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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2층의 문이 열리고 기사는 천천히 발걸음을 내디뎠다. 오랜만에 만난 소히는 콧잔등에 흘린 안경을 들어 올리며 기사를 향해 가볍게 인사를 했다.
“오랜만이네, 해야 할 것만 잔뜩 주고는 말이야. 이렇게 먼저 부르지 않으면 얼굴 볼 시간도 없고 말이야.”
평소의 소히 다운 약간은 시비조의 말투 기사는 살짝 미소 지었다.
“미안, 요즘 해야 할 일이 많았어.”
“뭐 언제는 해야 할 일이 없었나. 그건 그렇고 요즘 상황은 어때?”
“별거 없어. 구세주를 잃은 상황에서 녀석들은 이미 오합지졸이 되었어. 이제 몇몇 남은 저항 세력들이 있을 뿐이고 아마 이번 달 안으로는 모든 정리가 끝날 거야. 리리스는 전쟁이 끝난 후 모리안과 또 티격태격하는 것에 대해서 걱정하던데, 그건 알아서 하겠지. 그건 그렇고 이 이야기 들으러 날 부른 건 아닐 테고?”
소히는 콧김을 가볍게 내뿜으며 1층 연구실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익숙한 거대한 생명체가 있었다. 기사는 그 생명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슈퍼 인베이더.”
슈퍼 인베이더, 한때는 전 세계를 멸망 직전까지 몰아넣었던 인베이더의 결정 병기. 기존의 인베이더보다 훨씬 큰 육체와 네 개의 팔은 그 형태로도 충분히 적들의 전의를 잃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리고 전투 능력은 감정이 고조되면 아군조차 식별 불가능하여 주위의 모일 것을 죽일 때까지 멈추지 않지만, 그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사용할 가치가 있었다.
“저 녀석에게 죽어간 동료들이 많았지.”
실험실 건너편에서 슈퍼인베이더를 바라보던 기사는 곧이어 실험실로 들어오는 것들을 바라보았다. 소히는 그것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저것을 과연 생명체라 할 수 있을까?”
모든 생명체는 각각의 형태가 있다. 물론 객채의 생김새는 다를 수 있지만 같은 종이라고 한다면 일정 이상의 공통점을 공유한다. 그러나 그것들에는 어떠한 공통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것은 다리가 세 개, 어떤 것은 팔이 한 개 어떤 것은 알 수 없는 의미의 비명만 질러대고 어떤 것은 의미가 없는 명확한 단어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자신 외에 새로운 생명체의 등장에 반응한 슈퍼인베이더는 곧 그것들을 향해 맹렬히 달려들었다. 그것들 역시 자신을 향해 적의를 드러낸 슈퍼 인베이더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슈퍼인베이더는 무자비하게 그것들을 짓밟았다.
“으아아!!!”
슈퍼인베이더의 포효가 실험실을 뚫고 날카롭게 들렸다. 기사는 실망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실패인 건가?”
“실패는 무슨, 계속 지켜봐 봐.”
소히는 기사의 말을 무시한 체 실험실 안을 가리켰다. 슈퍼 인베이더에게 완전히 망가졌던 생명체들은 자신들이 부서지는 상황에서도 슈퍼인베이더를 물어뜯고 있었다.
쾅쾅쾅!
슈퍼 인베이더는 더욱더 속도를 올려 주먹질을 해댔지만, 그것들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씩 슈퍼 인베이더를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공포란 것을 잊어버렸다고 여겨지는 슈퍼 인베이더가 공포에 떨며 도망가려 했지만, 도망갈 곳은 어디에도 없었고 그것들은 울부짖는 슈퍼 인베이더를 잡아먹어 갔다.
“말도 안 되는 생명력이군.”
“말도 안 되지. 머리랑 몸만 붙어있다면 웬만하면 멈추지 않아 그리고 다른 것을 잡아먹거나, 자기 육체를 복구 할때나 위험을 느낄 때 자가 증식도 하지. 잠도 필요 없고 명령이 내려진다면 어떤 양심의 가책도 없이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집어삼키지. 참 쓰기 좋은 생명... 아니 병기야. 내가 만들었지만 이건 신에 대한 모욕이라고 해야겠지.”
소히의 말은 점점 날카로워졌다.
“만드는 게 어렵지는 않았어. 마리안의 연구자료가 있었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소히는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 기사의 멱살을 잡은 채 소리쳤다.
“이건 인베이더와 싸우기 위한 결전 병기였지. 하지만 13명의 군단장과 구세주까지 물리친 지금 이게 왜 필요한 거야?”
기사는 감정 없는 눈으로 소히를 바라보았다.
“이미 말했잖아. 녀석들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해.”
“아직 늦지 않았어. 이제 그만하자. 우린 충분히 고통받았잖아. 이젠 멈춰야 할 때야.”
소히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럴 수는 없어.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가 당할 거야.”
“그렇다면 함께 가면 되잖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울먹이는 소히를 바라보며 기사는 처음으로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니 그럴 순 없어. 더 이상 고통받고 피 흘리는 건 나로 족해. 너흰 그리고 그녀는 이제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어.”
소히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기사의 멱살을 잡았던 손에 힘을 풀었다.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기사? 기사? 괜찮아?”
옛 친구와 함께 있던 기사는 갑자기 자신을 깨우는 목소리에 표정을 찌푸린 채 눈을 떴다. 방금까지 그가 보던 모든 것이 꿈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듯 그의 곁에는 이제 새롭게 만난 동료들이 있었다.
“미안, 내가 잠시 잠에 들었나봐.”
“아니야, 기사는 평소에도 못 자고 계속 움직였잖아. 이렇게 이동할 때라도 푹 자는 게 좋지.”
로라가 환한 미소로 이야기하자 기사는 로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마워. 도착한 건가?”
“응 도착했어. 그런데 정말 괜찮아? 이번에 꽤 많은 전력을 동원했는데 결국 녀석들은 한 명도 잡지 못했잖아.”
“성과가 없진 않아. 일단 파타가 죽은 건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왕첸은 구했고, 그 녀석이 마리나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안 것만으로도 성과는 충분해.”
“충분하다고?”
“내가 전력을 늘렸던 것처럼 녀석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신을 도와줄 사람들을 찾아 헤맸지. 그동안에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건 이제 녀석도 준비가 되었다는 생각일 거야.”
“준비라면?”
기사는 싱긋 웃었다.
“로라, 예전에 물어봤지? 왜 이런 곳에 기지를 건설했냐고?”
“응, 솔직히 이곳 기지를 만들기에는 그다지 좋은 장소가 아니거든. 주위에 엄폐물로 삼을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강 같은 게 있어서 식수를 확보하기 좋은 곳도 아니야. 그냥 개활지에 있으니까 언제든 포위되어 공격당할 수도 있는 거잖아.”
로라의 말을 들은 기사는 놀랐다는 듯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제 그런 것까지 생각할 줄 아는구나. 맞아, 확실히 이곳은 근거지로 삼기에는 좋은 지형은 아니야, 그렇지만 난 여기에 기지를 만들 수밖에 없었어. 왜냐하면 그 녀석은 반드시 이곳에 와야 하거든.”
“이곳에? 아니 미친 거 아냐? 이곳에 올 거면 그냥 적당한 곳에 가서 자살하는 게 빠르겠다.”
로라가 스스로 목을 조르는 시늉을 했다. 기사는 그런 로라를 보며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로라는 기사를 보며 방긋 웃으며 따라갔다.
“오늘 왜 이렇게 서비스가 좋아? 평소라면 대답도 잘 안 하고 그냥 ‘기다려.’ 하잖아.”
로라의 어설픈 성대모사를 들으며 기사는 옅은 웃음을 지었다.
“그러게, 오늘은 꽤 수다쟁이 같네. 아마 옛날 친구에 대한 꿈을 꿔서 그런가?”
“옛날 친구? 기사 친구 있었어?”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자 도착했어.”
기사는 한 방 앞에 도착했고 비밀번호를 누르자 곧 방문이 열렸다.
“뭐야 이건? 동상?”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방안에는 한 여성의 동상이 있었다. 로라는 신기한 듯 동상을 이곳저곳 살펴보았다.
“예쁘다. 이거 마치 진짜 같아. 누구를 모델로 만든거야?”
“진짜야.”
“에엑? 진짜 사람이라고?”
기사는 로라를 향해 나오라고 손짓을 한 뒤 말했다.
“동료들을 불러줘. 이제 때가 된 것 같아. 내가 왜 모두를 모았는지 그리고 내 목적이 뭔지 이제 이야기를 해줄 때가 된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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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부터 3개월 넘었습니다. 그동안 컴터 파일 날라가고 하면서 쓰든것도 리셋, 가테도 요즘 재미가 많이 떨어지고, 길드원도 잘 안구해지고... 그래도 끝은 내고 싶기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 까지 다 쓰기 전에는 주에 한번 다 쓰고 나면 더 빨리 올려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비 오고 날이 많이 추워진다 합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길드 구하시는 분은 용용용이 가입 신청 부탁드립니다. 길레만 잘 참여해주시면 되어요!!!
첫댓글 너무 오랜만이라고 생각했는데 가테 진도를 생각하면 딱히 그렇지도 않군요.
월드 18보다 먼저 나와버렸습니다.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