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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강화 상담
[ motivational interviewing ]
요약 내담자의 변화 동기 강화를 목적으로 두고 있는 의사소통적 상담 접근
주요용어분류
양가 감정, 변화 동기, 변화 단계, 공감 표현하기, 불일치감 만들기, 저항과 함께 구르기, 자기 효능감 지지하기, OARS, 변화 대화 |
상담 심리학, 중독 심리학 |
목차
1. 개요
‘동기 강화 상담’은 행동의 변화를 위하여 내담자가 경험하는 변화에 대한 양가감정을 탐색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을 통해 개인에게 내재된 변화 동기를 강화하는 내담자 중심적인 상담접근이다. 즉, 내담자가 자신의 상황에 대해 갖고 있을 양가감정을 탐색, 해결하게 하고 내담자 중심 상담 기법을 사용하며, 이러한 전 과정을 구체적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해 나가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동기 강화 상담은 그 자체가 특정한 심리 치료 혹은 상담 이론이 아니라 오히려 이론들을 넘나드는 하나의 의사소통적 접근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내담자의 변화동기를 강화하고 실현시키기 위해 고안된 다양한 방법들과 태도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2. 동기 강화 상담의 발전
동기 강화 상담은 1982년 노르웨이에서 약물중독 심리 치료사들의 슈퍼바이저 역할을 하던 윌리엄 밀러(William Miller)가 어느 날 잠시 들렀던 이발소에서 우연히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되었다. 노르웨이의 중독 심리 전문가들은 도전적 질문을 던지면서 배우는 것에 익숙했다. 그래서 이들은 미국 심리학자인 밀러(Miller)에게도 대답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곤 했다. 끊임없이 던지는 “왜 그렇지요?”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바로 “음주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동기 강화 상담”이 발전되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통해 시작된 동기 강화 상담의 개념과 방법은 그 이후 중독 재활 실무자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오늘날에는 밀러(Miller)와 롤닉(Rollnick)이 저술한 ‘동기 강화 상담’이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언어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그 중 몇 나라에서는 중독 이외의 일반적인 문제에까지 적용되어 발전하고 있다. 북미를 비롯한 유럽 및 오세아니아의 상담 전문가들에게는 필독서로 통하고 있는 동기 강화 상담은 중독 전문가뿐 아니라 행동 변화를 도와야 하는 대부분의 상담 전문가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접근 방법으로 받아들여진다.
중독 행동 변화에 관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동기 강화 상담의 핵심 요소가 담겨 있는 상담 접근이 적절히 제공된다면 초기의 아주 간단한 개입(brief intervention) 한두 시간만으로도 비교적 영속적인 내담자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동기 강화 상담의 효과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행동 변화와 동기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3. 동기 강화 상담의 원리
동기 강화 상담은 초기에 알코올 중독이나 행동 중독(behavioral addiction)을 비롯한 다양한 중독 행동 및 건강 관련 행동의 개선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접근했고 그 효과가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는 모델이다. 동기 강화 상담이 중독 치료에서 효과를 얻는 이유는 중독 치료의 목표가 행동 변화이고, 행동 변화의 핵심은 변화 동기이며, 동기 강화 상담은 내담자가 이미 가진 변화를 향한 동기를 더욱 강화시키도록 도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 처하면 사람들은 변화하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는 양가감정(ambivalence)을 느끼게 된다. 동기 강화 상담을 통해 상담자는 내담자가 변화에 대해 느끼는 양가감정을 더욱 구체적으로 발견해 가도록 격려하고, 양가감정의 대립으로 인한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게 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내담자가 자신의 바람직한 가치관에 맞는 행동을 선택하여 지속하도록 도와줌으로써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동기 강화 상담에서 상담자는 내담자와 협동 작업(working alliance)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결과적으로 내담자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을 찾고 지속시키는 변화 단계(stages of change)를 거치면서 혼자 할 수 없었던 행동 변화를 시작하고 진행해 나갈 것이다.
4. 동기 강화 상담의 기본 정신
동기 강화 상담에는 동기 강화 상담의 원리와 세부 기법들의 사용법과 적용 방법을 설명해 주는 몇 가지 철학이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동기 강화 상담의 기본 정신이 동기 강화 상담자가 사용하는 기술 방법의 중요한 지표가 되며, 내담자의 행동과 치료 결과를 예견해 주기도 한다고 한다. 이러한 동기 강화 상담의 정신은 협동 정신, 유발성, 자율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동기 강화 상담에서는 내담자와 상담자가 위계적인 관계가 아닌 협동 정신을 가지고 작업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따라서 상담자는 권위적인 자세를 취하기 보다 내담자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권고, 설득, 논쟁보다는 지지적인 태도로 양가감정과 동기를 탐색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하여 상담자는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 행동과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편안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내담자의 결정에 대해서 아무리 염려가 되더라도 지시하는 말이나 지시적인 충고를 피한다. 따라서 협동적인 자세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자기 삶의 역사와 상황에 대해서, 또한 변화를 위한 앞선 시도 측면에서 자신이 전문가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를 억지로 변화시키려 하기 보다는 내담자의 전문성을 존중해고, 내담자의 열망과 목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변화가 가능한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유발성은 변화에 대한 동기가 내담자 안에 이미 내재해 있다고 보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내담자는 자신에 대해서 전문가이다. 또한 변화를 시도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변화를 위해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과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상담자는 전문가로서 내담자들이 가진 주제는 알고 있지만 특정 내담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또 무엇을 원하는지는 잘 모를 수도 있다. 동기 강화 상담은 상담자가 아닌 내담자의 생각에서 변화해야 할 이유와 잠정적 변화 방법을 이끌어 내어 변화를 유도해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동기를 주입하거나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내담자로부터 동기를 끌어내는 것이다. 내담자의 느낌이나 관점, 인생 목표, 가치관 등을 탐색한다면 자연스럽게 내담자의 이면에 내재된 변화 동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내고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율성 정신은 내담자에게 행동 선택의 자유와 그것을 유지해 갈 능력이 있다고 보는 것을 말한다. 이를 다른 말로 말하면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의미이고,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책임이 궁극적으로는 내담자에게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동기 강화 상담에서는 변화의 책임이 내담자에게 있다고 말한다. 물론 상담자도 내담자의 변화에 대해 의견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내담자가 지속적으로 술을 마신다거나, 자녀를 학대하는 것과 같은 특정 행동을 지속하는 경우에는 상담자가 강제적인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내담자에게 선택 사항이 아예 없거나 거의 없는 경우, 타인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행동을 내담자가 선택하는 경우에도 상담자가 자율성의 정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동기 강화 상담자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내담자로 하여금 변화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대부분의 동기 강화 상담에서는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책임이 궁극적으로는 내담자에게 있다고 여긴다. 내담자의 변화가 밖에서 부과되어 자율성 없이 일어나는 것보다 내면에서 자율적으로 발생해야만 그러한 변화가 자신의 삶의 목적이나 가치관에 부합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동기 강화 상담에서는 내담자로부터 목표와 가치, 열망을 끌어낼 필요성을 계속적으로 강조하고 상담자가 아닌 내담자가 변화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이야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5. 동기 강화 상담의 기본 원리들
밀러(Miller)와 롤닉(Rollnick)이 제시한 동기 강화 상담의 기본 원리들은 다음과 같으며, 이 원리들을 기술적으로 잘 적용하는 대화의 방법이 바로 동기 강화 상담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원리는 ‘공감(empathy) 표현하기’이다. 공감은 상담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반 요인(common factor)이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경험하고 있는 것을 경험해 보는 것을 말한다. 공감 표현하기와 관련이 있는 상담자의 태도로 수용(acceptance)을 들 수 있다. 상담자의 수용적 태도의 핵심은 내담자의 말을 존중하는 자세로 귀 기울여 듣는 데에 있다.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수용할 때, 내담자는 스스로 변화하고 싶어 하지만, 반대로 변화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지시적인 말을 해 주면 내담자에게는 오히려 변화하지 않으려는 경향성이 생겨난다.
왜냐하면 인간의 독립성은 아동기 초기에서부터 성장과 발달의 주요 과업이고 성공적인 성인의 특징으로 간주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독립감이 훼손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상담자의 수용과 존중의 태도는 내담자의 독립감을 훼손시키지 않고 내담자와 치료적 협력 관계를 형성시켜 주며 내담자의 자아 존중감을 지지하는 효과도 있다. 이러한 요소가 결국 자연스러운 변화를 촉진시킨다.
두 번째 원리는 ‘불일치감(discrepancy) 만들기’이다. 이 원리는 내담자가 지니고 있는 신념과 가치가 무엇인지 질문하여 현재 자신의 행동과 상황이 그 신념 ∙ 가치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내담자는 불일치감을 해소하기 위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상담자를 찾아오지만 여전히 접근-회피(변화하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의 양가적 갈등에 사로잡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동기 강화 상담에서는 양가감정의 갈등을 이용해서 변하지 않으려고 버티는 힘을 이겨낼 수 있을 때까지 불일치감을 더욱 경험하도록 자극시키고 증폭시킨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행동과 신념, 가치관 사이의 불일치감을 더욱 만들어 내기 위해 이를 발견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돕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때 상담자는 내담자의 행동과 가치관이 불일치함을 지적하거나 문제 해결 방향을 지시하거나 판단과 비판을 하는 것은 내담자의 변화 동기를 방해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하며, 내담자의 꿈과 희망 및 가치에 대해 진심으로 질문함으로써 내담자 스스로 상황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원리는 저항과 함께 구르기(rolling with resistance)이다. 내담자로부터 저항 반응이 나타나거나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려는 주장이 시작되면, 그것을 반박하거나 직면시키지 않고 상담자의 반응을 바꾸라는 것이다. 이러한 저항 반응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상담자가 내담자의 결정 저울의 한 쪽을 강조한 결과라고 본다. 이러한 경우 상담자는 내담자 스스로 변화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내담자의 저항이 있을 때 내담자의 지각을 살짝 다른 쪽으로 돌리거나, 보다 색다른 시각으로 해석해 주면 내담자의 저항을 변화를 위한 힘으로 돌릴 수 있는 순간이 만들어진다. 요점은 내담자의 저항에 직접 맞서지 말고 내담자가 저항하는 방향으로 함께 움직여 주거나 같이 흘러가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놀랍게도 저항을 계기로 내담자가 새로운 방법으로 반응할 기회가 생기고, 상담자가 그 상황을 이용할 기회 또한 생길 것이다.
네 번째 원리는 자기-효능감(self-efficacy)과 관련이 있다. 어떤 특정 과제를 성취하고 변화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념을 ‘자기 효능감’이라 하며, 자기 효능감은 변화 동기를 구성하는 핵심 요인이자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유용한 잣대가 된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지각한 후, 스스로 변화에 대한 희망과 함께 변화 가능성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내담자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상담자의 굳은 믿음은 이미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상담 결과에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변화를 어렵게 하는 장애물이 있더라도 그것을 해결해 나갈 수 있으며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가며 변화를 지속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내담자 스스로 믿고 그런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동기 강화 상담의 일반적 목표이다.
6. 동기 강화 상담의 기본 기법
동기 강화 상담과 다른 상담 접근의 기법들 사이에는 다소 겹치는 부분들이 있다. 이러한 기법들은 내담자와 라포(rapport)를 형성하고 내담자의 염려나 걱정거리를 탐색하고 공감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동기 강화 상담의 네 가지 기본 기법은 OARS(open question, affirming, reflecting, summarizing)라는 약자로 표현된다. 네 가지 기본 기법은 내담자들이 양가감정을 탐색하고 변화의 이유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OARS에 뒤따르는 다섯 번째 기법인 변화 대화(change talk)는 앞의 네 가지 방법을 통합한 기법으로, 더 지시적인 특성을 지닌다. 이 기법들은 상담 첫 회기에서뿐만 아니라 동기 강화 상담의 전반에 걸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1) 첫 번째 기법은 열린 질문하기(open question)이다. 동기 강화 상담의 초기 단계에서 내담자가 문제 행동을 인식하고 있거나 변화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수용과 격려를 통해 내담자가 ‘자신이 문제 행동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탐색하도록 신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상담자는 질문을 통해 내담자가 보다 말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경청을 표현해야 한다. 상담자가 단지 몇 마디만 거들어도 내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꺼내 놓는 경우가 있는 반면, 내담자가 이야기를 풀어 놓도록 하기 위해 상담자의 많은 격려가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 바로 열린 질문이 필요하다.
열린 질문은 내담자가 이야기의 전반적인 부분을 말하도록 도와 준다. 열린 질문은 ‘예’ 또는 ‘아니오’의 단답형 대답이 아닌 다소 길거나 생각을 필요로 하는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 형식이며, 격려와 지지를 통해 촉진될 수 있다. 이러한 질문 유형은 특별히 초기 상담 회기에서 유용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한다. 양가감정으로 인해 많이 혼란스러워하는 내담자에게는 열린 질문과 닫힌 질문을 함께 사용하거나, 비교적 중립적인 열린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현재 가진 문제 행동이나 문제 상황에 대해 내담자 스스로가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측면에 대해 먼저 질문한 다음, 불편한 측면에 대해 이야기하게 하는 것이 좋다.
2) 두 번째 기법은 인정하기(affirming)이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말을 직접적으로 인정해주거나 지원해주는 것은 신뢰적인 상담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도움을 주며,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에 대해 탐색하고 이를 말로 표현하도록 격려할 수 있다. 인정하기의 예로는 내담자가 제시한 계획에 대해 “정말로 좋은 생각이군요!”라고 칭찬하거나, “그렇게 하려면 매우 용기가 필요했겠군요.” 등의 이해를 표현해 주는 것, 또는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있다. 내담자에게 지지를 제공하는 적절한 수준과 빈도는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다양할 것이나, 핵심은 내담자가 가진 강점과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을 알아 주고 적절히 인정하는 것이다.
3) 세 번째 기법은 반영하기(reflecting)이다. 반영적 경청은 내담자가 말하는 것을 그냥 조용히 들어 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내담자가 한 말에 상담자가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대화를 할 때에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내뱉은 말 속에 완전하게 담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말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의미를 추측하는 반영적 경청을 하게 되는데, 상담자는 내담자가 표현한 말을 정확히 듣고 그 말 속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반영적 경청은 말하는 사람이 의도했던 본래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합리적으로 추측하여 이를 진술문의 형태로 말하는 것이다. 진술문 형태로 말을 해야 하는 이유는, 듣는 사람은 자기가 한 추측이 맞는지 틀렸는지 결국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영적 진술문이 저항을 덜 유발할 수 있다.
반영적 경청으로 반응하려면 먼저 상담자가 반영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 하며, 내담자가 한 말의 의미에 대한 자신의 추측이 실제와 다를 수도 있음을 늘 깨닫고 있어야 한다. 반영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그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본 후,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의미를 추측해 내고, 추측한 의미가 맞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다. 반영적 경청식의 진술에서는 내담자가 한 말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사용한 것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새로운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담자가 말하지 않은 의미를 추측함으로써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여 다음 말을 이끌어 낸다. 때때로 내담자가 말하면서 느낄 만한 감정을 반영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4) 네 번째 기법은 요약하기(summarizing)이다. 요약은 말 전체를 연결하고 지금까지 대화한 내용들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된다. 상담자가 대화 내용을 정기적으로 요약해 주면, 내담자는 상담자가 말을 주의 깊게 경청하고 있음을 알게 되며, 이야기를 더 자세하게 할 준비를 한다. 요약하기에는 세 종류가 있다.
① 수집 요약(collecting summary): 내담자와의 대화를 탐색하는 동안 내담자에게서 변화 대화에 관한 주제가 여러 번 나올 때 하는 것이다. 이는 꽃을 하나씩 모아서 작은 부케를 만들어 되돌려 주는 것과 비슷하다. 수집 요약은 보통 몇 문장만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짧게 하고, 내담자의 이야기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되게 해야 한다. 수집 요약을 한 끝에는 “그 밖에 하실 말씀은 무엇인가요?” 또는 말을 지속하게 만드는 몇 마디를 하는 것이 좋다. 수집 요약을 너무 자주 하면 내담자에게 오히려 인위적인 느낌을 줄 수 있고 자연스러운 탐색을 방해하기도 하므로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연결 요약(linking summary): 이전에 혹은 앞의 회기에서 내담자가 했던 말과 지금 내담자가 하는 말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연결 요약은 내담자와 이전에 이야기 했던 두 개나 그 이상의 내용들 간의 관계를 내담자가 다시 음미해 보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내담자의 양가감정을 명료화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양가감정이 있는 경우 전형적으로 하게 되는 내적 경험은 변화해야 할 이유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을 이유의 두 생각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망설이는 것이다. 연결 요약은 내담자로 하여금 두 가지의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하고, 동시에 이 두 가지 생각의 장점과 단점을 점검하게 해 주는 방법이다. 연결 요약에는 다른 종류의 정보가 통합되어 들어갈 수 있는데, 객관적 검사 결과, 법원이나 가족에게서 나온 정보 등을 내담자 자신의 말에다 연결할 수 있다.
③ 전환 요약(transitional summary): 한 초점에서 다른 초점으로 이동을 알리고자 할 때 사용되고, 회기의 끝에 전체를 요약할 때도 사용된다. 특히 한 회기 끝에 전환 요약을 하면 그 회기를 통해 깨닫게 된 것을 한 곳에 모아 주기 때문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 전환 요약을 할 때 요약 진술 안에 무엇을 포함하고 무엇을 강조할지는 상담자가 결정해야 한다. 전환 요약을 할 때는 그것 다음에 무엇이 이어지는지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진술을 하는 것이 좋다. 전환 요약은 첫 회기를 마무리짓는 좋은 방법이다. 내담자와 동반자적인 자세로 상담자가 요약을 하고, 내담자가 내용을 더하거나 수정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다음 회기를 시작할 때 그전에 했던 요약을 간략하게 언급하여 상담이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
5) OARS의 네 가지 방법은 동기 강화 상담에서 기초가 되지만, 이 네 가지 방법만을 사용한다면 상담 결과로 양가감정이 해결되기보다는 그대로 고착되기가 쉬울 것이다. 그러므로 OARS 방법 외에 양가감정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다섯 번째 방법인 “변화 대화 끌어내기”이다. 여기서 변화 대화란 변화에 대한 욕망, 능력, 이유, 필요성 등에 대해 내담자가 이야기 하는 것을 말한다. 동기 강화 상담에서 사용되는 많은 접근법들은 내담자에게서 특별히 이러한 변화 대화를 이끌어 내도록, 그리고 내담자가 변화 대화를 했을 때 그것을 강화시키도록 고안되었다. 변화 대화는 상담에 대한 내담자의 헌신 정도를 예상하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내담자의 행동을 예상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동기 강화 상담의 목표는 내담자가 변화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파악하게 돕고, 변화에 대한 의지를 강화시키는 데 있다.
7. 동기 강화 상담의 효과성 및 적용
동기 강화 상담의 효과성은 이미 여러 실증적인 연구에 의해서 계속적으로 입증되고 있으며, 이러한 효과성은 알코올 또는 약물중독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심리 치료의 장면에서 일어나고 있다. 동기 강화 상담의 효과성과 대상자들의 확장은 동기 강화 상담이 대부분의 상담자 또는 관련 직종 전문가들이 경험하는 변화에 대한 저항의 문제를 직접 다룬다는 점과 동기 강화 상담은 기법을 사용할 때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에 동기 강화 상담만을 사용할 수도 있고, 다른 상담과 심리 치료의 접근을 함께 사용하거나 본격적인 심리 치료에 들어가기 전에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동기 강화 상담은 실제적으로 여러 상담과 심리 치료 장면에서 그 효과성이 인정되어 근거-중심적 접근(evidence-based practice)으로 인정받고 있다. 덧붙여 동기 강화 상담은 학습하기 용이하고, 2회에서 4회 정도의 비교적 단기간의 상담 회기만으로도 12회기의 CBT가 나타내는 것과 유사한 치료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기 강화 상담은 알코올 문제를 경험하는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나 이제는 식습관의 개선, 규칙적인 운동, 금연 등의 건강과 관련한 행동의 변화에도 직접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불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강박 장애, 우울증, 자살 행동, 문제성 도착, 조현증(정신분열증), 범죄 행동의 교정 등에서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최근의 움직임은 이러한 동기 강화 상담을 집단 상담의 장면에 적용하는 것이다. 필즈(Fields)는 동기 강화 상담을 집단에서 5회기 동안 실시하는 모델을 제시했고 알코올 중독자들뿐만 아니라 문제성 도박자들을 위한 집단 장면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동기 강화 상담의 사용 영역이 중독 행동에서부터 다른 건강 관련 행동으로 확장되고 개인 상담뿐만 아니라 집단 장면에서도 유용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8. 결언
동기 강화 상담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론이라기보다는 내담자 안의 동기를 이끌어내고 이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과 태도의 복합체이다. 이는 각종 이론과 기법들을 망라하여 적용 시 유연성과 융통성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기 강화 상담의 네 가지 기본적인 방법에는 공감 표현하기, 불일치감 만들기, 저항과 함께 구르기, 그리고 자기 효능감 지지하기가 있다. 동기 강화 상담은 이 밖에 동기 강화 상담의 원리, 기본적인 기법(OARS), 기본 정신으로 구성된다.
동기 강화 상담에서는 저항을 내담자의 고유 성질에서 발생되고 변화를 막는 방해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 증감이 가능한 에너지의 한 형태이며 상담자가 긍정적으로 인식해야 하는 정보성 신호로 간주한다. 저항과 변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상담자의 역할과 기술에 따라 저항은 줄어들고 변화에 대한 의지와 동기는 증진할 수 있다. 내담자는 보통 전숙고, 숙고, 준비, 실행, 유지 단계를 거쳐 변화하며, 때로는 재발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이는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정상적이며 다른 변화를 계획하고 시도해야 하는 계기로 인식되어야 한다.
집필 : 장문선(경북대학교 심리학과
[네이버 지식백과] 동기 강화 상담 [motivational interviewing]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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