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화천 군번줄 보관소 / 김성훈
철제 서랍이 겹겹이 쌓여 있다
각 칸마다 고라 하나씩,
번호판 대신 긁힌 이니셜 몇 개가
녹 얼룩 아래로 잠겨 있다
병사의 목에서 떨어져 나온 쇳조각들이
차갑게 눕혀져 있고
몇몇은 반으로 끊어져
이빨 자국처럼 울퉁불통하다
관리자는 서랍장을 열어
분질 기록과 수거 일지를 대조한다
적힌 이름은 희미하고
철판은 손가락 무늬를 오래 품고 있다
어떤 줄은 낡은 헝겊에 싸여 있고
어떤 줄은 그대로 드러난 채
젖은 것들과 엉켜 있다
쇳소리 같기도, 목걸이 같기도
번호판 없던 고리들이, 서로의 굳힌 자리를 더듬는다
겨울이면 습기가 차오르고
서랍 속 공기가 눅은 빛을 머금는다
표면은 천천히 일어나
녹을 아주 조금씩 밀어 올린다
낡은 형광등 불빛 아래
서랍장은 미세하게 웅웅거린다
잃어버린 이름들이 한꺼번에
부르는 소리 같기도 하다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와서
군번줄 하나를 만지자
철 냄새가 손바닥에 스며들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냄새가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한 채
한참을 주머니를 비볐다
밤이 되면
서랍은 저절로 잠긴다
쇠붙이들이 서로 닿아
은은한 울림을 내고
통로 끝 CCTV 화면에는
누군가 열쇠 없이도 들어와
조용히 서랍 앞에 서 있는 장면이
흔적처럼 남아 있다
제5회 DMZ 문학상(공모전) 수상자 명단 > 공지사항 | DMZ 문학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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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DMZ)의 역사적 아픔을 달래고 평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제5회 DMZ 문학상’의 부문별 입상자 93명이 최종 확정됐다.
화천군과 강원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2025 DMZ 문학축전’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일반부, 학생부와 더불어 올해 6·25전쟁 발발 75주년을 맞아 신설된 ‘군장병부’를 포함해 총 3,010편의 작품이 접수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번 대회의 최고 영예인 전체 대상(통일부장관상, 상금 500만 원)은 전북 전주 출신의 김성훈 씨에게 돌아갔다. 김성훈 씨는 “DMZ는 ‘비무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제로는 가장 무거운 장비와 사연이 겹겹이 놓인 자리였다”라며, 이 상을 DMZ의 자연과 현장의 병사들, 그리고 그 가장자리를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돌린다는 따뜻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각 부문별 주요 수상(장원) 내역은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