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가 되면서 어느덧 신천지같이 새로워져 가고 있는 마산엔
세월이 흘러도 언제나처럼 익숙한,
마산 '합성동지하상가(현재의 대현N프리몰)'가 있다.
이 곳은 놀 곳 없고, 갈곳 마땅한 젊은 커플들의 시간 때우기 데이트 장소기도 하고,
코리아 타임을 갖고 있는 친구를 무작정 기다리고 있는 지루한 이들에게,
눈이 즐거우면서도 시간이 잘가게 해주는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합성동! 이 딱딱한 지명 이름을 듣고 있자면,
그냥 일제시대때, 온갖 지명들이 대거 일본식 한자 이름으로 바뀌어 갈 무렵,
일본 행정가들에 의해 대충 한자식으로 붙혀진 재미없고 시큰둥한
흔한 지명들 중 하나 같은 느낌이지만,
버스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 깬 나에게,
얼떨결에 이야기를 들려주신 두 어르신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
합성동의 이름엔 놀라운 유래가 있음을 알수 있다.
내가 왜 '합성동'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신천지라고 했겠는가?
시작은 그 시끄러운 두 어른이었지만,
실제로 검색을 해 보니 정말로 이 곳은 과거에
성(成 -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흙이나 돌로
튼튼하게 쌓아올린 큰 담)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지금의 마산 합성동은,
과거 합포성(合浦城)이라는 성이 하나 있던 지역 이라는 것!
그러니 그 이름에서 '합성동'이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는 것이다.
성!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 이름인지 모르겠다.
성을 떠올릴 때면 흔히 남한산성, 수원성, 행주산성 등이 떠오르는데,
우리 나라는 이러한 성들이 있었기에, 과거 잦은 북방 민족의 침입에도
보호가 될 수 있었던 것 아니겠는가?
더 많은 사람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사람의 손으로 만든 대형 방패가 바로 성이니 말이다.
합성동이 예전엔 성이었다는 말이 하나의 전설같이
믿어도 그만 안믿어도 그만인 근거없는 이야기중 하나 였다면
그냥도 넘길 일이지만,
뭔 놈의 호기심인지, 나는 손가락을 들어 검색을 했다.
합성초등학교 근처에는 성의 흔적, 합포성지가 있단다. 와~우!!
성이 있었던 도시라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다.
성을 쌓기 위한 사람들의 수고와 고생, 그리고 그 긴 시간의 사연,
얼마나 큰 공까지 들어가야 하는가 말이다.
이렇게 번쩍 번쩍 네온 사인으로 빛나고,
온갖 고기집과 술집으로 인해 젊은 사람들을 넘쳐나게 하는,
복잡한 밤거리의 대표주자, 합성동 번화가가
불과 40년전이 조금 넘는 1970년대까지는 허허벌판이었다는 사실!
상상이나 하겠는가?
세상은 참 빨리 변하는 것 같다.
수고와 땀방울로 만들어져 지켜오던 합포성이 합성동이 되고
상권이 이루어져 휘황찬란한 번화가가 된다는 것!
이런 빠른 세상 속에 나는 과연 무엇일까?
그 아주 먼 옛날, 성을 쌓았던 사람들의 손길이 아직도 남아
여러 세대가 지나고 사람도 사라졌지만 역사를 남겼듯,
나도 선명하고 분명한 하나님의 역사가 되어
하나님을 기쁘시게, 사람들에겐 덕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첫댓글 지나가는 시간을 막을 수 없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충실히 보내고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면 나의 삶도 훗날 또 누군가에게 소소한 아름다운 역사로 남게되겠지요!^^
네~ 그런 아름다운 역사의 한 자락을 내가 만드려면, 노력도, 고생도, 스스로를 다듬는 시간도 가져야 겠지요ㅎ
알고보면 우리나라 지역명칭의 숨은 뜻이 다 있을것 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네 ㅎ 일본에게 빼앗긴 지명을 빼고는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