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대한유화 온산 공장 굴뚝에서 길이 수십 미터의 불기둥이 솟구치고 있다. 보는 사람은 누구든지 불안해 할 정도다. ‘저러다 폭발이라도 하는
게 아닌 가’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이 벌써 20여일 째 이상 지속되지만 회사 측은 태연한 모습이다. 울산 시민들을 우습게
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사태가 이토록 오래 이어질 수 있는가. 대한 유화의 이런 자세를 더 이상 두고 봐선 안 된다.
지난 14일 대한유화가 악화된 시민여론에 떠밀려 ‘불기둥 사태’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진정성이 크게 부족했다. 사태 발생에
대한 궁색한 변명과 과정설명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 같은 소각과정(불꽃, 소음 진동 발생)은 석유화학공장의 가동중지와 재가동시 발생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한 부분이 그랬다.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공장 가동 상 발생하는 일이니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 임직원이 공장 정상화에 고군분투 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공장 정상화를 실시해 시민들이 쾌적하고 안락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던 사람들이 그 날 이후 가타부타 말이 없다. 반면 며칠 안에 꺼질 것으로 여겼던 불기둥은 여전하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여전히 불꽃이 수십 미터 씩 치오르는 것을 보면 외부인들이 모르는 뭔가가 그 안에서 진행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한 번의 큰 재해가 있기 전에, 그와 관련된 작은 사고나 징후들이 먼저 일어난다고 한다. 사소한 문제를
내버려둘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으로 산업 재해 예방을 위해 중요하게 여겨지는 개념이다.
지금 대한유화 불기둥은 작은 사고나 징후일수도 있다. 그러기에 많은 시민들이 현 사태에 민감하고 근본적인 원인 규명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비난 여론의 대상이 되고 있는 화근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작은 사고가 회사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건
아닌가. 더 이상 이 문제를 회사 측의 설명과 처분에만 맡길 수 없다. 사법권 동원이 필요하다. 불기둥이 지속되는 이유를 신속히 밝혀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함은 물론 이번 사태가 지역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기사입력: 2017/06/25 [15:10]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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