이나 소원이다.
어느 때 인물인가는, 항렬을 보고 알 수 있다.
호적에서 남자아이 이름을 살펴봤더니 민준이가 가장 많았다. 높을 준(峻), 준걸 준(俊)을 쓴 서준, 예준이 뒤를 이었다.
여자아이는 서연, 지우, 민서처럼 튀지 않는 이름이 인기였다.
예전에는 장수(長壽)를 소망하는 길 영(永)자를 넣어, 영수 영호 영식이라는 이름을 선호했다.
70년대에는, 이룰 성(成)과 공 훈(勳) 자를 쓴 정훈 성훈 상훈이가 많았다.
80년대 후반에는, 지혜 지(智), 슬기로울 혜(慧) 자 들어간 지훈 지혜가 각광받았다.
태진아의 원래 이름은 조방헌이다. 아들은 이루, 양자는 강남, 그래도 콩가루 집안이라고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메리라고 부르면, 할머니 아가씨 강아지가 달려온다.
미국에서는 심플한, 재인(Jane) 수지(Susie) 리나(Rina) 같은 이름이 많다.
중국 사람의 성(姓)중에는 유독 주(朱)씨가 많은 것은, 붉은 색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 중에 유독 김(金)씨가 많은 것은, 돈(Gold)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영국 사람 중에 유독 브라운(Brown)이 많은 것은, 갈색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소녀는 항상 소녀 같으라고
임이랑은 항상 임 같으라고
이미자는 아름다우라고
김추자는 또 딸이니 못생기라고
허주
=========================
https://youtu.be/w8mHQe4rKC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