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부산 센텀시티 산업단지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센텀시티가 무슨 산업단지냐?"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시첨단산업단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는 이제 "도시첨단산단을 배우려면 센텀시티로 가라"고 말하고 있다.
1994년 센텀시티(정보화산업단지) 개발 구상이 시작된 지 딱 20년 흐른 지금 센텀시티는 개발 초기 주거화 논란을 딛고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첨단산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IT·영상 분야와 관광·엔터테인먼트·유통 분야, 국제업무·컨벤션 분야, 주거 및 상업 부문, 공원 등이 센텀시티만큼 조화롭게 들어선 곳이 없기 때문이다.
IT·영상·컨벤션·관광 조화
미래형 복합도시 '우뚝'
입주범위·주거비율 아쉬움
이와 맞물려 센텀시티 역사 20년을 조명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부산시는 5일 센텀 사이언스파크에서 '센텀시티 입주기업 대표자 간담회 및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허남식 부산시장을 비롯해 ㈜디오 등 입주기업 대표,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장 등 공공기관 대표, 정보·통신 분야 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1997년 첫 삽을 뜬 센텀시티가 사업주체 변경과 주거화 논란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미래형 첨단 복합도시로 성공적으로 조성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센텀시티의 총 면적은 118만㎡(약 35만 6천 평)로 기반시설 조성에 8천억 원이, 상부시설 건축에 약 5조 3천200억 원(부지비용 제외)이 투입됐다. 그동안 총 6조 원이 넘는 돈이 센텀시티 조성에 들어간 셈이다.
센텀시티 내 계획된 건물은 총 78개로 이 중 68개가 준공됐고, 1개는 공사 중이며, 9개가 미착공 상태다. 사실상 조성 완료단계로 볼 수 있다.
산업시설 입주업체 수는 총 1천412개로 산업단지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영상·정보 349개 업체, 제조업 100개 업체, 서비스 및 각종 사업 936개 업체, 연구개발 및 기타 업체 27개가 입주해 있다. 자체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도 있지만 대부분 아파트형공장을 분양받았다.
지원시설로는 공공시설(11개), 의료기관(59개), 금융기관(26개), 부동산중개업(76개), 음식점(203개) 등 총 375개가 입주해 있다. 수영강변을 따라 APEC나루공원도 조성돼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센
텀시티 조성에서부터 마무리까지 관여한 정현민 부산시 경제산업본부장은 "처음 개발구상을 100% 실현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첨단산업과 영상, 관광, 컨벤션 분야와 주거 등이 어우러져 부산이 자랑할 미래형 도시가 완성됐다"고 자평했다.
허남식 부산시장도 "재임 10년간 센텀시티의 성공에 많은 열정을 쏟았다"며 "이제 센텀시티는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첨단산업 복합도시의 성공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센텀시티가 부산을 대표하는 복합 신도심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인정하지만 산업시설 입주업체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주거비율이 다소 높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센텀시티의 발전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주거 허용을 자제하고 첨단산업 위주의 입주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