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자세히 들여다 본 시들 중 장상관 시인의 시는 단연 절창이다. 외연의 단단함(여리지만 결코 여린 티를 내면 안 되는 심장!)과 내면의 부드러움(투박하기 그지없는 손길에서 느껴지는 그 따사로운 마음씨!)이 결연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를 읽고 나면 시가 일으키는 결은 생의 結이 된다. 대부분 '못'이란 억지로 처넣을 때 제 몫을 한다고 여길 때, '못'이란 빼낼 때 제 삶을 완성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시인. 그러니 "구름노루가 노는/백록담은 못을 뽑은 자국이다".(「못」) 이번 시집의 시들은 모두 '못'을 뽑아낸 자리의 깊이이다. 그곳엔 상처도 있고, 좌절도 있고, 연민도 있고, 사랑도 있다. 그렇게 장상관 시인은 사로가 뼈를 심듯 이 세계의 허구렁을 채운다. 그 행위는 우리가 함께 호흡하는 이 세계에 대해 "식칼이 벌겋게 달아오르도록 찔러도/한사코 떨어질 줄 모르던 사랑"(「연탄재」)이 선재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의 한쪽에는 허무와 공허와 절망과 안타까움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충만과 포용과 희망과 행복이 있다. 이들은 서로를 필요로 하고, 더구나 서로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장상관 시인의 시에서 이들 대립이항은 필사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 형태의 다른 이름은 "慰撫"이다. ―윤의섭(시인, 대전대 교수)
1부 동백 꽃잠/무위기/폐광/멘토링 트리/조선장造船場/불국 식당/저물녘 강가에 서서/못/폐염전/황태/물풍금/고래의 눈물/빈병/물의 지도/예수쟁이 청국장 2부 몸난로/모항/석이石耳/철거지대/용접/유배/지퍼 속 콩나무/불삽/달 빗자루/사발 속에 담긴 눈/오페라 고시원/매미/도화염/기나긴 몰입/꿈의 배후
3부 종소리 한 잎/그 여자의 밀실/물반지/연탄재/무위기Ⅱ/고장 난 셔터/둥근 울음의 흔적/환한 여자/별 모종/피라미드/유성 익스프레스/귀 없는 방/농염한 화실/말을 표구하다/거식증 4부 칼잠/그리운 비유와 상징/기도가 익는 저녁/탈상/물속의 유년/곡비/용접Ⅱ/크나큰 바퀴/호미/단단한 습관/신뢰 용역 미스 아차 실수/비는 그리움 잣는 힘줄이다/트라우마/센서/겨울강
■ 해설│박남희(시인, 문학평론가)
■ 시집 속의 시 한 편
못
1
장도리 앞에서는 절대
대가리 디밀지 마라
못 해 못 해, 기를 쓰고 해봐
결국 못은 뽑히고 말지
2
아무리 조심히 뽑아도
휘어지지 않는 못이 없고
휘어지는 만큼 자국이 남았다
나무 가슴에
탕탕 쳐댔던 혓바닥질
뽑아주길 애타게 기다리는
그러다 제 주먹으로 더 깊이 박게 했던 못
엑스레이로 볼 수도 없어
오직 체온으로 녹일 수밖에 없다
침 바른 못은 잘 안 빠진다는 걸 알면서
억지로 뽑다 더 찢어진 구멍
뜨거운 물을 붓고 아무리 주물러도
메우지 못했다
3
구름노루가 노는
백록담은 못을 뽑은 자국이다
■ 시인의 말
하늘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동안은
무언가에 얽매이거나 얽어맬 수밖에 없다
부딪치고 찢기고 할퀸 상처가
덧나기도 하고 치유되기도 하는 사이
형성되는 무늬와 향기가 결이다
단숨에 만들어지지 않는 성질이어서
그런 척 흉내를 내는 사이비는
금세 들통이 난다 얼싸안았을 때가 아니더라도
전해지는 온기나 미묘한 기운은
이러한 결에서 풍겨 나오는 자장이다
2014년 봄
장상관
장상관
경남 창녕 출생. 2008년 계간『 문학•선』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옴.
첫댓글 장상관 시인님, 첫 시집 『결』출간을 큰 박수로 축하합니다.
장상관 시인님의 첫 시집 고맙게 잘 받았습니다.
마음 깊이 축하, 축하드립니다...~~^^
장상관 시인님 감사합니다
따끈따끈합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장상관 시인 첫 시집 발간 축하드립니다. 독자로부터 널리 사랑받는 시집이 되길 소망합니다.
잘 받아서 조금씩 아껴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집 잘 받았습니다. 시집 발간 축하드립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십시요.
여러 선생님들 축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문운이 풍성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시집 잘 받았슈, 고마유.
저도 시집 잘 받았습니다. 장상관 선생님 첫 시집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장상관 선생님! 첫 시집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늦은 인사 너무 죄송합니다.
만인에게 사랑 받는 시집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카페에서의 인사가 늦었습니다선생님ㅡ시집 발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문운이 늘 가득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