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수요일] 사도행전 10장 1~16절

[노희태]

[사도행전 10장]

1 가이사랴에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달리야 부대라 하는 군대의 백부장이라  2 그가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  3 하루는 제 구 시쯤 되어 환상 중에 밝히 보매 하나님의 사자가 들어와 이르되 고넬료야 하니  4 고넬료가 주목하여 보고 두려워 이르되 주여 무슨 일이니이까 천사가 이르되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기억하신 바가 되었으니  5 네가 지금 사람들을 욥바에 보내어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청하라  6 그는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유숙하니 그 집은 해변에 있다 하더라  7 마침 말하던 천사가 떠나매 고넬료가 집안 하인 둘과 부하 가운데 경건한 사람 하나를 불러  8 이 일을 다 이르고 욥바로 보내니라  9 이튿날 그들이 길을 가다가 그 성에 가까이 갔을 그 때에 베드로가 기도하려고 지붕에 올라가니 그 시각은 제 육 시더라  10 그가 시장하여 먹고자 하매 사람들이 준비할 때에 황홀한 중에  11 하늘이 열리며 한 그릇이 내려오는 것을 보니 큰 보자기 같고 네 귀를 매어 땅에 드리웠더라  12 그 안에는 땅에 있는 각종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들이 있더라  13 또 소리가 있으되 베드로야 일어나 잡아 먹어라 하거늘  14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속되고 깨끗하지 아니한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아니하였나이다 한대  15 또 두 번째 소리가 있으되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 하더라  16 이런 일이 세 번 있은 후 그 그릇이 곧 하늘로 올려져 가니라

[설교]

   가이사랴에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가리사랴라는 도시를 수호하는 로마의 군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이사랴는 어떤 곳이었을까요? 지역적으로 보면 유대의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였습니다. 명실공이 유대에 속한 도시였죠. 그러다보니 고넬료는 비교적 자연히 유대 문화와 종교를 손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본문 2절을 보면 고넬료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며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가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기도하더니”

   이 말씀은 말하자면 고넬료가 이방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유대인들의 종교, 즉 유대교에 귀의한 사람이었음을 잘 알려줍니다. 사실상 그는 정말 흔치 않은 인물입니다. 그는 단순히 유대교에 관심을 보인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훨씬 더 그 이상이었습니다. 열심으로는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구제하고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그러니 고넬료는 당시로서는 절대 흔치 않은 종교심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참 귀한 인물이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 가지 아쉬운 사실이 있었습니다. 고넬료는 비록 유대인들의 종교에는 관심 있었지만, 아직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했습니다. 말인즉슨 그는 단지 유대교 신자에 불과했습니다. 아직까지 그리스도교에 대한 소식은 전혀 접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그의 종교심이란 여전히 헛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이방인 출신에, 열심을 다해 구제와 기도에 힘을 쏟더라도, 정작 여전히 그의 중심에는 그리스도께서 계시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하나님께서는 이런 고넬료에게 하나님의 사자를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지금 사람들을 욥바에 보내어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청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시 욥바와 가이사랴의 거리는 약 60km쯤 되었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자동차로 하루 만에 왕래할 수 있는 거리이지만, 당시에는 족히 이틀은 걸어가야 했던 거리입니다. 그런데 고넬료는 이러한 말씀을 듣고 즉시 사람들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베드로를 만남으로써 하나님께서 품으신 원대한 구원 계획을 이루어 가게 되죠.

   이렇듯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고넬료라고 하는 한 이방인을 택하여 부르십니다. 어쩌면 별 그리 특별할 게 없는 사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 이방인 백부장 한 사람을 시작으로, 이제 온 세계 열방에 복음의 열매를 맺기 시작하십니다. 당대 사람들은 아마 이러한 일이 어디서 일어나고 왜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란 것을 오로지 유대 사회 안에만 국한시켜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앞선 사도행전 8장에서 사마리아에도 복음이 처음 전파되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사마리아도 역시 유대와 한 피를 섞은 친 동족이었습니다. 순수 이방인이라고 볼 순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고넬료는 어떻습니까? 그야말로 유대인의 피라고는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순수 이방인입니다. 사실상 지금껏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있어서 아무런 상관이 없던, 전혀 혈육이 다른 이방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무엇을 말씀합니까? 하나님의 구원 계획 속에 이제 이방인들이 공식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껏 한 번도 공식화되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구약시대 당시 몇몇 소수의 이방인들은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 아래 이스라엘 안으로 들어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룻과 같은 여인이지요. 그런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인 일이었습니다. 불특정한 몇몇의 소수 이방인들에게만 허락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을 기점으로 이제 이 땅 가운데 무슨 변화가 일어났습니까? 온 세계 각처마다 저들의 언어와 방언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했습니다. 말인즉슨 온 세계가 이제 이 복음 안에서 완전히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지금껏 하나님과 원수 사이였던 이방인들이 이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토록 놀라운 변화가 바로 오늘 본문을 기점으로 해서 바로 이 온 세계에 펼쳐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오늘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행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금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의 사건이 우리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이전에 예수님을 몰랐던 한 사람이 어느 날 예수님을 믿게 되었더라. 이렇게 단순한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일은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이 일은 그저 이방인 백부장 한 사람이 복음을 듣고 전도 받은 이야기 정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일은 하나님께서 친히 온 세계 만국 백성을 구원하기 위하여 복음의 문을 활짝 여신 위대한 구원의 첫 단추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시간 무엇보다 오늘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과연 당신의 구원역사를 어떻게 이루어가셨는지, 그 일대기를 감사함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참으로 당신의 오묘한 섭리로 결국 우리의 구원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니 이러한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오늘도 언제나 우리 주님을 기뻐하시는 복된 성도님들 되길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