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홀로 서는 용기, 노년의 가장 든든한 노후대책
- 김교환 OMATE 시니어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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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종착역은 결국 ‘혼자’라는 간이역이다.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와 함께 삶을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혼자가 된다는 보편적 진리에 직면하게 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1인 가구 600만 시대, 전체 가구의 35% 이상이 ‘혼족’으로 살아가는 시대를 맞이했다. 혼자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여행을 떠나는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자발적 선택에 의한 젊은 층의 ‘나 홀로 문화’와 달리, 노년에 불쑥 찾아오는 외로움의 무게는 사뭇 다르다.
손에 쥐었던 명함이 사라지고, 양복 깃의 배지는 빛이 바랜다. 소통하던 사람들은 하나둘 곁을 떠나고, 채워지지 않는 시간의 공백이 무료함이라는 이름으로 삶을 잠식해 온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외로움에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혼자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지혜다.
외로움은 숙명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외로움은 홀로 있음에 실패했을 때 찾아온다”고 말한다. 즉,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그것보다 더 확실한 노후대책은 없다는 뜻이다. 육체적인 소일거리와 정신적인 한가로움을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다면, 홀로 있음은 고통이 아닌 ‘평온’이 된다.
처음부터 거창한 것을 찾을 필요는 없다. 동네 산책이나 조깅, 영화 관람, 화초 가꾸기, 혹은 한 줄의 글쓰기처럼 혼자일 때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일들부터 시작해 보자. 타인이 아닌 ‘자신’을 가장 좋은 친구로 만드는 과정, 그것이 노년의 단조로움을 깨뜨리는 첫걸음이다.
스스로 만든 ‘일’이 삶의 유대감을 지탱한다.
세월이 흐르는 대로 늙어가는 것과 적극적으로 늙어가는 것의 차이는 ‘일’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일이란 반드시 경제적 보상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움직임 자체가 일이며, 일은 곧 삶과 세상을 잇는 끈이다.
내가 할 일이 있다는 사실은 존재 이유를 확인시켜 준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작은 봉사, 혹은 내가 즐거워서 몰입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은 사회와의 유대감을 유지하게 한다. 억지로 하는 노동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일에 몰입할 때 비로소 삶의 보람이 찾아온다. 남들에겐 하찮아 보일지라도 나에게 소중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홀로 와서 홀로 가는 길, 그 속에서 즐거움을 캐내라.
우리는 자신의 의지로 세상에 온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채워갈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늙어간다는 것은 내 몸을 내가 돌보고, 내 마음을 내가 다스리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외로움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애쓰기보다, 그 고독의 공간 안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려는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인생은 어차피 홀로 와서 홀로 가는 외로운 여정이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자신을 위로하고 즐겁게 할 줄 아는 사람에게 고독은 더 이상 적이 아니라, 삶을 깊게 숙성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지금 당장 거울 속의 자신에게 말을 건네보자. "오늘 하루, 나와 함께 무엇을 하며 즐겁게 지내볼까?" 하고 말이다.
출처: OMATE 시니어 <2026. 1.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