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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운입장나들목의 진출입로가 서운면을 지나는 57번 국도가 아닌 천안시 입장면의 34번 국도와 연결돼 논란이 됐다. |
▲ 고속도로 인근의 장재동마을. 고속도로 건설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
안성시민들이 세종-안성고속도로 구간에 당초 서운면 산평리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서운나들목이, 서운면의 땅만 돌고돌아 진출입로가 천안시 입장면에 들어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안성시를 우롱하는 노선 설계라며 강력히 성토했다.
서운·입장나들목이 안성을 지나는 57번 국도가 아니라 천안시 입장면을 지나는 34번 국도의 도림교차로와 접속 돼, 안성은 땅만 내주고 천안시만 혜택 보는 것으로 설계가 됐다고 지적한 것이다.
세종시, 청안시, 안성시, 청주시를 관통하는 세종-안성 구간에는 분기점 2개소와 나들목 4개소가 들어서지만, 서운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입장·서운나들목의 위치가 실질적으로 천안시 입장면에 들어서고, 안성 구간에는 고속도로로 접속구간이 없된 것을 성토한 것이다.(본지 929호 1면 3면 보도. 7월 16일 발행 신문 참고)
국토교통부(사업시행자 한국도로공사)가 주관한 세종-안성간 고속도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가 지난 20일 안성농업기술센터 2층회의실에서 국토교통부 세종고속도로 도로팀 임현빈 주무관, 한국도로공사 설계처 임찬수 부장 등 4명, 용역사 관계자, 안성시 한기현 건설과장, 지영수 환경과장, 안동준 서운면장 등을 비롯한 공무원과 주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한국도로공사 관계자와 용역사는 안성시 금광면부터 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까지 총연장 62.76km(설계속도 120㎞/hr) 구간 중 안성구간인 금광면 원죽동에서 서운면 산평리까지 8.3km(폭 30m. 6차로)에 대한 노선도와 환경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한국도로공사 관계자의 노선 설명이 끝나자, 세종-안성 고속도로 노선도에 대한 주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먼저 한 주민은 “세종-안성간 고속도로의 계획노선도를 보면 접속도로가 57번 국도(서운면에 위치)가 아니라 34번 국도(천안시 입장면)으로 되어 있다. 피혜는 안성이 보고, 수혜는 천안시가 본다. 안성시를 우롱하는 노선설계이다. 여러분 같으면 수용을 하겠느냐?”고 성토한 후 “안성시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설계를 해 달라. 안성시를 우롱하고 있는데 국회의원, 시장, 경기도의원, 안성시의원, 공무원들은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질타했다.
서운면의 한 주민도 “왜 국지도 57호선에 연결이 안 된 것이냐? 국지도 57호선과 연결이 안 되면 이 공사 쉽게 못한다. 나들목 이름에 왜 입장이 들어가느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안성시 관계자도 “국지도 57호선(서운면에 위치)에 연결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마을(서운면 산평리)에서 이격을 하다 보니 현재 위치에 잡혀 있다. 국지도 57호선에는 접속이 어렵다. 접속이 가능한 34번 국도에 연결했다. 고속도로가 지나가면 공해가 발생한다. 고속도로의 혜택은 IC이다. 가까운 부분에 학교가 있는 것 등을 고려했다”면서 “고속도로IC는 규격이 높은 도로에 우선 접속한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 접속하도록 되어 있다. IC에는 영향권이 있다. 안성시 경계는 벗어났지만, 영향권 반경 내로 주민들이 골고루 혜택을 본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 서운·입장 나들목의 진출입로를 57번 국도와 연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금광면 장재동마을 주민
차라리 원죽동처럼 수용해 달라
세종-안성간 고속도로 노선과 관련해 금광면의 장재동마을 주민들은 차라리 성남-안성구간의 마지막 마을이었던 원죽동마을 처럼 마을 전체를 수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금광면 원죽동마을은 안성-성남 구간에 포함돼 있으며, 서울-세종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의 분기점(JCT) 지역으로 마을이 2개 고속도로에 갇히게 됨에 따라 마을 전체를 수용하기로 했었다. 이에 장죽동마을도 마을 전체를 수용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장재동의 한 주민은 “고속도로 노선이 서운면의 마을을 살리기 위해 서운산으로 밀렸다는데, 장재동 마을은 더욱 가까워졌다. 서운면을 고려했다면, 금광면 장재동 마을을 위해서는 무엇을 고려했느냐?”고 말했으며, 또 다른 주민은 “고속도로가 지나가면 마을은 공동묘지가 된다. 고속도로 공사를 하지 못하도록 공사장에 누워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재동의 한 주민은 “분진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 고속도로가 마을보다 높게 지나가는데, 옥상에 빨래를 널면 까맣게 될 것이 아니냐? 교각과 방음벽 설계도를 제시해 달라. 원죽동마을처럼 수용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장재동마을과는 부득이하게 인접하게 됐다.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금광면 석하리 한 주민도 “혜택은 없이 피해만 본다. 땅값은 내려가고 재산권 손해가 막심하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주민은 “석하리 주민들이 보게 되는 재산권 손실은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 땅값이 상승하는 지역이었는데, 이제 주민들이 떠나려고 한다”면서 “보상대책을 가지고 와서 설명회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상세 설계시 반영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금광면 장재동 주민이 고속도로 건설로 인한 피해를 지적하고 있다. |
“환경관련 조사도 주민 모르게 진행” 지적
“이번 환경조사는 개략적으로 한 것” 답변
또 주민들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작성하게 된 조사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시했다.
한 주민은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1번 왔다갔다. 3일 동안 슬그머니 왔다 갔다. 도둑이 담 넘어와 왔다 가듯이 하고 갔다. 환경을 조사하려면 주민들과 상의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왜 환경영향평가를 몰래 와서 하고 가느냐? 그리고 결과는 깨끗하다고 나왔는데, 어떻게 나온 것이냐?”고 질문한 후 “왜 환경조사를 하면서 한국도로공사가 시켰다고 말을 하지 못하느냐? 조사원에게 물어보니 모른다고 했다. 조사하는 기계를 빼라고 하니까 그때서야 도로공사에서 나왔다고 했다. 국토교통부가 주민들을 속이라고 한 것이다. 수질조사도 몰래 왔다 갔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와 용역사 관계자는 “환경 현황 조사를 한 것이다. 개략적으로 했다”고 답변했다.
고속도로 예상 노선 인근에 있는 요양원 관계자는 “요양원에는 중환자들이 온다. 고속도로 옆에서는 요양이 불가능하다. 누가 고속도로 옆에 요양하러 오겠느냐?”고 지적했다.
산평리의 주민은 “산평마을은 고속도로에서 가까운 집은 7m, 주거지역은 17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50-100m 더 이격해도 문제가 안 될 것 같다. 140-150㎞로 달리는 고속도로 옆에서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고 고속도로에서 이격을 요구했다.
이어 서운면의 한 주민은 “설계속도가 120㎞이면 세종시 공무원들이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고속도로이다. 천안-분당간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서운면 포도가 더 잘 팔릴 줄 알았지만, 길거리 판매량이 70%나 떨어졌다”면서 “140-150㎞로 달라다가 누가 고속도로를 내려와서 포도를 사겠느냐?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안성을 지나가는 도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주민의견 반영해 다시 한 번 설명회 개최 요구
주민들이 공청회 요구하면, 공청회 개최해야
마지막으로 한 주민은 “오늘 주민들이 제시한 의견이 반영된 설계 도면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설명회를 해 달라. 실시설계에 들어가기 이전에 꼭 설명회를 다시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반영할 수 있는 것은 반영하고, 못하는 것도 포함해 다시 설명회를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성남-안성 구간의 경우는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기 이전에 공식적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공청회, 환경영향평가 초안 설명회를 비롯해 수시로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의견 반영여부를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었다.
또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공람기간에 주민 30명이상, 의견제출 주민의 50%이상이 공청회를 요구하면, 공청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공청회 이후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할 때는 주민의견 반영여부를 14일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세종-안성간 고속도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주민 공람(건설과, 금광면사무소, 서운면사무소)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20일 ‘세종~안성간 고속도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오는 24일 오전 10시에는 서운면사무소에서, 오후 2시에는 금광면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총 128.48㎞(성남-구리, 안성-성남, 세종-안성)로 성남-구리 고간은 2016년에 착공해 2022년 개통, 안성-성남 구간은 2017년 착공해 2022년 개통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날 주민설명회를 가진 세종-안성고속도로는 2019년 2월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2019년 8월 공사를 발주해 2024년 준공할 계획이다.
따라서 세종-안성 고속도로 노선이 최종 확정되는 실시설계 완료 전까지는 7개월 밖에 남지 않아 안성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노선설계가 나올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서운.입장 나들목. |
▲ 서울방면. |
▲ 세종방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