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패터슨에 사는 남자 패터슨.
그는 매일 아침 거의 같은 시간(부인 로라는 '침묵의 마법 시계'라고 하는데 자명종이 울리는 것도 아닌데 거의 비슷한 시간에 눈을 뜬다)에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먹은 뒤 출근합니다.
동료와 안부를 나누고 23번 버스를 운전하는 남자 ‘패터슨’은 점심을 먹으며 틈틈이 시를 쓰고 퇴근해서는 아내와 저녁을 먹으며 하루의 일을 이야기하지요.
그리고 마지막 일과로 애완견 마블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 동네 바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십니다.
정해진 버스 노선처럼 비슷한 날들이 이어지지만, 마주치는 사람들이 다르고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사건(버스 고장)이 터지는 날도 있어요.
시가 반복과 변화의 구조로 이루어지듯 영화에도 7번의 하루가 반복되고, 나름의 운율이 있지요.
감독은 늘 “삶의 아름다움이란, 대단한 사건이 아닌 소소한 것들에 있다”고 강조해 왔다고 하는데요.
영화 <패터슨>은 그런 그의 생각과 철학이 고스란히 표현되었습니다.
패터슨은 다소 무료하고 재미없는 캐릭터지만,
그의 부인 로라는 생기발랄하고, 창의적이며 활달한 인물입니다.
그녀의 반려견인 마블 또한 주인을 닮은 듯합니다.
패터슨이 이끄는 줄에 이끌려 산책을 나가는 마블은, 자기 의사 표현을 정확히 하고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집 앞 우체통을 건드려 비스듬하게 해놓습니다.(패터슨이 퇴근하면서 우편물을 꺼내고 우체통을 똑바로 세우려 노력하지요.)- 아마도 질투를 하는 듯.
그동안 시를 복사해 놓으라는 로라의 말에 패터슨은 토요일에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그 전에 사고가 발생합니다.항상 지하실에서 시를 쓰는 패터슨이 그 날따라 로라와 영화를 보러 나가면서 노트를 거실에 놓은 거지요.두 사람이 외식하고 영화 보고 집에 오니...세상에! 반려견 마블이 갈기갈기 찢어놓은 거예요.
실의에 빠진 패터슨,
화를 가라앉히고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동네에 있는 폭포로 산책을 나갔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일본 시인을 만나지요.
그는 "때론 텅 빈 페이지가 가장 많은 가능성을 선사하죠."라는 말과 함께 새 노트를 선물합니다.
이제...
패터슨은 다시 그 노트에 시를 쓰겠죠.
어쩌면 느릿느릿 똑같은 듯한 화면에 지루할 수도 있어요.
졸릴 수도 있고요.
하지만, 잔잔한 패터슨의 하루와 그 하루가 모인 일주일을 보는데 뭔지 안심이 되더군요.
첫댓글 주인공의 긴 얼굴이 그 역할에 한 몫하는 것 같아요.
요즘 영화 엄청 보시나봐요?
새벽5시 30분에 일어나면 할 게 없어서 한 편씩 봐요. 좋은 영화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이건 단조로워서 끝까지 못 보았습니다
저는 뉴저지 패터슨이라는 곳에 가봐야지 하면서 꾹 참고 끝까지...그리고 반려견 마블의 연기에 빠져서.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