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엊그제 서해안 NLL을 넘어 북한 주민 10여명이 귀순해왔다고 합니다.
무려 6년만의 일가족 탈북이라는데요.
통일부와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다문화 구성원, 북한 이탈 주민, 중도 입국자 등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 배경 청소년은
2020년 기준 27만여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삶터가 달라지면 누구나 문화적 차이를 겪어야 하고 극복해야만 합니다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이렇게 변화한 교육 현장을 반영해
가정통신문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쉽게 풀어쓴 책자를 온·오프라인으로 발행합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어서
“한국인 배우자가 집에 와서 가정통신문 속 어려운 말을 설명해줘야 이해할 수 있다”
는 다문화가정 구성원이 꽤 많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베트남 출신 어느 학부모는
“방학 때 아이가 가정통신문을 가져왔는데
‘건전한 여가 선용’, ‘학부모 수업 참관’이라는 말이 어려워 한참 검색해봤다”고 합니다.
여가(餘暇)는 일이 없어 남는 시간을 말하는데
행정 용어 순화 편람을 보니 여가 대신 될 수 있으면 순화한 용어 ‘겨를’, ‘틈’을 쓰라고 돼 있습니다.
선용(善用)의 사전적 의미는 ‘알맞게 쓰거나 좋은 일에 씀’이지요.
고쳐진 행정 용어 고시 자료에 따르면 ‘선용’ 대신 될 수 있으면 ‘바르게 씀’을 쓰라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건전한 여가 선용’을 ‘건전한 겨를 선용’이나 ‘건전한 틈 선용’이라고 바꾼다고 해서
그 뜻이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전한 여가 선용’을 ‘가족과 함께 즐겁게 생활하기’처럼
좀 더 일상적인 말로,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좋습니다.
‘학부모 수업 참관’도
‘가족이나 보호자를 수업에 초대하기’ 정도로 풀어 쓰면 더 이해하기 쉽겠지요.
부모가 양육하지 않는 경우를 고려한 말로 바꾼 것이라서
차별적인 표현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있잖아요?
탈북민이나 귀화한 이들도 현재 사용되는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이나 교육당국이 앞장서주기를 소망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