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비교적 안전” vs “아이 안전이 우선” 원격수업 전환, 학부모 사이서도 찬·반 갈려 “전면등교까지 철회?”…2학기 걱정은 공통점 “차라리 방학 때 철저히 준비해 등교 늘려야”
[이데일리 신하영 오희나 기자]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오는 14일부터 이 지역 초중고 학교의 수업이 원격으로 전환된다. 맞벌이 부부들은 등교수업이 불가능해지자 자녀 돌봄에 공백이 생길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방학 중에도 꺾이지 않으면 2학기 전면등교 계획까지 백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교육 분야 대응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에서 초등3학년 딸을 키우는 이모(41)씨는 맞벌이 부부라 당장 14일부터 서울 초중고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한다는 교육부 발표 직후 시누이에게 아이를 부탁했다. 이씨는 “가까운 곳에 사는 시누이가 아직 아이가 없는 전업주부라 다행히 아이를 맡길 수 있었다”며 “하지만 당장 아이 맡길 곳이 없는 주변 지인들의 경우 교육부 발표 직후 지금까지 발을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 5학년 학부모 박모(42)씨도 “맞벌이라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면 아이가 혼자 있게 될까봐 걱정”이라며 “우선 학교의 긴급돌봄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해 보고 방학 중에는 시부모께 아이를 부탁해야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맞벌이 부부들은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원격수업보단 등교수업을 선호했다. 등교를 막아도 학원·PC방 등 학교 밖에서 생긴 감염은 막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차라리 방역관리가 비교적 잘 되는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게 더 안전하다는 얘기다. 이씨는 “학교에선 급식시간에만 철저히 방역관리를 하면 감염될 우려가 거의 없다”며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마스크 착용을 더 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어서면서 등교를 걱정하는 학부모도 있다. 중2 학부모 김모(51)씨는 “정부가 거리두기를 풀면서 지금과 같은 확산세가 시작됐다”며 “아이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등교수업 중단과 원격수업 전환에 대한 학부모 의견은 갈리지만, 2학기 전면 등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선 걱정이 한결 같다.
김씨는 “학교에서 방역관리를 철저히 하더라도 외부에서 감염돼 등교한 아이로 인해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라며 “차라리 여름방학 전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뒤 철저히 준비해 2학기 때 등교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등5학년 학부모 서모(43)씨도 “맞벌이 부부라 2학기 전면등교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돼 전면등교가 백지화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의 초등 93.7%, 중학교 98.8%, 고등학교 99.1%가 19일부터 23일 사이에 방학에 들어간다. 14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게 되면 길어야 1~2주간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는 셈이다. 교육부는 방학 기간 중 교사·교직원에 대한 백신접종을 완료해 2학기 전면등교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교육부는 방역당국·시도교육청과 협력해 2학기 시작까지 남은 40여 일간 교직원과 학원종사자에 대한 백신접종 등 학교방역 강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