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도 모르게 진행되는 도로 공사
여론수렴·일관성 없는 좌3동 보도정비공사
좌3동 주민센터 아래에는 좌동에서는 드물게 상가주택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주변이 조용하고 차량이 드나들기도 좋아 해운대주민들이 이곳 상가들을 자주 찾는 편이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서 인근 주민들에게 의견도 구하지 않고 구청에서 도로개설 공사를 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작년 12월 좌동순환로에 사는 한 주민이 자신의 집에서 도로로 출입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좌3동 주민센터에 도로 개설을 요구했는데 지난 9일 공사가 시작되었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구청이 도로를 내는 것은 일상적인 행정업무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 지역에 사는 몇몇 주민들이 도로 개설 민원을 넣었더라도 공사 개시 전에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여 도로 개설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주민센터에서 공사 개시를 공고했다고 하는데 이것만 가지고는 주민들 여론을 수렴했다고 할 수 없다.
해운대구청이나 기관에서 아무리 예산과 계획이 확보되어 있더라도 인근 주민들로부터 설명회 등의 절차를 거쳐 동의를 구하지 못해 공사가 무산된 경우는 수없이 많다. 작년 3월 건영1차 아파트에서 입구 진입로가 3차로에서 2차로로 바뀌었을 때, 야간에 불법주차차량으로 인해 차량 교행이 힘들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 위험하여 주민들 몇 백 명의 서명을 받아 구청에 다시 3차로로 만들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구청에서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에게 설문조사를 다시 해 봐야 한다고 했고, 결국 건영1차 주민들은 90% 이상 찬성했으나 인근 아파트의 찬성이 저조하여 무산되었다.
최근 좌3동 상가거리에 인근 상인 및 주민에게 의견도 구하지 않고 도로개설 공사를 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도로신설을 통하여 교통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균형발전에 이바지한다’고 적힌 안내문
또한 작년 5월 부산울산고속도로에서 상습체증구간인 대천램프의 차량을 분산시킬 목적으로 신해운대역으로 오는 좌동램프를 만들려고 예산을 어느 정도 확보하였으나 인근 아파트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도 있다. 그만큼 일방적인 관치행정보다 주민들과의 소통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경우 보행로를 없애고 차들이 다닐 수 있는 소규모 도로를 만드는 비교적 작은 공사이다. 그러니만큼 통행이 불편한 주민들이 요구하면 구청의 판단에 따라 도로개설 공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도를 부분 제거하고 진입로를 낼 경우 통행에 지장을 받거나 불편해할 수도 있는 주민들이 있는 만큼 그 전에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알려서 공론을 모아야 했다. 만일 이후에 주변 다른 가게나 주택들이 자신들도 진입도로를 개설해 달라고 하면 무조건 공사를 다 해 줄 것인가? “도로신설을 통하여 교통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균형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공사안내판의 공사목적과는 다르게 도로가 인근 가게들의 주차장이 될 것이 뻔하다.
이에 대하여 구청에 문의를 하니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 다음과 같은 답이 왔다.
“소관 부서에 주민들과 상인분들의 뜻을 전달하여 앞으로 주의하여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구청 관계자
주민소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새로운 해운대구청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 신병륜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