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화를 냈다
우리 집 여인이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하고 있다.
늘어놓은 화장품들과 손이 갈수록 점점 피어나는 얼굴.
그와 함께 번지는 향기. 그에 취해서일까? 새로 산 스마트폰을 들어 사진을 찍어댔다.
평소 좀처럼 안 하던 짓이지만 그러는 내 얼굴도 절로 열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화장을 하던 우리 집 여인이 문득 손을 멈추는가 싶더니 고개를 홱 돌려 묻는다.
“지금 뭐해?”
뜻밖에도 날이 선 목소리였고, 눈빛은 싸늘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탓에 나는 그만 당혹스러워 아무 말 못했고,
다시 반복되는 그 날 선 목소리에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보면 모르냐고,
사진을 찍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자 돌아오는 짧고도 강한 한 마디.
“지워!”
전혀 평상시 같지 않은 모습이 나를 당혹케만 했다. 또 다시 날아오는 한 마디.
“지우라구!”
“왜 그래?”
“글쎄, 지우라니까?!”
벌컥 화를 내는 서슬이 어찌나 날카롭던지 도대체 그 이유를 알 수 없음은
다음이고 내 눈에서는 눈물이 다 쏙 빠질 지경이었다.
내가 무슨 큰 잘못이라도 저질렀다는 말인가?
어쨌든 평상시 같지 않은 그 서슬에 주눅이 들어서라도 사진을 삭제시켰다.
“지웠어?”
우리 집 여인, 확인하듯 물었다.
“그래.”
“하나도 없이?”
그쯤에서는 내 목소리도 곱게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니까! 그런데 왜 그러는 거야?”
그러나 나의 그 물음에는 아무 대답도 없이 스마트폰을 낚아채듯 빼앗아
사진이 삭제된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내 앞으로 던져놓더니 돌아앉아
언제 그랬냐 싶게 거울을 보고 화장하기를 이어갔다. 정말 어이없는 모습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그냥 방을 나오지 않고 엉덩이를 무겁게 박고 앉아서 물었다.
“도대체 왜 그래? 뭐가 잘못된 건데. 사진 좀 몇 번 찍었기로서니.”
그러자 돌아온 대답.
“내가 언제 사진 찍는 거 봤어?”
“무슨 소리?”
“내가 언제 사진 찍는 거 봤냐구?”
“그게 무슨 소리냐니까?”
그러자 한참 동안 말이 없더니 무심한 듯 내뱉는 게 아닌가.
“나는 늙어가는 모습 남겨놓고 싶지 않아. 어디에도.”
“뭐라구?!”
“늙어가는 내 모습 남겨놓기 싫다구. 내가 어디서 사진 찍는 거 봤어?”
너무나도 뜻밖이고 기가 막혀서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제법 오래인 언제부턴가 우리 집 여인이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게 떠올랐다.
예전부터도 썩 내켜하지 않았지만 꽤 오래 전인 언제부턴가 사진 찍는 걸 피하곤 했던 것이다.
미처 그런 생각은 하지 못하고 지내왔는데 그 말을 듣고 보니 깨달아지는 것 아닌가.
사람들이 여럿이서 모이고 서로 만나다보면 으레 사진을 찍게 마련인데
그런 자리에서도 슬금슬금 피하곤 했던 우리 집 여인.
그래서 어느 시점 이후부터는 사진이 전혀 없다는 사실도 뒤늦게 깨달아졌다.
아무 때, 어디서나 기회만 되면 스마트폰부터 꺼내들고 사진을 찍어대는 요즘.
셀카를 찍느라 목숨을 잃기까지 하는 이 시대.
그런데 자신의 늙어가는 모습을 남겨놓기 싫다고 찍은 사진을 삭제하라고 벌컥 화를 내는 여인.
어이가 없어 잠시 멍하니 그대로 앉아 있다가 일어나 방을 나오며 던졌다.
“이 사람아, 늙는 건 자연스러운 거야. 늙는 걸 받아들여야지 그걸 안 받아들이면 앞으로 어떻게 살래?!”
그러자 들려오는 말.
“누가 안 받아들인대? 늙어가는 모습을 남겨놓기 싫다는 거지.”
그런 일이 있은 지도 한참 되었다. 좀체 그 일이 잊히지가 않아 자꾸 되짚어 생각하게 되곤 했는데,
그 일을 소재로 소설 한 편을 시작했지만 원고 파일은 시작만 해놓은 채 그냥 그러구러 잠들어 있다.♧
♬ - St. Michel "The Last Concert (Dedicato A Una Stella)
유가방 전경
250년된 비자나무
유가방 수선화 최상
유가방 안채
유가방거실
장독대
출구
일주문
극락보전
배롱나무
문수사벚꽃
가로수(겹벚꽃 시기가아직은.월말쯤 돼야..
서산군 해미목장 벚꽃둘래길
전망대 오르면서 길건너 벚꽃
게단길 우측에 벚꽃
예전에 김종필목장
전망대에서
전맹대에서 내려본 벚꽃군락
장관이다
주차장까지
개심사입구
상가지역
일주문
12일부터 청벚꽃은 피지도 않았는데 무슨해사랴(행사준비중)
대웅보전
대웅전 불상
배롱나무
주차장 프랑카트 우측으로 산길
버스주차장
마애여래삼존불 입구
전에없던 삼존불 관리사무소
삼존불
공주휴계소에서 본 계룡산전경
첫댓글
아내가 화가 났는데
저 준거요
이긴요 ㅎ
살아가노라면 큰 소리도 하면서 살게 마련이지요
돌아본 하루의 일지
먼 발치에서 계룡산도 보인다구요
삶의 일지 두르 구경 잘 합니다
네 오후에 단비 소식이 들리는
음력의 서산의 보름달도 희뿌연한
테두리에 달월도 비가 오려는 징조를
보입니다
@행운
여기도 잔뜩 흐린 지금입니다
비가 흚뻑 내렸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어느 산야를 헤메일까요
@양떼
여긴 비가 아주 맘 먹고 봄비야 하면서
내리는 중입니다
위에 댓글 이미지 한 컷이 분명하생화이겠지요
참 예뻐요
@행운
우리 동내 벚꽃입니다
@양떼 네 귀한 겹 벚꽃입니다요
이곳 대전에도 16:00부터 비가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퇴근하지 못하고 대기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