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엔 환율 1,600원 육박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자산 선호 이어져 원화 약세·신용경색으로 급변동성 지속될듯
원ㆍ엔 환율 급등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여파로 엔화 강세와 원화 약세가 동시에 반영되며 1,600원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됐다. 전문가들은 엔ㆍ달러 하락과 원ㆍ달러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며 원ㆍ엔 환율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600원 돌파 초읽기=5일 원ㆍ엔 환율은 오후3시 현재 1,598원7전을 기록하고 있다. 전일 대비 10원75전 상승했다. 지난 1991년 원ㆍ엔 고시환율 집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사상 최고치였던 전일(1,587원32전)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한 것이다. 100엔당 840원86전이던 1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두배가량 껑충 뛴 셈이다. 원ㆍ엔 환율은 장중 1,6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했음에도 원ㆍ엔 환율이 상승한 것은 도쿄시장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엔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72엔 하락한 달러당 92.33엔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는 원ㆍ엔 환율은 원ㆍ달러 환율과 엔ㆍ달러 환율의 비율에 결정되는 재정환율이다. 즉 원ㆍ달러는 하락했지만 엔ㆍ달러 하락폭이 더 컸기 때문에 원ㆍ엔이 상승하게 된 것이다.
◇엔화 강세+원화 약세 동시 반영=원ㆍ엔 환율이 마치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폭주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졌기 때문이다. 즉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엔화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고 원화는 달러화 강세로 약세를 거듭하면서 엔ㆍ달러 하락폭과 원ㆍ달러 상승폭이 원ㆍ엔 환율에 동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엔화는 통상 호황기에 투자자들이 저리에 빌려 쓰는 통화다. 즉 기대수익률이 높고, 시장이 안정되고, 변동성이 낮을 때 캐리 자금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최근 신용변동성이 커진데다 주식ㆍ상품 가격 하락으로 기대수익률이 떨어지고 안전자산이 선호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엔화가 초강세를 띠면서 엔ㆍ달러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원화는 대외불안에 따른 경기침체와 수요우위ㆍ역외매수세 등으로 가치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어디까지 오를까=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원ㆍ달러 상승과 엔ㆍ달러 하락이 이어지면서 원ㆍ엔도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안전자산 선호로 엔ㆍ달러가 상승할 여지는 낮은 상태"라며 "엔ㆍ달러가 90엔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충분해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면 원ㆍ달러는 최근 역외매수세가 강해지는 등 수요압력이 여전히 거세 1,500원 부근으로 추가 상승할 수도 있다"며 "두 가지를 고려할 경우 원ㆍ엔은 아래쪽보다는 위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임지원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신용경색이 언제 바닥을 칠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ㆍ엔 환율의 급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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